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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수확하는 즐거움

 

 

 

이른 봄부터 틈틈이 시간나면 기분에 따라 텃밭에 매달리었다. 봄 상추를 시작하여 7월에 들어서면서 고추가 열리기 시작하더니 이어서 토란잎이 수성해지던 여름부터 토마토, 호박도 조롱조롱 열리는 것들을 비롯하여 땅콩, 밤콩, 시금치 배추 무 몇 포기 등 집사람은 작은 면적에 온갖 곡식을 심어서 먹걸이가 차고 넘치는 텃밭이 되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먹을 것을 그야말로 공짜로 참 많이도 주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나는 고추를 잘 먹지 못하지만 여름 동안 고추를 몇 개식하고 상추 잎을 따다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데 얼마나 맛이 있어 보이는지 다른 반찬이 필요 없었다.

 

한편 땅콩을 좁은 땅 반쯤 할애하여 심었는데 두포기식 심었는데 근래 수확이 대단하였다. 내가 위암으로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하여 땅콩 한주먹으로 식사대용 하였는데 땅콩은 단백질이 풍부하여 소식하는 사람에게는 최고 식재입니다.

 

고구마를 조금 심었는데 고구마를 패기 전 넝쿨을 배어놓았다가 고구마를 패니 고구마에 상처도 나지 아니하고 캔 고구마가 그렇게 달수가 없어요. 농사에 대한 정보는 끝이 없어 보입니다.

 

하천부지 좁은 길옆에 밤콩 10포기를 심어두었는데 줄을 타고 높이 오려야 하는 줄 알았지만 넝쿨 및에 통풍이 되도록 하여 두었는데 어떻게 밤콩이 주리 달려서 우리는 소두 한말정도 수확하여 풋 껍질을 깐 콩 맛이 좋다고 하면서 시중에서는 돈으로 구하기 어렵다고 포장하여 멀리 사는 동생들에게 택배로 보내어 주는 즐거움도 맛보았다.

 

농사는 힘들고 고된 일이 맞으며 경제논리에 맞출 때 결코 수지맞지 아니한 일이지만 서로 나누어 먹고 즐길 수 있는 것은 농사만 한 것도 없다.

 

'뿌릴 씨 들고 울며 가던 이, 곡식 단 들고 환호하며 돌아오리라(시편 126,6)'

 

성서 말씀에 공감하면서 정말이지 농부들이 그 땡볕에 구슬땀을 흘리면서 고생을 해도 수확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는 생각이 든다. 손바닥만 한 텃밭에서 거두는 수확도 이렇게 기쁜데 하물며 넓은 들판에서 그 많은 농작물을 거두어들일 때야 그 기쁨은 오죽하겠는가.

 

감사하는 마음이 들면서 환호소리가 절로 나오겠지.

 

그런데도 황무지 풀밭으로 변해버린 나의 고향에 방치된 농토는 언제 누가 곡식을 심어 활용하여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근거리이며 놀이삼아 가볼 수도 있지만 활용 못하는 것은 내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