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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일본인 며느리가 ‘밀양의 효부’ 됐다

일본인 며느리가 ‘밀양의 효부’ 됐다
입력: 2008년 10월 13일 17:58:53
 
ㆍ야시마 가즈코 “며느리도 딸… 할 일 했을 뿐”

한국으로 시집와 시부모를 극진히 모신 일본인 며느리가 효행상을 받는다.

밀양시는 올해 밀양시 효행부문 수상자로 야시마 가즈코(八島和子·39·경남 밀양시 청도면)를 선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야시마가 한국으로 시집을 온 것은 1999년. 모 종교단체를 통해 김강진씨(44)를 만난 야시마는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해 김씨와 결혼했다. 그러나 달콤한 신혼생활은 없었다. 결혼 첫날부터 몸이 불편해 거동이 어려운 시어머니(81)의 수발을 들어야 했다.

결혼 당시 시어머니는 지체장애 2급에 하반신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고 있었다. 생사가 불투명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으나 야시마는 시어머니를 업고 다니며 수없이 병원을 찾았다. 꼼짝 못하고 누워만 있던 시어머니는 차츰 기력을 회복해 혼자서 기어다닐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이 좋아졌다. 노환의 시아버지(80)도 극진한 간호로 건강을 회복하자 야시마에 대한 주민의 평가가 달라졌다.

야시마는 시부모 병 수발과 자녀(1남1녀)를 돌보기 위해 6년간 고향인 일본 미야기현에 가지 못했다. 누군가 시어머니를 돌보지 않으면 시내로 외출하기도 어려웠다. 그러나 불평없이 시부모 공양과 자녀 양육에 정성을 다했다.

“한국인이 일본인보다는 효성이 지극한 것 같아요. 남편은 모든 일에서 부모님부터 생각하고 상의하고 행동합니다.”

야시마는 “효를 남편에게 배웠다”고 말했다. 야시마의 효행이 알려지면서 2004년에는 대한노인회 밀양시지회로부터, 지난해에는 경남도로부터 효행상을 받기도 했다. 밀양시는 “좀처럼 고향에도 가보지 못하지만 착한 심성과 지극한 효심으로 시부모 공양을 극진히 하면서 행복하게 가정을 꾸리는 효부”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야시마는 “결혼 초에는 한국말도 잘하지 못해 시부모를 모시는 일이 정말 어려웠는데 이제는 시어머니와 말다툼도 할 정도가 됐다. 어머니와 딸처럼 지낸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며느리는 딸이나 마찬가지인데 딸노릇하는 것을 칭찬해 주어서 부끄럽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은 17일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개최되는 제13회 시민의 날 기념식에서 진행된다.

<부산 | 권기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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