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 얼마 전 ‘결혼주례’를 서서 신문사설까지 이를 운위한 적이 있다. 좀처럼 보기 드문 결혼식이라고 표현한 결혼식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노무현씨’의 최대후원자인 창신섬유 강금원 회장 장남과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차녀였다고 한다. 식이 진행된 곳은 강금원씨가 소유한 ‘골프장’이었다고 한다. 이 유별난 결혼식에는 노무현 좌파정권시에 청와대를 비롯하여 국회, 내각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하객으로 참여하여 마치 ‘결혼식’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노사모’핵심인사들의 단결을 외치는 중추절단배식(?) 같은 인상을 느끼게 한다.
어느 신문 논설이 꼬집었듯 노무현에 어울리는 결혼행사는 아닌 듯 하다라는 말에 대해서 필자는 생각을 달리한다. 원래 노무현의 태생은 서민중에 서민, 극빈에 가까운 가정에서 교육받고 살았다고는 말들 하지만 그는 적어도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여 판사생활 6개월 후 변호사로 취업해서 ‘호화로운 요트생활’까지 함으로써 이미 ‘자본주의 행복’을 남보다 빨리 구가했던 행복하고 화려한 분이다.
노무현은 말로는 서민 서민하며 좌파정권 특유의 서민편이라고 상징어를 내걸었으나 정작 ‘노무현직계’들은 상당한 재력가들이 많은 것은 틀림없다. 자본주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사람들이기에 굳이 ‘노무현식’으로 어울리는 주례라는 어느 신문사설의 노무현 주례 ‘품평’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노무현 주례로 모인 이날의 유별난 결혼식의 의미는 대통령 출신(?)인 노무현씨가 그의 수하(?)들에 대한 ‘결혼주례’까지 정성들여 서줄 수 있다는 그다운 ‘의리’가 그에게는 남달리 있다는 점이 다른 대통령출신(?)들과 확연히 다르다는 점일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인들은 노무현의 의리를 조금은 배워둬야 할 필요가 전혀 없지는 않은 것 같기도 하고....
요즘 정치인들 중에는 달콤한 곶감만 빼먹고 과거를 깡그리 잊어버리는 몰염치한 인간군상들이 꽤나 많다. 20여년간 형형하고 동생동생 하고 부르다가 일단 국회의원이 되고나면 언제 형이라고 했고 동생이라고 했느냐는 듯 사석에서나 공석에서 X폼잡으며 모른척하기가 일쑤인 하고많은 정치인 군상들 보다는 오히려 지기지은(知己知恩)할 수 있는 노무현씨의 의리가 돋보이는 골프장결혼식이기도 했다고 생각된다.
노무현씨의 수하로 이름난 강금원씨 소유 골프장이라는 특별한 장소에서 ‘결혼주례’를 했다는 것 자체가 한나라당 대변인이 비판할 정도로 문제될 사안은 아닌 것 같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은 자유시장 경제를 표방하는 자본주의 국가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골프장 결혼식을 비판할 정도로 노무현씨 주례 골프장 결혼식을 비판하는 정치인들 스스로도 진실로 국민들 앞에 떳떳하고 겸허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는 스스로 한번쯤 성찰해볼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외쳐대던 좌파정권의 총수와 그 수하들의 아들딸이 골프장에서 그들의 총수인 전직 대통령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좌파인 노무현을 비롯한 그의 수하들의 사고방식이 말로는 ‘서민’ ‘서민’ 하며 ‘분배’정책을 써 왔지만, 그들 좌파를 표방한 자신들의 인생의 목적은 ‘잘 먹고 잘 살겠다’ 는 자본주의 의지로 충만 된 ‘권력지향형’이었음에는 거의 틀림이 없는 것 같다.
노무현씨처럼 전직 대통령의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노무현씨와 관계를 맺은 옛사람들을 노무현씨 스스로가 구석구석 챙길 수 있는 노무현식의 의리를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지 않겠나.
이즈음, 의리없고 인정머리 없는 권력형 정치인들의 위장된 모습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는 말을 이곳저곳에서 하도 많이 들어서 인지 노무현 주례결혼식이 그렇게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는 느낌을 갖는다.
<객원 칼럼니스트의 칼럼은 뉴데일리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양영태 객원칼럼니스트/자유언론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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