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평뉴타운·삼송·평택…尹정부 광역교통망 수혜 1순위 [WEALTH]
尹 당선인 철도 공약으로 본 수도권 집값
- 박준형 기자
- 입력 : 2022.03.18 17:16:14 수정 : 2022.03.19 08:49:29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서 철도가 주는 의미는 절대적이다. 서울 도심까지 연결되는 철도가 놓이는 곳은 언젠가는 반드시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게 거의 정설처럼 통한다. 실제 19일 개통하는 4호선 진접선 수혜 지역으로 꼽히는 진접역 인근 진접신도브래뉴 127㎡의 경우 매매 호가가 7억5000만~8억2000만원을 기록 중이다. 2년 전인 2020년 2월 4억2000만~4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것에 비해 3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대선 이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개발 공약 가운데 특히 수도권 철도와 관련한 수혜 지역이 주목받고 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철도 건설의 경우 완공까지 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가 많고, 사업타당성조사를 거치는 동안 취소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높은 지역 위주로 먼저 살펴보라고 조언한다.
윤 당선인의 수도권 철도 공약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1기 GTX인 GTX-A·C 노선을 연장하고 정차장을 추가 신설한다는 것이다. 현재 파주 운정에서 화성 동탄까지 연결될 예정인 GTX-A의 경우 동탄에서 평택까지 남쪽으로 더 연장한다. 연장되는 동탄~평택의 거리는 22.6㎞로 사업비는 970억원이다. 이 구간은 기존 파주~동탄 운행의 50% 수준으로만 운행될 전망이지만 이 정도만 해도 파급력은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GTX-C는 기존 양주 덕정~수원 노선에서 북으로는 동두천까지, 남으로는 평택까지 연장해 동두천~덕정~수원~평택을 이을 전망이다. 수원~평택 연장의 경우 기존 경부선을 활용할 계획이라 추가 건설비는 필요하지 않으며 병점역, 오산역, 송탄역, 평택지제역 등 정차장 건설비용 등이 970억원 필요하고, 중간 정차장들을 중심으로 소규모 시티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전문가들은 총 1940억원 예산(동두천~덕정 구간 제외)이 필요한 GTX-A·C 노선 연장안을 가장 현실적으로 보고, 특히 두 노선이 모두 모이는 평택 인근을 주목할 지역으로 손꼽았다.
노지영 더피알 이사는 "현재 GTX-A는 이미 공사 중이라 이 노선의 연장이 가장 현실성이 높아 보인다"며 "평택지제역 주변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있는 고덕신도시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와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 역시 평택 지역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도 "두 개 노선의 연장 종착점이라는 점과 생활인프라스트럭처와의 시너지 효과 등을 감안해야 한다"며 평택을 윤 당선인 수도권 철도 공약 수혜 지역으로 꼽았다. 현재 평택지제역 인근 힐스테이트지제역 99㎡의 경우 9억원 전후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윤 당선인 공약 중 1기 GTX 노선과 함께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고 있는 노선은 신분당선 서북부 연장이다. 용산역까지 계획된 신분당선을 용산역에서 서울역을 잇고 은평뉴타운을 거쳐 고양시 삼송까지 연장한다는 것으로 작년 말 기획재정부에서 이미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2018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가 지난해 사업성 등을 이유로 한 번 철회한 바 있어 사업 지속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노선 연장을 공약화함에 따라 다시 한번 실현 가능성에 주목받고 있다. 우 팀장은 "노선 연장 시 서울 은평뉴타운과 삼송 일대를 주목해야 한다. 이들 지역에서 시작해 용산과 신분당선 기존 노선인 신사, 논현 등 강남 핵심 지역과 판교 등 경기 남부지역이 연결된다는 점은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노선 하나로 수도권 서북부 지역민들이 일자리가 많은 서울 도심과 강남권, 경기 동남부 등을 모두 거칠 수 있다는 뜻이다. 은평뉴타운 구파발9단지 래미안 104㎡의 경우 현재 11억원 정도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윤 당선인 측은 2기 GTX 노선인 GTX-D·E·F 3개 노선 신설도 공약했다. GTX-D의 경우 수도권 남부를 동서로 연결하는 노선으로 보면 된다. 이 노선은 김포(장기)에서 인천(원당, 계양)과 부천(대장), 서울(가산디지털단지, 신림, 사당, 강남, 삼성)을 거쳐 하남(교산), 남양주(팔당역)를 잇는다. 또 삼성역에서 분기시켜 수서~성남(복정)~광주~이천~여주를 연결하는 선도 만든다. 이 노선이 현실화될 경우 전문가들은 하남권(교산신도시)과 교통 불모지였던 김포·여주 아파트들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GTX-E는 수도권 북부에서 동서를 잇는 노선이다. 인천(검암·계양)~김포공항~정릉~구리~남양주를 연결한다. GTX-F는 수도권 전체를 서울 외곽에서 한 바퀴 돈다는 의미로 고양~안산~수원~용인~성남~하남~의정부~고양을 잇는 라인이다. 이들 2기 GTX 3개 노선 신설에만 총 17조4500억원이 소요된다. 당선인 측은 1기 GTX와 같이 민간투자 사업으로 추진하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개발이익 10조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한 부동산 전문가는 "사업성 조사 과정에서 사업이 취소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GTX-F의 경우 특정 구간별로는 수요가 있을지 몰라도 서울 도심을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얼마나 이용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이유로 대부분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 상황에서 2기 GTX 노선을 기대하고 관련 지역 아파트들에 투자하는 것은 피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수도권과 서울 도심을 지나는 지상 철도를 지하화하는 내용도 공약했다.
경부선 군포 당정~서울역(32㎞, 19개역), 경인선 구로~인천 도원역(22.8㎞, 19개역), 경원선 청량리~도봉산(13.5㎞, 11개역) 구간을 각각 지하화하고 이를 통해 얻는 토지를 상업, 업무, 공원 등으로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에서는 공약이 실현되면 관련 지역 아파트들도 수혜를 볼 수 있겠지만 막대한 사업비가 예상되는 만큼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당선인 측에 따르면 총사업비는 23조8550억원이 필요할 예정이며, 당선인 측이 예상한 개발이익 18조1400억원을 감안하고도 5조7150억원 정도 재원이 부족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경부선 지하화의 경우 기술적인 문제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고 경인선·경원선 지하화 구간은 GTX B·C노선과 겹치는 지역들인 만큼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하화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란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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