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오대산 소금강에서
어제오후 늦게 소금강 근처 미리정하여둔 거처인 “힐스 파이브”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나니 칠석이 지나 간지 며칠인가. 오늘은 음력 칠월 열이틀 산속의 밝은 달빛은 유난히도 발고 아름다웠다. 도저히 이런 아름다운 그림 같은 한 폭의 풍광에 잠자리에 들기에는 아쉬움에 이끌리어서 솔향기 진동하는 맑은 공기를 마시며 동행한 처조카 내외의 배려로 주위 지형의 설명을 대강 받아 두었다.
이른 아침 아직 먼동이 터기도 전에 내가 머물었던 숙소를 나서서 적막감마저 느끼게 하는 산골짜기 1km 정도 도로를 걸어가니 피서객들이 머무는 야영장과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하여 길게 늘어선 상점들 끝 지점에 오대산 국립공원 매표소가 있었다. 이른 아침이라 인적이 없었다.
소금강의 맑은 솔 나무향기와 골짝에서 내려오는 찬 기운을 맞으며 아름다운 경치들을 혼자 좋아 하기에 너무도 미안하여 사랑하는 얼굴들이며, 그리운 얼굴들이 눈앞에 어련 거리게 했다. 한참 길을 따라 숲속으로 올라 가다보니 이 생각마저도 살아지고 자연이 베풀어주는 정취에 내 생각은 어디론가 향하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산길을 걷더라도 산길만 걸으면 그저 산길만 돌아 나올 뿐이다. 산길 걷더라도 마음의 길을 함께하며 걸으며 첩첩한 산줄기 너머, 작은 풀잎들의 세계 속 내 마음의 길을 따라 가다보니 새로운 세상에서 참 나를 만날 수 있다. 참 나를 내가 만나게 되는 순간 내 인생의 현재 모습에 대한 반성과 내가 걸어온 삶에 대한 길에 대하여 희한에서 깊은 사색의 경지로 몰입하게 된다.
하늘이 내린 오대산 소금강에서 흐르는 저 맑은 계곡물소리가 자연이 전해주는 목탁 소리로 삼고 천혜의 아름다운 공간에서 마음 길을 계곡 따라 한 번 걸어 가보시라고 이웃님들과 내 혈육들에게 전해드리고 싶다.
행복이 무엇이며 인생이 한평생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깨달아 지게 한다. 신선이 별것인가.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 내가 가진 오만가지 성정을 물에 씻어버리고 흐르는 물처럼 내 영혼이 맑아져가는 이순간이야말로 신선이 되는 길이고 정녕 하늘에 감사드리고 싶은 즐거운 시간되어진다.
이른 아침 오대산 계곡을 따라 거닐다 보니 맑고 깊은 아름다운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된것이다. 오대산국립고원이 자랑하는 생물들의 안내판을 읽어보면서 숙소로 돌아오는 아침 산책 시간은 내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을 것 같다. 좁은 우리국토라고 하지만 내가 가보지 못하고 잘 알지 못하고 있는 곳도 참 많구나! 언젠가 이 아름다운 곳을 다시 또 찾아볼 시간이 있기를 마음속에 기약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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