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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문화

군고구마가 생각나는날

따뜻한 군고구마가 생각나는 날 


겨울이 찾아오며  수은주가 급강하하는 날씨가 이어지면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물씬 불러일으키는 군고구마와 호떡이 떠오른다.


우리와 동일 시대를 살아온 사람이며 누구에게나 군고구마에 대한 한가지이상 추억은 가지고 있으며 추억의 먹거리에 대하여 서로 대화하다보면 이성간에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공감대를 가지게 하며 친숙해질 수 있는 소재가 된다.


가장 최근에는 군고구마장사를 좀체 보기 힘들어지고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잊어진 먹거리 이다. 작년에는 다시 마켓 부근 길거리에 달콤하고 구수한 군고구마 냄새가 나의 잊어버린  후각을 자극하였다. 군고구마 장사가 새로 등장한 것이다. 


유동인구가 그리 많지 않는 거리에 군고무마 파는 젊은이가 “불경기에 인건비 정도는 건지고 있습니다."라고 한말이 귀에 쟁쟁한데 벌써 또 한해가 가버리고 새로 오는 올 겨울에도  그 청년이 다시 거리 나타날지 모르겠다. 그 옛날 못 먹고 살던 시절로 되돌아가는 징후인가 모르겠다.

경제가 어렵고 청년 실업자가 수백만으로 육박하다보니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일 테지만 그리 밝은 모습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 고구마를 비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주식이 부족할 때  구황 작물이었지만 근래에는 건강식품으로 다시 각광 받고 있다.


고구마는 외관과 맛, 자라는 속도, 흰색·노란색·붉은색·자주색 등의 속 빛깔, 점도 등에 따라 품종이 다양하고 용도도 넓다. 고구마는 여러 한방서적에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비장과 위를 튼튼히 하고 혈액을 편안하게 하며 따뜻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 오장을 튼튼하게 하며, 이질과 음주 후 설사, 어린이의 영양부족과 만성소화불량에 좋다고 한다. 어떤 방법이든지 고구마를 가까이 하는 것은 내 자신의 건강을 지켜나가는 길이 된다. 현대인에게 농약사용에 대한 결과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잘 모르고 있다. 아직도 고구마는 농약을 살포하는 일없이 생산되어지는 작물이다.


군고구마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로서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기는 하다. 바비큐 그릴에 구울 때 돌을 깔아 열을 분산시키고 타지 않게 하는 것이 비법이다. 맛있는 고구마를 조달 받기위해서는 인터넷에 정보가 넘쳐난다. 나는 올해 직접 농장에서 고구마를 몇 상자 생산하여 고르는 수고를 하지 아니해도 된다.


군고구마 장사는 냄새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질이 나쁜 고구마는 팔지 않고 그냥 태운다고 하였는데 나는 그럴 필요도 없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생업을 위한 군고구마장사는 고객을 유치해야 할 테지만 그럴 필요도 없다.


 무어라고 해도 추운 겨울날 뜨거운 군고구마나 호떡을 호호 불어가며 먹는 게 제 맛인 그 추억을 한번쯤 되살리고 싶으며, 이제 곁에서 점 점 멀어져 가는 내 이웃들을 어떤 이유로 모아 그 옛날 살아가던 이야기를 밤을 새워가면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한번쯤 피워 볼 수 없을까? 이런 저런 생각들이 머리에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