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범구 "문국현 대표 총선전면에 나서야" | ||||||||||||||
"1월말~2월 범여권 '지각변동' 예상…문 대표도 곧 결단할 것" | ||||||||||||||
은퇴 번복하며 정치판에 돌아온 정범구의 속 이야기 다음은 정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얼마 전 출판기념회를 가지고 책을 펴냈다. "내 마음의 불을 꺼야 세상의 어둠이 보인다"가 제목인데, 무슨 뜻인가? ▲ 책을 집필하기 얼마 전 범여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지목됐던 한 분을 만난 자리가 있었는데, 둘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역시 민초로 돌아온 내가 느끼는 것과 현역 정치인인 그가 느끼는 현실은 달랐다. 그때 그에게 "내 방안이 너무 밝으면 밖의 어둠이 보이지 않습니다. 밖의 어둠을 보기 위해서는 내 방의 불을 먼저 꺼야 합니다"고 말했다. 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그런 말을 한 나 자신은 정작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책을 하기도 했지만, 항상 그러한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싶다. - 대선과정에서 문국현 후보 홍보대사로 전국을 누비며 누구보다 애썼는데, 패배 후 실망이 크지 않았나? ▲ 그렇다. 이번 대선에서 우리는 현실의 벽을 이상의 힘으로 뛰어넘으려 했었다. 그러나 아직 현실의 벽이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진입을 시도하는 새 정치세력 앞에 놓인 장벽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이러한 어려운 환경들을 감안할 때 138만표를 보내준 유권자들의 진정성에 주목하고 있다. - 얼마 전 자체적으로 대선평가 토론회를 개최한 걸로 아는데, 어떤 이야기들이 나왔나? ▲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다. 대선을 치르는데 있어 과연 우리가 취한 전략이 옳았는지에 관한 토론이 있었고, 그 안에 단일화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가 옳았는지에 대한 의견이 오고갔다. 언론이 만든 3자구도 속에 우리가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 총선을 앞두고 있다. 어쩌면 대선보다 더 강한 조직기반을 요구하는 총선이기에 힘든 싸움이 예상되는데? ▲ 그렇다. 대선은 공중전으로 볼 수 있었지만, 총선은 철저히 구도전으로 전개되며 지상전도 치열하다. 그런 점에서 조직기반이 아직은 미약한 창조한국당은 허허벌판에 서 있는 셈이다. 이미 공공연하게 한나라당이 싹쓸이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과 전술을 어떻게 가져나갈 것인가를 두고 당내에서 많은 고민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총선과정에서는 지상전이 중요한데 지역조직이 전무하다 할 수 있는 우리로썬 기존 정당들의 방식은 아니라도 새로운 형식의 전략이 필요할 때라고 본다. ▲ 나도 가상대결 결과를 봤는데, 공천문제로 분열하고 있는 한나라당을 비롯해 다른 정당들에 의한 여러 가지 변수들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성급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 후보 대상선정도 작위적인 면이 있어 100% 신뢰가 가진 않는다. - 이명박 당선자 측 인수위에서 인수작업이 한창이다.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 ▲ 우려하던 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이명박 인수위의 행보를 두고 '스피디'하다고 보는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애써 만들어온 기존의 틀을 충분한 국민적 공감대와 의견수렴 없이 하루아침에 바꿔버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특히 운하건설 문제는 한 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민족의 삶이 관련된 민족사 문제로 봐야 하는데 이런 거대한 문제를 밀어 부치기 식으로 나오는 것을 볼 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운하는 하나의 예일 뿐 여러 국정현안에 대해 효율성을 따지면서 밀어붙이기로 가고 있는 지금의 모습은 민주화의 성과가 후퇴하는 것이자, 개발독재시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게 한다. 이런 위험한 발상을 하고 있는 세력들을 견제할 만한 건전한 야당 세력의 결집이 필요하다. ▲ 최근 '노명박 정권' 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절대적으로 지지한다. 민주개혁세력을 갈갈이 분열시키고 대중들로부터 무능한 세력으로 비춰지게 만들고 양극화로 인한 민생파탄으로 몰고 간 책임이 크다. 또한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가장 큰 주역이기도 하다. 이 시대를 관통하는 민심이 이번 대선에서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지지보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꼬리 깊은 반감과 원한이 다른 합리적인 사고를 방해했던 것이다. 과거 탄핵을 반대했을 때는 노무현 대통령의 실수나 실책은 있지만, 탄핵은 다른 문제로 바라봤다. 당시 탄핵을 주도하는 한나라당의 정략적인 의도에 동의할 수 없었다. 노 대통령을 비판하게 된 지금도 당시 선택을 후회하진 않는다. 당시 문제로 대두됐던 절차상의 문제는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생각이기 때문이다.
- 정 위원의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지난 2000년도 학자와 오랜 방송생활을 접고 정치에 입문했다. 어떤 계기가 있었나? ▲ 나는 정치학자였다. 90년도에 독일에서 귀국, 강의와 연구를 병행해 오다 좋은 계기를 통해 방송일을 하게 됐다.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간접적으로 현실정치를 경험했다. 97년도에는 대선후보 TV토론의 진행을 맡았는데, 주위에서 좋은 평가를 해주셔서, 정치권에서도 나에대한 관심을 가져주기 시작했다. 그 당시 내 성향이 한나라당이 아닌 것은 다들 알고 있었기에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 된 후에도 나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있었고, 새천년 민주당에서 처음 정치생활을 할 수 있었다. - 그렇게 4년여간 정치인의 길을 걸어오다, 돌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정치권을 떠났다. 왜 그랬나? ▲ 가슴이 아팠지만, 유권자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정치를 시작하면서 내 마음속의 구호는 '언제나 처음처럼'이었다. 처음 시작할 때 약속과 마음가짐을 잊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결심을 가지고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국회의원이 됐는데 열린우리당을 따라나서라는 요구가 밀려들어왔다. 유권자들과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가장 기본적인 신뢰를 지키지 못한다는 것인데, 당시 새천년민주당의 모양새가 좋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나도 노 대통령도 민주당으로 당선이 됐는데 어느 날 갑자기 지역주의세력으로 규정짓고 빠져나가려고만 하는 모습에서 회의가 들었다. 물론 1년 농사 다 지어놓고 낫만 들면 성공하는데 그걸 포기해야 하는 그때의 심정은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 나를 지지해주시던 분들과 나를 위해 청춘을 바쳐 보좌해주던 이들에게 미안함에 고통스럽기도 했지만, 역사에 나도 기록이 될텐데, 현실에서도 성공하고 역사에서도 성공하길 바라지만, 현실에서 성공은 못하더라도 역사에서만큼은 성공해야 한다는 내 신념이 있었다. - 그렇게 어렵게 떠난 정치권에 왜 다시 컴백했나? ▲ 정치인을 그만 두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을 때는 내 안에 불안감도 어느 정도 있었다. 정말 망가지지 않은 채 시민사회로 돌아가고 싶기도 했다. 정치권을 떠난 후에도 나의 정체성은 책임 있는 지식인인데 한국사회 제일심각한 문제로 대두되는 양극화와 양극화에 따른 자살률 증가를 바라보며 정치권 어느 곳에서도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에 우려하고 있었다. 또한 이런 극단적인 사회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런 상황에서 문국현 사장의 여러 행적과 실험들을 보고 한국정치를 구원할 수 있는 콘텐츠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양극화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하고 유용한 콘텐츠를 가진 문국현 사장에게 정치에 나서라고 권유한 사람이 나이기도 하다. 처음에 망설이던 문 사장이 나중에 결심을 하고 도와달라고 했을 때,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나서겠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양극화해소를 현장에서 동업자의 심정으로 해결하고 싶었다.
- 문국현 대표는 총선에 출마하는 것인가? ▲ 문 대표에게 개인적으로 출마권유는 했지만 애석한 부분이 없지 않다. 당내 일부에서는 문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승산 없는 싸움에 내몰아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들이다. 내 개인적 생각만 말한다면 전장은 장수의 역할에 따라서 승패가 엇갈린다. 장수가 얼마나 투지에 불타고 올바른 전략을 택하느냐에 따라 전장에 뛰어든 병사들의 전투력도 달라지는 것이다. 지금 일단 문 대표의 결심을 기다리고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지도부가 총선정국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 지난 대선과정, 모 TV프로에서 방송한 취중토크를 재밌게 봤다. 벌써 꽤 지났지만 뒷이야기 좀 해달라. - 방송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방송생활을 어떻게 평가하나? 다시 돌아갈 여지는 없는 건가? ▲ 방송을 했던 이유는 정치학자로서 강의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시민 모두가 자신의 정치적인 입장에 대한 주관이 서길 바랬고, 이를 공유하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유학생활을 마치고 90년에 한국을 들어와 보니까 민주주의는 하드웨어만 바꾼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시민들 한명한명이 많은 것을 합의해야 하고 민주화에 훈련되어져야 하는 것을 알았다. '똘레랑스' 즉 관용의 정신이 민주화의 출발점인데, 여전히 국민들이 권위주의에 맹종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민주주의의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을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방송일을 열심히 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이제는 방송이라는 공간에 다시 돌아갈 여지는 없는 것 같다. 이제 내 자리가 아닌 것 같다. - 이제 총선정국이다. 이탈이 예상되는 신당의 일부 인사 및 새 인물 영입작업이나, 선거연합 여부 등 당의 움직임과 분위기는 어떤가? ▲ 당내에 영입작업을 하고 있지만, 인물 영입이나 외부의 좋은 인사들을 끌어들이는 것 보다 더 큰 것은 한나라당을 둘러싸고 있는 범여권의 결단이 요구된다. 더 지켜봐야 겠지만 1월말과 2월을 즈음해 많은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창조한국당 내에서도 전략을 두고 여러 의견이 충돌하고 있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선거는 이기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유연한 자세로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본다. 대선과는 또 다른 문제다. 이대로는 한나라당의 싹쓸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문 대표도 아직 결심을 못하고 고민 중이지만, 곧 결단하리라 본다. | ||||||||||||||
2008/01/17 [20:23] ⓒ브레이크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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