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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16강서 멈췄지만…한국 축구 희망을 쐈다

도하=김동욱 기자 | 도하=김배중 기자

입력 2022-12-06 06:04업데이트 2022-12-06 08:23
 
백승호(왼쪽)가 6일 카타르 도하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과의 16강 전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도하=AP 뉴시스
세계 최강 브라질은 강했다. 12년 만에 방문 월드컵 두 번째 16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첫 방문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국은 6일 카타르 도하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1-4로 졌다. 2002년 한일 대회 4강에 오른 한국은 방문 대회에서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의 16강과 이번 대회 16강이 최고 성적이었다. 첫 방문 8강 진출을 노렸지만 상대인 브라질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이날 눈에 띄게 선수들이 지쳐 보이는 등 정상적인 컨디션과는 거리가 있었다. 포르투갈과의 3차전 뒤 회복할 시간이 부족한 영향이 컸다. 화려한 개인기로 무장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의 공격을 막아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경기 전 각 국가 연주가 끝난 뒤 선수단이 인사를 할 때 손흥민은 네이마르와 포옹을 하며 선전을 다짐했다.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후반 교체 출전해 한국의 역전골을 넣은 황희찬은 이날 선발로 나섰다. 3차전에서 부상으로 벤치를 지켰던 한국 수비의 핵심 김민재도 이날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브라질은 세르비아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던 네이마르가 왼쪽 미드필더로 나섰다.

 
이날 노란색 옷을 입은 브라질 관중들이 4만3847명으로 다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붉은색 옷을 입은 한국 응원단 수 백 여명은 브라질의 응원단에 지지 않으려는 듯 경기 내내 큰 소리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황희찬(가운데)이 6일 카타르 도하의 974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도하=뉴시스


브라질은 전반 초반부터 맹공을 퍼부었고 빨리 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7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골문 왼쪽으로 흐른 공을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차 선제골을 만들었다. 브라질은 3분 뒤 정우영이 공을 걷어내려다 비니시우스 몸을 발로 차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네이마르가 키커로 나서 성공시켰다. 브라질의 세 번째 골은 손흥민과 토트넘(잉글랜드)에서 한솥밥을 먹는 히샤를리송이 만들었다. 전반 29분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머리로 공을 몇 번 튕기다 하피냐에게 패스를 했다. 하피냐는 티아고 시우바에게 패스했고 그 사이 쇄도하던 히샤를리송이 공을 받아 수비수를 따돌리고 득점했다. 전반 36분에는 루카스 파케타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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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반 4실점은 월드컵에서는 1954년 스위스 대회 이후 68년 만이다. 당시 한국은 조별리그 헝가리와 1차전에서 전반 4실점 하는 등 0-9로 졌다. 터키(현 튀르키예)와 2차전에서도 전반 4실점하며 0-7로 졌다.

백승호(왼쪽)가 6일 카타르 도하의 974스타드움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브라질과의 16강전에서 골을 넣고 있다. 도하=AP 뉴시스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은 몸이 무거웠던 정우영과 김진수를 빼고 손준호와 홍철을 투입했다. 홍철은 이날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한국은 전반 7분 손흥민의 슈팅이 브라질 골키퍼 어깨를 맞고 나오면서 득점 기회를 놓쳤다. 한국은 상대 진영에서 좋은 기회를 몇 차례 잡았지만 선수들이 공을 따라가지 못하며 지친 모습을 보였다.

후반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던 한국은 이날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20분 투입된 백승호가 후반 31분 프리킥 상황 뒤 흐른 공을 왼발로 강하게 차 브라질의 골망을 갈랐다. 백승호는 이날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아 월드컵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이후 한국은 볼 점유율을 브라질과 대등하게 가져가며 추가골 기회를 노렸다.

후반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지만 한국은 더 이상 골을 넣지 못하고 이번 대회를 마감했다.

도하=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도하=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