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난 심각한 상황...노동신문 “비상국면”
최근 북한 식량난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증언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오미크론’ 코로나 확산으로 북·중 국경이 다시 막히고 만성적 경제난이 겹치면서 일부 지역에선 아사자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공화국 비상 국면”이라고 했다. 태풍 등 자연재해까지 덮칠 경우 대규모 아사자가 발생했던 90년대 말 ‘고난의 행군’ 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은 체제 동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지난 1월 북·중 열차 운행을 재개했다. 4월 김일성 생일 110주년 행사 등을 위해 코로나로 2년간 막았던 국경 봉쇄를 푼 것이다. 중국산 식량과 물자가 들어오면서 북 장마당에도 오랜만에 생기가 돌았다. 그런데 지난 5월 김정은이 직접 ‘오미크론’ 확산을 인정하며 다시 국경을 봉쇄하자 식량난이 빠르게 악화했다. 지난 2년간 북은 비축미를 풀어 식량 부족분을 메웠는데 비축미가 바닥을 드러낸 상황에서 국경까지 닫히면서 장마당에 풀릴 식량 자체가 크게 감소한 것이다. 북 식량 가격을 모니터링하는 데일리NK에 따르면 5월 이전까지 북 쌀값은 1㎏당 5000원대 초를 유지하다가 7월 들어 6000원 선까지 뛰었다고 한다. 내부 소식통은 “주민들이 돈은 있는데 식량 자체를 구하지 못해 굶고 있다”고 했다. 최근 북은 중국 측에 열차 운행 재개를 요구했지만 이번엔 중국 측이 ‘북 코로나 확산’을 이유로 주저하고 있다고 한다.
계절적 요인도 겹쳤다. 햇감자가 나오긴 했지만 9월 말 시작되는 추수 전까지 생산할 식량이 거의 없다. 북한 농업전문가인 권태진 GS&J 전 원장은 “밀·보리 면적이 늘었지만 올해 장마 등으로 생산량은 오히려 예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대북 소식통은 “현재 주민들은 햇감자와 산나물 등 대체 식량을 섞어 먹고 있다”며 “강원도와 개성, 양강도 등 일부 지역에선 아사자가 나왔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국경 지역인 혜산에선 코로나로 격리된 일가족이 일주일간 식량 공급을 못 받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은 “평성 지역에선 식량 구입을 위해 자기 딸을 부잣집에 팔아넘긴 경우도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90년대 ‘고난의 행군’ 때는 배급만 믿다가 100만명 이상이 굶어 죽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엔 대다수 주민이 장마당에서 식량을 구하기 때문에 극심한 식량난은 없었다. 배급은 평양과 군인 등 특수 지역과 계층만 받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북 식량난은 배급 시스템이 아닌 장마당이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북 농축산 공무원 출신인 조충희 굿파머스 소장은 “수입 중단 장기화로 장마당 내부 물자가 소진된 상황”이라며 “식용유의 경우 코로나 이전 8000원에서 현재 3만 2000원까지 올랐지만 물건이 없다”고 했다. 국경 지역 소식통은 “북·중 밀무역으로 유입되던 식량과 물자도 크게 줄어 장마당 운영이 어려울 정도”라고 했다. 장마당이 멈추면 일반 주민의 생존이 위협받는다. 대북 지원 단체 대표는 “대북 사업가, 미국 측 얘기가 다 똑같다”며 “고난의 행군이 다시 왔다, 북한 학자들도 ‘우리 인생에 고난의 행군을 두번 겪게 됐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은 연말 공산당 대회를 앞두고 국경 검역을 강화하고 있어 북 식량난은 계속 악화할 전망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을 식량 지원이 시급한 44개국에 포함시켰다.
북한 당국도 최근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달 들어 “공화국 행로에서 오늘과 같이 초강도의 비상 국면은 없었다”고 했다. 유성옥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은 “북한은 체제 동요를 막으려고 당 간부와 주민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며 “김정은 우상화 강도를 높이는 것도 식량난 등으로 내부가 불안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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