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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국민 곁으로 성큼 다가온 '1호 통근대통령'…용산시대 열었다

국민 곁으로 성큼 다가온 '1호 통근대통령'…용산시대 열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尹이 직접 `이전 필요성` 설득
한때 신구권력간 갈등 양상도
취임 하루전 집무 준비 마쳐

서초동 자택서 당분간 출퇴근
외교장관 공관 공사 마무리땐
한남동과 용산 집무실 오갈듯

용산공원은 이르면 연내 개방

  • 박인혜 기자
  • 입력 : 2022.05.10 00:00:35   수정 : 2022.05.10 00:07:24
윤석열정부 출범 ◆


제20대 대통령 취임을 하루 앞둔 9일 대통령 집무실이 들어설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모습. [박형기 기자]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윤석열 대통령은 10일 취임과 동시에 '용산 시대'를 열었다. 윤 대통령이 지난 74년간 대한민국 대통령의 집이자 일터 역할을 했던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고 현재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방부 청사를 대통령실로 사용하면서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대통령실 이전을 자신의 가장 중요한 공약으로 내걸었다. 퇴임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들이 늘 불행했던 이유가 제왕적 대통령제 때문이고 그 배경에는 '구중궁궐'과 같은 청와대 업무 환경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이때까지만 해도 대통령실 이전지로 손꼽혔던 곳은 용산 국방부 청사 자리가 아닌 광화문 정부종합청사였다.

그러나 당선 후 실제 실무진이 이전 작업에 착수하면서 변화가 감지됐다. 고층 빌딩이 즐비한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를 사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제약이 너무 많다는 이유에서다. 대통령실 필수 시설인 벙커나 헬기장, 외국 손님을 맞이할 장소 등 모든 것이 어려웠다.

경호 문제도 걸렸다. 실제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를 이전지로 검토할 당시 대통령 당선인 측은 주변 고층 건물 일대 몇 개 층을 통으로 다 빌려 경호에 쓰지 않으면 안 된다는 판단을 내렸고 이때 임차료만 어마어마하게 소요될 것이라는 점도 걸림돌이 됐다. 과거 정부에서 광화문 청사 이전을 검토했지만 번번이 무산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안으로 나온 것이 최종 대통령실 이전지로 확정된 용산 국방부 청사다. 국방부가 사용했다는 특성 때문에 이미 지하 벙커가 갖춰져 있고 각종 보안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됐다. 용산 국방부 청사 인근에도 고층 건물이 있는 반면 앞뒤로 넓은 미군기지 반환 용지가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인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소 낡은 건물 상태와 기존 청와대 대비 좁은 공간은 장애물이었지만 결국 윤 대통령은 이곳을 대통령실 이전지로 결정했고 용산 시대가 마침내 막을 올리게 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직접 국민에게 광화문 대통령 시대가 아닌 용산 대통령 시대의 필요성을 말하며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승인을 미루는 등 신구 권력 갈등이 불거지며 용산 시대 개막은 다소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그러나 양측이 지난 3월 28일 극적으로 회동에 성공했고 일단 문 전 대통령은 360억원 규모 예비비를 승인해줬다.

용산 이전에 속도가 붙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곧바로 국방부와 대통령실 동시 이사가 진행됐고 지난 8일 책상 등 집기가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취임을 하루 앞둔 9일 늦게 사용 준비가 완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윤 대통령은 방탄유리로 보호되는 자신의 집무실을 한 번은 옮겨야 한다. 2층이 본집무실이고 5층이 보조 집무실인데 2~4층 이사가 늦어져 윤 대통령은 일단 5층 보조 집무실을 먼저 사용하고 6월께 2층 본집무실로 본격 이전한다. 임기 첫날인 10일부터 만나는 외교사절을 5층 집무실 옆 접견실에서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또 최초이자 초유의 '출퇴근하는 대통령'이 될 예정이다. 당분간은 서초구 서초동 자택과 용산 집무실을 매일 오가며 출퇴근하고 이후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이 대통령 관저로 리모델링을 마치면 한남동~한강로를 오가며 출퇴근할 것으로 전망된다. 어떤 경우라도 '출퇴근하는 대통령'이다. 교통 통제 등이 불가피한 만큼 윤 대통령 측은 최대한 혼잡이 없는 시간대에 매일 동선을 달리해 다니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새 집무실을 둘러싼 용산공원 조성과 개방도 서두를 예정이다. 주한미군이 조기 반환하는 국방부 남쪽 약 50만㎡ 중 일부는 잔디밭과 문화·스포츠 시설로 꾸며진다. 이르면 이 공간은 연내 시민들을 맞이하게 된다. 시민과 소통하고 가까이 있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것이 윤 대통령 측 방침이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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