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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김오수 “검수완박 반대... 직에 연연 않겠다”

 

김오수 “검수완박 반대... 직에 연연 않겠다”

입력 2022.04.11 10:05
김오수 검찰총장이 11일 대검에서 열린 전국지검장 회의에서 모두발언 후 자리로 돌아오고 있다. 2022.4.11 /사진공동취재단

김오수 검찰총장이 11일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추진에 대해 “검찰 수사 기능이 폐지된다면 검찰총장인 저로서는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했다. 김 총장은 “저는 직(職) 에 연연하지 않겠다. 어떠한 책임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11일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김오수 검찰총장 주재로 전국 검사장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전국검사장회의는 더불어민주당이 입법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검찰 수사권 폐지 법안' 대응 논의를 위해 소집됐다. 2022.4.11/뉴스1

김 총장은 이날 오전 열린 전국 지방검사장 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 같이 말했다. 지난 8일 전국고검장 회의에 이어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에 대한 대응 회의다. 이날 김 총장과 박성진 대검 차장, 예세민 대검 기획조정부장, 전국 지검장 18명 등이 회의에 참석했다.

김 총장은 “지난해 70년만의 대대적인 형사사법제도 변화가 있었다. 큰 폭의 변화가 있다보니, 절차가 복잡해지고 사건 처리가 지연되는 등 여러 문제점과 혼선이 발생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께 전가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 시행 1년간 경찰 업무 과중, 사건 처리 지연 등으로 인한 국민 불편·피해 등을 언급한 것이다.

김 총장은 “새로운 제도 도입 당시 법무부 차관으로 재직하였던 저는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중심으로 검찰을 운영하면서 제도 안착과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런데 시행된 지 1년 여 밖에 되지 않은 형사사법제도가 제대로 안착되기도 전에, 검찰 수사기능을 완전히 폐지하는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김 총장은 “검찰 수사를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선진법제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다”며 “검찰이 수사를 못하게 되면 범죄자는 제대로 처벌되지 않고, 피해자의 고통은 늘어난다. 부패·기업·경제·선거 범죄 등 중대 범죄 대응은 무력화된다”고 했다.

김 총장은 검찰 구성원들을 향해선 “모두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매진해 주시기 바란다”며 “저와 대검은 여러분들의 뜻을 모아 사력을 다해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제도를 지키겠다”고 했다.

김 총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검찰 안팎에선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이 국회에서 최종 통과되면, 그가 사퇴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주당은 12일 의원 총회를 열고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당론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오수 총장의 모두발언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항상 최선을 다해 일선을 이끌고 계시는 검사장님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난 해 70년만의 대대적인 형사사법제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큰 폭의 변화가 있다 보니, 절차가 복잡해지고 사건처리가 지연되는 등 여러 문제점과 혼선이 발생하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께 전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새로운 제도 도입 당시 법무부차관으로 재직하였던 저는 책임감을 느끼고, 국민 중심으로 검찰을 운영하면서 제도 안착과 국민 불편 해소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데, 시행된 지 1년 여 밖에 되지 않은 형사사법제도가 제대로 안착되기도 전에, 검찰 수사기능을 완전히 폐지하는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검찰 수사를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선진법제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습니다.

검찰이 수사를 못하게 되면, 범죄자는 제대로 처벌되지 않고, 피해자의 고통은 늘어납니다. 부패, 기업, 경제, 선거범죄 등 중대범죄 대응은 무력화됩니다. 사건처리는 더욱 늦어지고, 국민은 더 많은 불편을 겪습니다.

결국 검찰 제도가 형해화되어 더 이상 우리 헌법상의 검찰이라 할 수 없습니다. 형사사법절차를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극심한 혼란을 가져옵니다. 이런 중요한 제도 변화는 국민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합니다.

만약 검찰 수사기능이 폐지된다면 검찰총장인 저로서는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할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직에 연연하지 않겠습니다. 어떠한 책임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검사장 여러분!

충실히 직무를 수행해 온 우리 검찰구성원들에게 현 상황이 무척 답답할 것입니다. 저도 같은 마음입니다.

여기 계신 일선 검사장님들께서 이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지혜를 모아주십시오.

어떻게 하면 우리가 국민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견도 함께 주셨으면 합니다.

비록 상황은 녹록치 않지만, 검찰 구성원 모두 흔들림 없이 본연의 업무에 매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와 대검은 여러분들의 뜻을 모아 사력을 다해 국민을 위한 형사사법제도를 지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2年 4月 11日

검찰총장 김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