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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정부 첫 경제팀, 시장주의자 전면 배치…Y노믹스 사령탑 추경호

尹정부 첫 경제팀, 시장주의자 전면 배치…Y노믹스 사령탑 추경호

 
입력 2022.04.10 17:38 수정 2022.04.10 17:43 지면 A1
경제부총리 추경호, 국토 원희룡, 산업 이창양…尹 "안배없이 유능한 분 선임"

尹,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지명
과기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硏소장
국방 이종섭 전 합참 차장
복지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
여가 김현숙 숭실대 교수
문화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함께 초대 내각의 장관 후보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왼쪽부터 원희룡 국토교통부, 김현숙 여성가족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한 후보자, 윤 당선인,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 수어통역사,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정호영 보건복지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김범준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새 정부의 첫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을 지명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에는 원희룡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을 ‘깜짝’ 발탁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8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장관 후보자들이 모두 회견장에 나왔다.
국방부 장관에는 이종섭 전 합동참모본부 차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이창양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는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이 지명됐다.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정호영 전 경북대병원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박보균 전 중앙일보 편집인, 여성가족부 장관에는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가 낙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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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당선인은 추 부총리 후보자와 관련해 “추 의원은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기재부 1차관, 국무조정실장을 지냈고 국정 현안의 기획조정 능력을 높이 평가받아온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도 기획재정위 간사,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 당의 전략 기획과 원내 협상을 주도했다”며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닦고 의회와 소통도 원만히 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원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수요가 있는 곳에 충분히 주택을 공급해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고 균형 발전의 핵심인 지역 접근성과 광역교통 체계를 설계해나갈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이날 인사를 두고 정·관계에선 “새 정부 경제라인에 시장주의자들이 중용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윤 당선인은 인선 기준과 관련,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해당 분야를 가장 잘 맡아서 이끌 분을 선정해서 검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대와 지역, 성별을 안배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지명해야 할 공직이 많고 대한민국 인재가 어느 한쪽에 쏠려 있지 않기 때문에 결국 지역, 세대, 남녀 등의 균형이 잡힐 것으로 믿는다”고 답했다.
Y노믹스 사령탑 추경호 "경제상황 엄중 … 최우선 과제는 물가안정"
尹 "정무능력 탁월, 의회와 소통…秋 '인플레 파이터' 변신 예고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추경호 의원이 1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10일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이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해선 “물가 때문에 추경을 스톱(중단)할 순 없다”면서도 “어떤 조합을 가지고 (물가 상승) 우려를 해소하면서 추경의 목적과 성과를 낼 수 있는지 고민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초대 ‘경제팀장’으로 지명된 직후 이뤄진 기자회견에서다. 5월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최대 과제로 서민 생활과 직결된 물가 안정을 꼽으면서 대선 때부터 거론됐던 ‘50조원 추경’ 축소 가능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제 상황 매우 엄중”
추 후보자는 이날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장관 지명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가 민생 안정이기 때문에 당면 현안인 서민 생활 물가 문제를 푸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매우 엄중하다고 진단했다. 추 후보자는 “국내에서는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고, 성장률은 둔화된 양상”이라며 “가계부채와 국가부채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늘어난 만큼 동원할 수 있는 정책도 상당히 제약됐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손실보상 등을 위한 추경 편성을 포기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규모나 시기에 대해서는 조정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윤석열 당선인은 앞서 50조원 규모의 추경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최근 인수위 안팎에서는 과도한 국가부채와 가파른 물가 상승세를 이유로 추경 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추 후보자는 ‘추경 규모가 줄어들 수도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물가 등 고려 사항을) 조합해보고, 최종적으로 조합 속에서 설명하겠다”고 했다.
추 후보자는 이 밖에 ‘경제 원팀’ ‘현장’ ‘경청’ 등의 표현도 썼다. 인수위 관계자는 “단순히 기재부 수장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은 만큼 추 후보자는 다른 경제부처와 호흡을 맞추는 데도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의회와 소통 성공할까
관가에서는 윤 당선인이 고를 수 있는 경제부총리 후보자 중 ‘최선의 카드’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 후보자의 친정인 기재부에서도 “될 사람이 됐다”는 게 중론이다. 33년간 경제관료로 일했던 만큼 실무에 정통하고, 재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의회와 원활하게 소통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정책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해 현직 의원을 경제팀장에 기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새 정부가 아무리 정책을 마련해도 야당이 반대하면 해당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추 후보자는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면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도 정책을 조율했었다.
윤 당선인도 “국정 현안에 대한 기획 및 조정 능력을 높이 평가받은 인물”이라며 “공직에서의 전문성과 의정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한 토대를 닦고, 의회와 소통도 원만하게 가져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추 후보자를 소개했다. 일각에서는 추 후보자가 윤 당선인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이라는 점에서 기재부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다만 추 후보자의 말처럼 그 앞에 놓여진 상황은 녹록지 않다. 2년 동안의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등은 한계 상황에 내몰렸지만, 더 이상 돈을 풀어 이들을 지원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로 2011년 12월 후 10년3개월 만에 4%대로 치솟았다. 또 지난해 국가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섰다. 국채금리도 가파르게 뛰고 있다.
부동산 관련 정책을 놓고도 고민이 따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윤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재건축 등 부동산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선거 이후 부동산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규제 완화 기대에 일부 지역 집값이 다시 오르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추 후보자가 경제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당장은 물가를 안정시켜 국민들의 불안함을 잠재워야 한다”며 “그다음에는 경제 성장을 위해 각 분야의 생산성을 높이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과 괴리된 각종 정책을 개혁하고 시장경제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추경호 부총리 후보자 약력
▲부인 김희경씨와 2녀 ▲대구 달성(61) ▲대구 계성고, 고려대 경영학과, 미국 오리건대 경제학 석사 ▲행정고시 제25회 ▲세계은행(IBRD)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제1차관 ▲국무조정실장 ▲제 20, 21대 국회의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간사
좌동욱/양길성/도병욱/정의진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