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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단독]새 법무-행안장관, 정치인 배제 방침…“공정성 우려 차단”

[단독]새 법무-행안장관, 정치인 배제 방침…“공정성 우려 차단”

입력 2022-03-15 03:00업데이트 2022-03-15 08:51
 
[윤석열 시대]
尹당선인측 “정치적 중립 위배 우려… 논란-정쟁 차단위해 기본방향 검토”
선거앞 정치인 장관 임명 안할듯
윤석열 당선인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에서 안철수 인수위원장 등과 함께 당선인 주재 인수위 티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조각에서 법무부 장관에 정치인 출신을 배제하겠다는 원칙을 세운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정치인 출신이 장관에 임명되면서 불거지는 수사 등에서의 공정성 저해 우려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정치권 출신 인사가 법무부 장관에 임명되는 것에 따른 정치적 중립성 위배 우려와 부작용을 당선인이 몸소 알고 있다”라며 “공정성 논란과 정쟁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윤 당선인이 정치인 출신 배제를 기본 방향으로 두고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또 선거 공정성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해서도 적어도 선거를 앞둔 시점에는 정치인 출신을 입각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 1기 내각의 법무부, 행안부 장관에는 정치인 출신이 임명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당초 대선 과정에서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는 ‘정치인 출신 법무부 장관 배제, 선거 기간엔 정치인 출신 행안부 장관 배제’ 내용을 공약에 포함하려고 했다. 다만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최종 단계에서 공약집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 핵심 관계자는 “공약에서 빠졌다고 해서 인사 기준이 철회되거나 후퇴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후보 시절 “정치인이든 아니든 인사를 제대로 하고, 그 조직을 잘 아는 사람이 장관을 맡아야 한다”며 “조직을 모르는 사람이 이상적인 생각만 하다가는 결국 조직이 정치적으로 휘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는 정치인 출신이 장관으로 가야 정부의 개혁 과제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관료들의 논리에 갇히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 당선인은 문재인 정부에서 조국,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 정치인 출신이 법무부 수장에 잇달아 임명되자 각종 권력 비리 수사를 통제하며 수사 공정성이 훼손됐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기 검찰총장을 지낸 윤 당선인은 측근들의 좌천과 추 전 장관의 잇따른 수사지휘권 발동을 경험했다.

尹, 법무장관 수사지휘권 폐지도 밝혀


법무부 장관, 정치인 배제

 
윤 당선인의 한 측근은 “박근혜 정부가 민정수석실을 통해 검찰을 완벽하게 장악하려 들었다면, 문재인 정부는 정치인을 법무부 장관에 임명해 인사권과 수사지휘권으로 독립적인 검찰권 행사를 저해했다”며 “윤 당선인은 두 사례를 모두 경험한 만큼 ‘민정수석실 폐지’와 ‘정치인 법무부 장관 배제’ 라는 두 기준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다.

특히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 당시 추 전 장관이 임명된 직후 “여당 대표가 아니라 행정가의 면모를 보이지 않겠느냐”고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인사 논의 과정에서 크게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교롭게도 역대 수사지휘권은 모두 정치인 등 외부 인사를 법무부 수장으로 뒀을 때 발동됐다. 윤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구체적 사건에 관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를 주요 골자로 하는 사법 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수사지휘권은 존재만으로 의미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이 같은 구상은 여소야대 국면에서 의원 입각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국민의힘 원내지도부의 구상과도 맞아떨어진다. 윤 당선인 측 핵심 관계자는 “원내지도부는 가뜩이나 의석이 적어 상임위별 활동 부담이 큰데 의원들이 입각하게 되면 원내 대응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