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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尹이 콕 집은 최종학, ‘尹 삼바수사’ 비판했던 회계전문가

尹이 콕 집은 최종학, ‘尹 삼바수사’ 비판했던 회계전문가

기획조정 위원에 발탁… ‘실력만 본다’ 원칙 따라

입력 2022.03.15 03:51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에 선임된 최종학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조선일보 DB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14일 인수위원회 업무를 총괄할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간사),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과 함께 최종학(55)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증권선물위원회 감리위원 등을 지낸 회계 전문가인 최 교수는 대선·경선 캠프에 몸을 담지 않았던 ‘새 얼굴’이다. 인수위 안팎에서는 “인사의 첫 번째 원칙으로 전문성과 실력을 공언한 윤석열 당선인의 의지가 드러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최 교수 선임 소식을 밝히며 “기업 및 정부 정책, 법률에 실제 반영될 정도로 영향력이 있는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로 유명한 회계 전문가”라고 했다.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는 학문 이론과 현실 사례를 결합해 엮은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다. 안 위원장은 “의미 없던 숫자에서 무궁무진한 정보를 읽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계시고 인문학적 소양도 많이 쌓은 분”이라며 “국가 재정을 들여다보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부분에서 통찰력을 발휘해 윤석열 정부가 더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묘수를 찾아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철학이나 비전을 브랜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주시길 바란다”고도 했다.

최 교수는 서울대 경영학부와 석사과정을 모두 수석으로 졸업했고 2007년에는 서울대 교수로는 최초로 우수연구상과 우수강의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2013~2016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감리위원을 지냈고, 미술·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2019년 에세이집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을 냈다. 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최 교수는 당선인이 직접 낙점했고 지난 주말 사람을 보내 허락을 구했다”고 했다. 최 교수는 대선·경선 캠프에서 활동하지 않았지만 2016~2017년 검찰 미래발전위원을 지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최 교수와 윤 당선인도 잘 안다고 들었다”고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에 선임된 (왼쪽부터)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과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연합뉴스

하지만 이런 ‘인연’이 발탁 배경의 전부는 아니었다고 한다. 최 교수는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한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사건에 대해 “회계 처리가 잘못되지 않았다” “전문가의 의견이 존중받는 사회가 그립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공개 표명한 바 있다. 지난해 4월엔 경영 전문지 기고에서 “사건과 아무 관계 없는 회계 이슈를 만들어내서 이용하는 것이 아닌지 합리적 의심이 든다”며 “전문적인 회계 이슈에 대해 전문가들 판단을 믿지 않고, 비전문가인 법원에서 판단해야 하는 사실이 서글프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사실상 윤 당선인 수사를 비판한 ‘전력’이 있음에도 전문성과 실력을 높이 사 인수위에 합류시켰다는 얘기다. 당선인 측 관계자는 “최 교수는 또 과거 안철수 위원장이 사재를 출연해 설립한 ‘동그라미재단’에서 활동한 적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최 교수 발탁은) 안 위원장 체면도 살려주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수위는 공식 출범을 앞두고 인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안 위원장과의 차담회에서 “인수위 구성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한다”며 가급적 이번 주 내에 구성을 마무리하고 주말부터 정부 인수 업무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이르면 이번 주 후반, 늦어도 다음 주 초반에 현판식 진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이번 주말까지 남은 인선을 마칠 방침이다. 그는 “이번 주말 내지 다음 주 초부터 (인수위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현재 인수위는 외교안보, 정부사법행정, 경제1·2분과, 과학기술교육, 사회복지문화 분과 인수위원을 놓고 막바지 인선 작업을 하고 있다.

안 위원장이 대표로 있는 국민의당 인사들도 인수위에 속속 영입될 것으로 보인다. 인수위 과학기술교육 분과 위원에는 물리학자 출신인 신용현 전 국민의당 의원이 거론된다. 인수위 사회복지문화 분과에는 최연숙 국민의당 의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은 대한간호사협회 대구광역시병원간호사회장 출신으로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여성가족위원회 소속이다. 대선에서 안 위원장에게 ‘연금 개혁’ 공약을 조언한 것으로 알려진 윤석명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한국연금학회장)도 인수위원 합류가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