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인수위원장 안철수 유력…비서실장 장제원
입력 2022.03.10 17:37 수정 2022.03.10 17:37 지면 A1
주요 보직에 '윤핵관' 중용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왼쪽)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장 의원이 당선인 비서실장에 선임됐다. 윤 당선인은 이날 국민의힘 여의도 당사에서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을 접견한 자리에서 “장 비서실장과 이 수석이 계속 통화하면 되겠다”고 말해 장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을 간접적으로 확인했다.
장 의원은 윤 당선인의 정치 입문부터 국민의힘 입당, 당내 경선 승리 등을 이끈 주역이다. 그 공로로 윤 당선인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출범한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상황실장을 맡았으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갈등을 빚어 자리에서 물러났다. 장 의원은 백의종군하며 윤 당선인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다 선거 막판 안 대표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키는 중책을 담당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장 의원이 선대위에서 물러날 때부터 당선인 비서실장이 예약돼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장 의원에 대한 윤 당선인의 신뢰가 깊다”고 말했다. 인수위원장에는 안 대표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윤 당선인은 야권 단일화의 조건 중 하나로 인수위 구성부터 국정 운영까지 안 대표와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안 대표가 차기 정부 초대 국무총리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통합 이후 당 대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인수위원장을 맡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수위원장을 조력할 부위원장에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를 이끌었던 권 전 사무총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이날 사무총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이 같은 사실에 무게를 더했다.
尹, 오늘 안철수와 인수위 구성 논의…부위원장엔 권영세 내정
이르면 오늘 安대표 회동…국정운영 전반적 협의 예상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신속한 출범을 통해 국민 불안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윤석열 정부’의 청사진을 그릴 인수위원장에는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를 포함해 김병준 전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등 다양한 인물군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르면 오늘 安대표 회동…국정운영 전반적 협의 예상
○尹, 인수위 이른 시일 내 출범
이르면 다음주 인수위에 대한 윤곽이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인수위원장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거 막판 윤 당선인과 야권 단일화를 성사시킨 안 대표가 가장 유력한 인수위원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윤 당선인은 단일화 당시 안 대표와 인수위나 공동정부 구성 등을 함께 논의하기로 하는 등 차기 국정 운영 파트너로 막대한 힘을 실어주기로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이르면 11일 안 대표를 만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을 비롯해 차기 국정 운영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인수위원장 선임과 관련한 논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안 대표가 국무총리 등 청와대 입각이나 합당 후 당대표 등을 노릴 수도 있어 인수위원장을 고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병준 전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도 인수위원장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김 전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으로 근무하면서 다년간 행정을 경험했다. 초보 정치인인 윤 당선인을 보조하기에 적합한 인수위원장 후보라는 평가다. 민주당 출신 인사인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인수위원장으로 낙점하는 방안도 점쳐진다.
윤 당선인은 인수위원장 선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 후 ‘안 대표가 인수위원장을 맡게 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인수위를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며 “선거운동 기간에도 인수위 구성을 준비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정상 그렇지 못했고 신중하게 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공무원 중심 실무형 인수위 예상
윤 당선인이 인수위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평소 공무원을 중용하는 성향을 감안할 때 정치인 위주의 정무형 인수위보다는 전문가 중심의 실무형 인수위가 꾸려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코로나19와 관련한 행정 전반을 인수위에서 챙기겠다고 나선 것도 공무원을 중용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쏠린다.윤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경제적 손실 보상과 긴급 구제를 포함해 확진자에 대한 치료 문제 등을 인수위를 구성하면서 검토할 예정”이라며 “코로나19 관련 경제·방역·보건·의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조직을 인수위 내에 구성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손실보상 등에 필요한 추가경정예산 마련을 위해서는 기획재정부 공무원이, 코로나19 방역·치료 등을 위한 정책을 위해서는 보건복지부 공무원 등이 대거 인수위 위원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과 합을 맞출 당내 공무원 출신 의원들의 인수위 합류도 점쳐진다. 현재 국민의힘 내 기재부 출신 의원은 기재부 1, 2차관을 지낸 추경호 수석부대표와 송언석 의원, 류성걸 의원 등이 있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윤 후보가 검사로서 26년 동안 공직생활을 한 경험 때문에 실무 파트너로 공무원을 조금 더 중용하는 것 같다”며 “아직도 여의도 정치에 불신이 있기 때문에 신뢰하는 측근 그룹을 제외하고는 정치인들이 인수위에 합류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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