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개표가 시작된 10일 0시 30분경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이 설치된 국회도사관강당에 국회의원들과 선대본 당직자들이 득표율이 역전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성을 외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3선·부산 사상)을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10일 임명하기로 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까지 최소 1주일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핵심 측근인 장 의원을 우선 임명한 것으로 풀이된다.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이날 “윤 당선인이 이미 장 의원에게 비서실장직을 맡아달라고 했다”며 “정권 인수 준비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앞서 장 의원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지목되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빚자 백의종군을 선언하고 아무런 직책을 맡지 않았다.
하지만 장 의원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두고 윤 당선인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물밑 조율을 맡아 전격 단일화를 성사시키는 데 일조했다. 장 의원은 단일화 과정에서 카운터 파트 역할을 했던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과 앞으로 인수위 구성을 놓고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당선인의 핵심 측근은 △선거대책본부 그룹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관계자)’ 등이 포함된 국민의힘 그룹 △검찰 인맥 중심으로 이뤄진 서초동 그룹 △더불어민주당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구여권 그룹 △전문가 그룹 등으로 세분화된다.
● ‘윤핵관’에 다시 힘 실릴 듯
당 안팎에선 올해 초 선거대책위원회 전면 쇄신으로 일선에서 물러났던 ‘윤핵관’ 3인방이 다시 전면에 등장해 인수위 구성부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야권 단일화 과정을 이끌어낸 장제원 의원(3선·부산 사상)은 윤 당선인이 10일 당선인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며 사실상 인수위 구성을 진두지휘하게 됐다. 윤 당선인에게 수시로 정무적 조언을 해온 권성동 의원(4선·강원 강릉) 역시 법무부 장관 등으로 입각하거나 집권 여당 첫 원내대표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윤한홍 의원(재선·경남 창원 마산회원)도 두터운 신임을 받아 당청간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원내 핵심 당직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 선대본과 당 조직 핵심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2012년 대선 당시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던 경험을 토대로 선거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윤석열 정부 첫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권 의원과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권 본부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차기 정부 첫 국가정보원장으로 윤석열 정부에 참여할 수도 있다.
당내 대선 경선에서 경쟁했던 원희룡 정책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파고들며 여론을 주도했다. 이에 행정안전부 장관 등 입각 1순위로 거론된다. 경찰 출신인 윤재옥 상황실장과 이철규 전략기획부총장도 윤 당선인의 신임을 얻고 있다. 검찰 출신인 박민식 전략기획실장 역시 윤 당선인과 막역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터라 지방선거 출마 또는 청와대행이 점쳐진다.
후보 비서실의 이상민 정무위원(법무법인 김장리 대표), 이상휘 기획실장, 윤석대 정책위원은 여러 현안에 대해 정무적인 보좌를 수행했다. 윤 당선인을 정치 입문 시절부터 도운 이상록 최지현 대변인과 김성현 전 보좌관, 황성민 전 경기도서울사무소장 등은 청와대 합류 대상으로 거론된다. 김승희 홍보본부 기획단장도 경선 캠프부터 활약했다. 당직자 출신으로는 함경우 공보부단장이 경선 초반부터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결집시켜 지지세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정치권 그룹
국민의힘 내에선 김기현 원내대표, 정진석 국회부의장, 주호영 의원 등이 윤 당선인을 적극 지원했다. 검찰 출신인 정점식 유상범 의원을 비롯해 외교안보 분야에선 박진 조태용 의원이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친박(친박근혜) 윤상현 의원도 야권 단일화에 기여했고, 법조 인맥으로 얽힌 나경원 전 의원도 윤 당선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김한길 전 새시대준비위원장 등 구여권 출신과도 긴밀하게 소통해왔다. 이용호 의원(재선·전북 남원-임실-순창)과 김경진 상임공보특보단장이 대표적인 탈(脫)민주계 인사로 꼽힌다.
● 전문가 그룹
전문가 그룹의 핵심 측근으로는 ‘55년 지기’ 이철우 연세대 교수와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 등이 꼽힌다. 윤 당선인과 충암고, 서울대 법대 동기인 판사 출신 신용락 변호사도 지근거리에서 윤 당선인을 도왔다.
박근혜 정부에 몸담았던 강석훈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후보 비서실에서 정책을 총괄했고, 김현숙 전 대통령고용복지수석비서관은 저출생·보육 분야 정책을 개발했다.
이 밖에도 경제 정책을 총괄한 김소영 서울대 교수와 국토교통 분야를 맡았던 김경환 서강대 교수, 복지정책을 설계한 안상훈 서울대 교수 등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윤 당선인 정치 입문 초반 캠프를 총괄했던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도 경제부총리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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