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 게시판

대피소에 울려퍼진 우크라 소녀의 ‘렛잇고’…“눈물 참을 수 없었다”[영상]김자아 기자

대피소에 울려퍼진 우크라 소녀의 ‘렛잇고’…“눈물 참을 수 없었다”[영상]

입력 2022.03.09 10:48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대피소에서 한 소녀가 영화 '겨울왕국' 주제곡 '렛 잇 고(Let it go)'를 부르고 있다./트위터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대피소에서 한 소녀가 노래 ‘렛 잇 고(Let it go)’를 부른 영상이 온라인상에 공개돼 세계인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 뉴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상엔 우크라이나 소녀가 키이우의 대피소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제곡 ‘렛 잇 고’를 부르는 영상이 올라왔다. 이 영상은 이날까지 300만회 이상 조회됐다.

영상을 보면 어두컴컴한 대피소에 소녀를 포함한 시민들이 모여 있다. 어린 소녀가 의자에 올라 조심스럽게 노래를 시작하자 대피소에 있던 시민들은 일제히 소녀를 바라봤다. 아기들의 울음 소리도, 공포에 질린 어른들의 대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대피소엔 아이의 노래 소리만 가득 울려 퍼졌다.

소녀가 노래를 마치자 대피소 안에 있던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소녀는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서 내려왔다.

대피소에서 소녀의 노래를 들은 마르타 스메코바는 당시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폭탄 대피소에서 (소녀의) 첫 마디가 나오자 침묵이 흘렀다. 모두들 일을 제쳐두고 이 소녀의 노래를 들었다. 남자들도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고 적었다. 소녀의 이름은 아멜리아로 알려졌다. 아멜리아는 스메코바에게 “큰 무대에 올라 청중들 앞에서 노래를 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해당 영상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됐고, 이 곡의 원곡자인 가수 겸 배우 이디나 멘젤도 소녀의 영상에 화답했다. 그는 지난 7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 영상을 공유하고 “우리가 지켜보고 있어”란 글과 함께 우크라이나 국기색을 의미하는 하늘색, 노란색 하트모양 이모티콘을 남겼다.

소녀의 노래를 앨범으로 제작해 수익금을 우크라이나에 기부하겠다는 프로듀서도 등장했다. ‘매그놀리아 리프’란 이름으로 활동하는 네덜란드 출신의 음악 프로듀서는 트위터에 “안녕 작은 공주님. 넌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어. 나는 너의 음원을 녹음하고 앨범을 만들 거야. 모든 수익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갈 거야. 모두가 좋아하니 계속 노래해줘”란 글을 올렸다. 이후 그는 아멜리아의 부모와 연락을 취해 전화로 아멜리아의 노래를 녹음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렛 잇 고’는 멘젤이 ‘겨울왕국’ 주인공 엘사 역 목소리 연기를 맡아 부른 노래다. 2014년 아카데미 최우수 오리지널 곡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아멜리아는 이 노래의 러시아어 버전으로 불렀다. 가사엔 고난과 역경을 딛고 두려움을 떨쳐내겠단 도전적인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