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 정쟁에 이용 말라"...진중권, 이재명을 "나쁜 사람" 이란 한 까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긴급 안보경제 연석회의에서 시계를 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에 따라 필요한 조치, 기업피해 최소화 방안 등 우리 대처 방향이 논의될 예정이다. 뉴스1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한국 대선 판으로 끌어들여 상대 진영 비방의 수단으로 삼는데만 열을 올리는 여야 정치권을 향해 쓴 소리를 날렸다. 타인의 고통에 눈 감고, 사태의 본질은 외면한 채 오로지 정쟁에 이용하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는 일침이다.
진 전 교수의 비판은 먼저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초보 정치인에 빗대 폄하 논란에 휩싸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향했다.
이 후보는 25일 TV토론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진단하며 "6개월 초보 정치인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되어 나토(NATO)가 가입해 주지 않으려고 하는데 가입을 공언하고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는 언급을 내놨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인이 일방적 침공을 결정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숙한 외교 정책 때문이라는 취지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이었다. '정치 신인'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하기 위한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재명, 논란 일자 "표현력 부족" 적극 해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우크라이나 발언 논란을 해명하는 장문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진중권 전 교수가 댓글을 달아 비판했다. 페이스북 캡처
이 후보의 발언은 당장 역풍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에선 "러시아의 침공이 우크라이나 탓이라는 거냐"며 맹폭을 퍼부었다. 특히 영미권 최대 인터넷 커뮤니티인 '레딧' 등을 중심으로 이 후보 발언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빠르게 확산했다. 윤석열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자존심에 상처를 받은 우크라이나 국민께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로서 대신 사과를 드린다"며 이 후보 발언에 대리 사과까지 하며 날을 세웠다.
논란이 커지자 이 후보는 26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저는 어느 대선 후보보다 먼저 명료하게 러시아 침공을 비판했고 우크라이나 지지 입장을 밝혀왔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자신의 발언으로 상처를 입은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후보는 "어제 토론 발언을 두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폄하했다는 지적이 나왔다"며 "전문을 보셨다면 제가 해당 발언 직후에 러시아의 침공을 분명하게 비판했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폄하한 것이 아니라 윤 후보의 불안한 외교·안보관을 지적한 것임을 누구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본의와 다르게 일부라도 우크라이나 국민 여러분께 오해를 드렸다면 제 표현력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다만 "윤 후보가 SNS에 '우크라이나가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라는 종이 각서 하나를 믿었다', '핵을 포기하는 대신에 신속히 나토에 가입해야 한다'고 하며 불행한 사태를 맞은 우방국 정부를 조롱하는 태도를 보였다"며 "이것이 초보 정치인의 한계"라고 공세를 놓지 않았다.
진중권, 이준석 향해 "당신도 이상한 소리 그만"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우크라이나 발언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자, 진중권 전 교수는 이 대표를 향해서도 "타인의 고통을 정쟁의 소재로 만들지 말라"고 자중을 촉구했다. 페이스북 캡처
그러자 이 후보의 해명 글에 진중권 전 교수는 "당신은 참 나쁜사람"이라며 비판하는 댓글을 달았다. 진 전 교수는 "포격에 깨진 창의 유리를 치우며 울먹이는 목소리로 우크라이나의 국가를 부르는 여인의 모습, 소집되어 떠나는 아빠가 울면서 어린 딸의 뺨에 뽀뽀를 하는 모습 등을 세계인이 다 보는데 표에 눈이 먼 당신만 못 보고 있다"며 "당신도 인간입니까"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비판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에게도 향했다. 이준석 대표가 우크라이나 발언 논란 수습에 나섰다는 이 후보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이제 와서) 러시아를 규탄한다고 덧붙여봐야 누가 믿겠느냐. (이 후보의 발언은) '맞을 짓을 해서 맞았다'는 식의 전형적인 2차 가해"라고 비판하는 글을 올리자, 자중을 촉구하면서다.
진 전 교수는 "방금 이재명 후보에게도 쓴소리하고 왔는데, 당신도 이상한 소리 그만하고 푸틴 규탄하고 우크라이나 국민 응원하는 메시지 좀 내라. 타인의 고통을 정쟁의 소재로 만들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라"고 일침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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