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식 물가 10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
경기 김포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명진 씨(26)는 최근 패스트푸드점에서 한 끼 때우는 일도 부담스러워졌다. 비대면 수업을 듣는 동안 햄버거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곤 했다. 커피 한 잔 값보다 약간 비싼 정도여서 별 부담이 없었던 한 끼 비용이 최근부터 1만 원에 육박하게 됐다. 그는 “매일 햄버거만 먹어도 한달 점심 값이 20만 원 넘게 됐다”고 말했다.
최근 외식물가가 잇달아 오르면서 ‘저렴한 한 끼’로 인기였던 햄버거나 샌드위치, 떡볶이 등이 1만 원을 호가하게 됐다. 외식업체들이 식재료 급등과 인건비 증가, 배달앱 플랫폼 수수료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이 오른 탓이다. 지난해 12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10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패스트푸드 업체들은 연이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롯데리아는 지난달 전체 메뉴 가격을 평균 4.1% 인상했다. 지난해 2월 1.5% 올린 데 이어 두 번째다. 한 해에 두 차례 가격을 올린 건 1979년 롯데리아 창사 이래 처음이다. 기존 8900원이던 한우불고기버거 세트는 9200원으로 올랐다.
신세계 계열의 노브랜드 버거도 지난달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가성비를 앞세워 그동안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지만 2019년 출시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가격을 올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햄버거 외식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2% 상승하며 전체 외식물가 상승률 평균치(4.8%)를 웃돌았다.
샌드위치를 파는 써브웨이도 이달 3일부터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1% 올리며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대표 메뉴인 ‘터키베이컨아보카도 샌드위치 세트’는 9300원이 됐다. 지난해 초 이미 가격을 한 차례 1.2~2.8% 올린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세트 메뉴도 1만 원대에 육박한다. 맥도날드 ‘더블 쿼터 파운더 치즈’ 세트 메뉴는 8400원, 버거킹 대표 메뉴 ‘와퍼’ 세트는 8100원이다.
대표적인 서민 간식인 떡볶이도 올랐다. 지난달 떡볶이 외식비는 전년 동월보다 4.6% 올랐다. 지난해 1년을 2010년과 비교하면 45% 이상 상승했다. 동대문 엽기떡볶이는 기본 메뉴(떡볶이 떡 3~4인분)가 1만4000원으로 모듬 튀김(2000원·3개)을 추가해 배달 주문할 경우 2만 원에 육박한다.
이처럼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며 전체 외식 물가가 뛰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1년 전에 비해 4.8% 올랐다. 이는 2011년 9월(4.8%)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39개 외식물가 품목 가운데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은 커피(0.0%)뿐이었다. 갈비탕(10.0%), 생선회(8.9%), 막걸리(7.8%), 죽(7.7%), 소고기(7.5%), 김밥(6.6%)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는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급등에 배달료 상승까지 겹치며 가격 인상 압박이 심해진 영향이다. 지난달 달걀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33% 뛰었다. 소금(30%), 우유(7%), 햄 및 베이컨(5%) 등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육류, 달걀 등 식품 원재료비가 전 세계적으로 상승한 데다 최저임금까지 오르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국인 인력에 의존하는 농수산물 가격과 해외 물류비가 오른 것도 외식비 상승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이 많아지며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심해진 것도 가격 인상 요인이 됐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매장은 매장대로 유지해야 하고 배달 서비스 제공에 드는 가맹점주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배달 라이더 근로조건 개선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만큼 배달 수수료가 오르면 배달음식 가격이 도미노로 상승해 외식 물가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최근 외식물가가 잇달아 오르면서 ‘저렴한 한 끼’로 인기였던 햄버거나 샌드위치, 떡볶이 등이 1만 원을 호가하게 됐다. 외식업체들이 식재료 급등과 인건비 증가, 배달앱 플랫폼 수수료 등 각종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이 오른 탓이다. 지난해 12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10년 3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올랐다.
●햄버거 세트·떡볶이도 1만 원 훌쩍 넘겨
신세계 계열의 노브랜드 버거도 지난달 가격을 평균 2.8% 인상했다. 가성비를 앞세워 그동안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지만 2019년 출시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가격을 올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햄버거 외식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2% 상승하며 전체 외식물가 상승률 평균치(4.8%)를 웃돌았다.
샌드위치를 파는 써브웨이도 이달 3일부터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1% 올리며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대표 메뉴인 ‘터키베이컨아보카도 샌드위치 세트’는 9300원이 됐다. 지난해 초 이미 가격을 한 차례 1.2~2.8% 올린 맥도날드와 버거킹의 세트 메뉴도 1만 원대에 육박한다. 맥도날드 ‘더블 쿼터 파운더 치즈’ 세트 메뉴는 8400원, 버거킹 대표 메뉴 ‘와퍼’ 세트는 8100원이다.
●원가·인건비 인상에 배달 수수료까지 부담
이처럼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며 전체 외식 물가가 뛰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는 1년 전에 비해 4.8% 올랐다. 이는 2011년 9월(4.8%)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39개 외식물가 품목 가운데 1년 전보다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은 커피(0.0%)뿐이었다. 갈비탕(10.0%), 생선회(8.9%), 막걸리(7.8%), 죽(7.7%), 소고기(7.5%), 김밥(6.6%)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는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급등에 배달료 상승까지 겹치며 가격 인상 압박이 심해진 영향이다. 지난달 달걀 가격은 전년 동기보다 33% 뛰었다. 소금(30%), 우유(7%), 햄 및 베이컨(5%) 등 가격이 줄줄이 올랐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육류, 달걀 등 식품 원재료비가 전 세계적으로 상승한 데다 최저임금까지 오르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국인 인력에 의존하는 농수산물 가격과 해외 물류비가 오른 것도 외식비 상승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음식이 많아지며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심해진 것도 가격 인상 요인이 됐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매장은 매장대로 유지해야 하고 배달 서비스 제공에 드는 가맹점주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최근 배달 라이더 근로조건 개선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만큼 배달 수수료가 오르면 배달음식 가격이 도미노로 상승해 외식 물가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음식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나나우유로 만드는 말랑, 쫀득 초간단 떡 (0) | 2022.01.22 |
---|---|
도요타보다 먼저 美 공략…日 간장기업 '텐배거' 되다 (0) | 2022.01.11 |
유자차 vs 생강차 (0) | 2021.12.24 |
미시령을 넘자 맛도 색도 달라졌다… 춘천은 비벼서, 인제는 말아서 먹는 이 국수! (0) | 2021.12.12 |
[임성용의 보약밥상] 겨울철 밥상의 팔방미인 ‘명태’ (0) | 2021.12.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