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김건희 리스크' 파급력, 이재명의 '대장동 리스크' 못지않았다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12월 26일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허위경력 의혹 등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한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가족 리스크'와 '실언 논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대장동 특혜 의혹만큼 유권자들의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집권여당 후보에게 불리한 것으로 인식돼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상황 악화의 파급력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한국일보의 신년 여론조사 결과, 예상대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대장동 리스크', '가족 리스크'에 취약했다. 좀 더 깊이 살펴보면 윤 후보와 관련한 리스크가 중도를 중심으로 결정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
'윤 후보의 부인 경력 위조 및 장모 실형 선고'가 영향을 미쳤다고 한 응답자는 56.2%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응답(41.3%)보다 많았다. 특히 30대(72.4%)와 40대(60.2%), 호남(67.5%)과 인천·경기(61.7%), 진보(65.3%)와 중도(61.4%)에서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이 많았다. 통상 이 후보 지지율이 높게 나오는 호남과 진보를 제외한다면, 30대와 수도권, 중도가 윤 후보의 '가족 리스크'에 표심이 크게 흔들리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윤 후보의 전두환 옹호 등 실언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도 52.9%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응답(44.8%)보다 많았다. 이 역시 호남과 진보를 제외하면 20대(66.1%)와 인천·경기(56.0%), 중도(54.1%)가 후보 결정에 영향을 받았다는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대선후보 지지 결정 요인, 그래픽=강준구 기자
'이 후보의 대장동 특혜 의혹'이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51.6%,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응답은 45.6%였다. '이 후보의 형수에 대한 욕설과 아들 관련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49.4%였고,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응답은 48.3%로 팽팽했다. 이 후보와 관련한 논란은 결정 요인이라는 응답과 결정 요인이 아니라는 응답이 혼재돼 있다는 점에서 윤 후보와 다른 지점이다. 대장동 의혹과 형수 욕설 논란은 민주당 경선 도중이나 그 전부터 거론된 이슈라는 점도 응답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대장동 의혹'이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60대 이상(64.5%)과 강원·제주(68.3%)와 대구·경북(60.1%), 보수(64.4%)에서 높았는데, 모두 윤 후보 지지층이 많은 응답층이다. 대선의 캐스팅보터로 꼽히는 중도(54.7%)에서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이 많았지만, 윤 후보의 '가족 리스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반응했다. '형수 욕설 및 아들 논란'도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부인 김혜경 씨가 19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주일 예배에 참석, 기도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 캠프 제공.
눈에 띄는 대목은, 대장동 의혹이 이 후보 본인과 연관돼 있는 반면 윤 후보의 가족 리스크는 결혼 전 사안임에도 유권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점이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윤 후보가 조국 사태를 수사한 검찰총장으로서 '공정'의 상징으로서 대선주자로 선출됐지만, 최근 가족 의혹에서 보여준 '내로남불'식 대응이 실망을 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 후보와 관련된 리스크에 중도 및 2030세대의 반응이 상대적으로 큰 것은 이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1일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서 열린 천태종 상월원각 대조사 탄신 110주년 봉축 법회에서 합장하고 있다. 단양=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사퇴 등 국민의힘 내분이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 응답자는 47.4%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응답자(46.2%)와 차이가 없었다.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는 예상만큼 이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다. '코로나19 방역 상황 악화'가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응답은 43.9%인 반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응답이 53.9%로 더 많았다. 민심 다수가 현재 방역에 올인하고 있는 정부 방침을 따라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여론조사는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29, 30일 이틀간 실시했다. 전화면접조사로 유·무선전화(무선 91.01%, 유선 8.9%) 임의걸기(RDD) 방식을 이용했다. 응답률 17.2%(총 5,845명과 통화해 1,005명 응답 완료)이었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2021년 11월 주민등록 인구 기준으로 권역·성·연령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기타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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