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의 단상

처서(處暑)의 단상

 

오늘(23일)은 처서다.

'처서'란 말 그대로 '더위가 그친다.'는 뜻으로 1년 24절기 중 열네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를 말한다.

누군가가 요술을 부려 그리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섭리로 그리되는 것이다.

계절이 '가을에 들어선다.'는 입추가 있기는 하나 '처서'에 들어서야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온 말이 '처서가 지나면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 오고,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는 말이다.

기기묘묘한 형상의 구름 모양이 하늘을 떠다니고,갈가 풀섶에서는 귀뜨라미라는 놈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하여 노래를 하기 시작

하기도 한다.

 

'어정 칠월, 건들 팔월'이란 말이 있다.

이말은 어정거리면서 칠월을 보내고, 건들거리면서 팔월을 보낸다는 말이다.

다른 때보다 그만큼 한가한 농사철이라는 것을 재미있게 표현한 말이겠지만 요즘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은 말인 듯싶기도 하다.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 해 농사의 풍흉(豊凶)의 결정짓는다.

이는 강한 햇살을 받아야만 들판의 벼가 알알이 영글기 때문이다.

'처서에 장벼(이삭이 팰 정도로 다 자란 벼) 패듯'이란 말이 있다.

그만큼 처서 무렵의 날씨가 쾌청하여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생겨난 말이 '처서에 비가 오면 독안에 쌀이 줄어 든다.'

'처서에 비가 오면 십리에 천석을 감하고, 백로에 비가 오면 십리에 백석을 감한다.'

'처서날 비가 오면 큰얘기들이 울고 간다.'라는 말이 있다.

소나기성 비라고는 하지만 금주에는 전국 곳곳에 많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별로 들어보지 못한 가을 장마란다.

가뜩이나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들고 지치는데 처서에 비까지 내린다고 하니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어떻든 처서와 함께 오는 이 가을엔 모두가 행복한 가을을 맞이하시기를...

병마와 싸우는 이들은 하루 빨리 완쾌하시기를...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