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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문화

다시마 육포·다시마 버거…해초도 고기가 될 수 있다

 

등록 :2020-12-04 08:59수정 :2020-12-04 11:10

 

다시마를 주재료 한 해초육 버거 개발
토지·비료·담수 필요없는 무투입 식품

다시마를 주재료로 만든 대체육 버거. Akua 제공

식품 부문의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대체육 개발 경쟁에 새로운 주자가 등장했다. 완두콩, 감자 같은 육상의 농작물이 아닌 바다에 서식하는 해초류에서 단백질을 뽑아내 대체육을 만드는 기술이다.현재 대체육의 주류를 이루는 식물육은 농작물에서 단백질을 추출한다. 그런데 작물을 재배하는 데도 토지와 물, 비료, 농약 등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한다. 소나 양 같은 가축이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없지만 작물 재배과정에서 많은 대기오염 물질과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가축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없지만 탄소 배출이나 대기 오염에서 자유로운 단백질 공급 방식은 아닌 셈이다.

다시마는 물이나 비료 등을 줄 필요가 없는 ‘무투입 식품’이다. 아쿠아 제공

_______바다 속 탄소 제거해 해양 산성화도 완화

 

미국의 신생기업 아쿠아(Akua)가 식물육의 이런 단점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바다의 해초류에서 식물성 단백질을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아쿠아가 특히 주목한 것은 다시마(켈프)다. 이 회사 공동창업자이자 대표인 어민교육 비영리단체 출신의 코트니 보이드 마이어스(Courtney Boyd Myers)는 “다시마를 사용하면 땅이나 담수, 비료가 필요없는 ‘무투입 식품’(zero-input food)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해초류는 자라는 데 필요한 에너지원을 바다와 햇빛에서 받기 때문에 건강과 환경이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마는 특히 바다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준다. 이는 해양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바다 산성화를 완화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아쿠아는 이미 2017년 다시마 육포(켈프 저키)를 개발해 시판 중이다. 마이어스 대표는 지난해 다시마육포 생산에 4만파운드의 다시마를 사용함으로써 바다에서 2천파운드의 탄소를 격리시켰다고 밝혔다. 이는 300개의 치즈 버거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를 흡수한 것과 같다고 그는 설명했다.아쿠아가 최근 다시마를 주재료로 한 버거 개발에 성공해 본격적인 대체육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해초버거에는 주재료인 다시마 외에도 크레미니버섯과 퀴노아, 검은콩, 토마토, 완두콩 단백질이 들어간다. 완두콩 단백질은 미국에서 식물육 버거 바람을 일으킨 주역 가운데 하나인 비욘드미트의 식물육 버거 주성분이기도 하다. 다시마는 몸에 좋은 영양분이 풍부한 슈퍼푸드의 하나로 꼽힌다. 다시마에는 다양한 천연 비타민은 물론 칼슘, 구리, 마그네슘, 철, 칼륨 등의 미네랄, 그리고 요오드와 항산화 물질, 단백질 등 영양성분이 광범위하게 함유돼 있다.

아쿠아의 다시마버거(왼쪽)와 비욘드버거(오른쪽)의 성분표. 빨간색 부분이 포화지방 함유율이다.

_______포화지방 없어...내년 1월부터 일반 판매 시작맛은 어떨까? 마이어스는 “아쿠아버거에 쓰이는 다시마와 버섯은 감칠맛을 낸다”며 “고기처럼 만족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해산물에서 나는 특유의 비린내도 나지 않는다고 회사쪽은 주장했다.마이어스 대표는 다시마버거는 건강면에서도 식물 대체육보다 유리하다고 말했다. 그는 식물육으로 만든 임파서블버거와 비욘드버거에는 포화지방이 일부 들어 있지만 다시마버거에는 포화지방이 전혀 없다는 점을 내세웠다.아쿠아의 다시마버거는 지난 10월부터 로스앤젤레스의 패스트푸드 체인점 허니비버거에서 `시 비'(The Sea Bee)라는 이름으로 시범 판매중이다. 아쿠아는 내년부터 다시마버거를 본격적으로 시장에 내놓기 위해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리퍼블릭'(Republic)을 통해 자본 조달에 나섰다. 이를 기반으로 새해 1월부터는 미국 전역에 매장을 둔 5개 이상 패스트푸드 체인점에 납품하는 한편 일반 판매도 시작할 계획이다. 가격은 패티 12개들이 한 꾸러미에 36.99달러(4만1천원)다. 지난 여름 비욘드버거가 내놨던 10개들이 꾸러미 가격 16.99달러에 비하면 꽤 높은 편이다. 다시마버거가 환경과 건강, 영양 등의 이점을 내세워 식물육이 만든 대체육 시장에서 독자적인 틈새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쿠아는 다시마버거 이후엔 18개월에 한 번씩 너겟, 소시지, 크랩케이크 등 새로운 대체육 제품을 잇따라 내놓는다는 개발 일정을 잡고 있다.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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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hani.co.kr/arti/science/future/972792.html?_fr=mt6#csidx4c4f1f626f1e3229051d4ea74728a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