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에 비친 황량한 제주의 아침바다
공기가 차고 한산한 바다가는 여름과 또 다른 매력이 있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깊은 겨울잠을 아직 떨쳐버리지 봄 바다이기에 북적했던 여름바다와 대비되며 조금은 황량한 바다가 되어 그렇기에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내가 좋아하여 자주 찾아가던 바다를 손꼽아보면 동백나무로 유명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입구의 동백섬에는 바라보는 아름다운 낭만의 푸른 바다와 한 때는 수없이 산책한 부산 기장 죽성리 해변의 고요한 아침의 바다가 있었고. 그 후 울적 할 때면 나를 불어주는 강원도 강릉 경포대 해수욕장과 속초에 가면 수평선이 하늘에 닿은 푸른 바다가 나의 기도가 하늘에 땋을 것 같아서 좋다. 바다는 가식이나 꾸밈이 없어서 좋다. 계절이 지어주는 자연의 옷을 입고 언제나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계절이 이어지는 시기에는 바다 여행지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지만 꼭 그때에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지닌 바다가 있다. 같은 장소를 가더라도 언제 누구와 함께 했느냐. 또 왜 혼자 여행 했는지에 따라 다른 시각을 가질 수 있다.
2011년 5월 내가 지금 묵고 있는 일성콘도 앞 산책코스에서 본 협제 해변의 아침바다는 한나라산 중턱으로부터 쏟아지는 기운으로 삶에 생동감을 가져다 준 바다였다.
이번 여행은 이른 아침부터 궂은비가 내리며 차거운 바닷바람에 아침산책 마저도 하지 못하게 되니 동일 장소의 바다가 왜 이렇게 황량하고 거칠게 보일까? 우리 살아가는 인생의 한 단면도 돌아보면 아름다운 삶이 황량한 바닷가를 걸어온 것 같다. 인생의 삶이란 항상 수고한 것만큼 천수를 누리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공직에 있을 때 바다를 참 좋아하여 안다성 노래 “바닷가에서” 노래 할 때 면 언제나 선곡하던 절친한 친구가 있었는데 정년도 못 채우고 노래말 가사처럼 “나 홀로 두고 쓸쓸하게” 이사관 직에서 공직을 마감하여 가슴 아프게 하였고, 고향 선배님이자 상사이시던 등산 동호인인 그분도 년 전에 세상을 하직 하셨다.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은 다 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다른 것 같다.
제주도와 바다를 말하려면 잠녀를 놓칠 수가 없다. 잠녀(潛女)는 오늘날 해녀(海女)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한일합방 후 일제가 자기들 식으로 붙여놓은 이름이다.
제주도 잠녀의 물 질 은 육신의 먹고 살기위한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삶의 몸부림이었다. 황량한 거친 바다에서 살아가는 잠녀는 그 옛날 기구한 운명을 개척하며 살아온 제주 섬사람들의 상징이기도하다. 물속을 향하는 자맥질 자체가 목숨을 담보로 하는 행위다. 어선을 구할 수 없는 섬사람들에게 자신이 살아오면서 손수 익혀온 자맥질만이 유일한 생명줄이었다.
추운 겨울이라고 가족의 생명줄을 놓을 수는 없는 일이기에 잠녀들은 혹독하게 차가운 겨울에도 바다 물속을 누볐다.
예로부터 제주의 여성들은 밭에서 김을 매지 않으면 바다에서 물질을 해야 하는 운명이었다. 제주의 어린 소녀들은 7∼8세 때부터 헤엄치는 연습을 시작하여 12∼13세가 되면 어머니로부터 두렁박을 받아 얕은 데서 깊은 데로 헤엄쳐 들어가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15∼16세가 되면 바닷 속에서 물질을 시작하여 비로소 잠녀가 되고, 17∼18세에는 당당한 잠녀로 식구들의 든든한 희망이 됐다. 이후 한평생 바다 밭을 일구며 물질인생으로 살아갔다. 전복, 소라, 미역 등 해산물을 채취하기 위하여 바다로 들어가는 잠녀의 모습이 엊그제 인데 우리들이 생활환경과 시대의 변화로 이젠 잠녀들마저 떠나가 버린 바다에 찬바람 휘몰아치고 있어서 내 눈에 들어오는 제주의 바다는 더욱 황량하기만 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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