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콩나물 국밥집 욕쟁이 할머니와 박정희대통령의 일화
애주가 속 풀이 음식으로 즐겨 찾는 것 중에 전주 콩나물 국밥을 빼놓을 수가 없다.
뚝배기에 밥과 콩나물을 넣고 갖은 양념을 곁들여 새우젓으로 간을 맞춘 맛은 담백하고 시원하기가 이를 데 없다.
욕쟁이 할머니가 개발하여 5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전주콩나물국밥집은 예나 지금이나 애주가들이 즐겨 찾는 전주의 명물이 되었다.
'욕쟁이 할머니 집'으로 더 유명한 전주 콩나물국밥집에 얽힌 박정희 대통령의 일화는 아직까지도 세인들의 웃음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1970년대 전주에 지방 시찰 차 머문 저녁에 박정희 대통령께서 술을 마셨다. 다음날 아침 수행원이 욕쟁이 할머니 식당에 가서 콩나물 국밥을 배달해 달라고 했다.
그러자 욕쟁이 할머니는 “와서 처먹든지 말든 지해!”하며 소리를 질렀단다.
욕쟁이 할머니의 불호령에 그냥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수행원은 그 사실을 박대통령에게 알렸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박대통령은 껄껄 웃으며 손수국밥집을 찾아갔다.
그러나 대통령이라고 생각지 못한 욕쟁이할머니는 평소대로 욕지거리를 퍼부었단다.
“이 놈 봐라. 니놈은 어쩌면 박정희를 그리도 닮았냐.
누가 보면 영락없이 박정희로 알 겄다, 이놈 아.그런 의미에서 이 계란 하나 더 처먹어라.
욕쟁이 할머니와 따뜻한 서민 대통령의 거짓말 같은 실화는 지금까지도 전주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욕쟁이 할머니님과 박정희 대통령과 그렇게 만났다가 이승을 등지신지 오래된 일이지만 당시를 기억하시는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리며 이제는 훈훈한 일화가 되어 각박한 세상에 따뜻한 인간미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인간의 삶이란 하늘이 정해둔 순리에 따라 그렇게 살아가고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어릴 때 읽었던 명심보감 순명 편에 이런 글귀가 있다.
萬事分已定이어늘 浮生이 空自忙이니라.만사분이정이어늘 부생이 공자망이니라.
모든 일은 분수가 이미 정해져 있는데도 세상 사람들은 부질없이 스스로 바쁘다
아무리 인간이 몸부림쳐도 소용없으며 하늘의 이치에 맞추어 살아간다면 그것이 하늘의 뜻을 거서라지 아니하고 살아가는 옳은 길이 아닐까싶다.
당시 전주 콩나물 국밥을 드시던 박정희 대통령은 전주 근처의 익산 처녀를 며느리로 맞이하게 될 줄을 꿈이라도 꾸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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