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와 동치미 추억
고구마와 동치미는 농경사회에 살았던 시절에는 우리민족의 식생활에 비중을 차지하던 음식들이다. 내가 어린시절을 보낸 당시에는 먹을거리가 귀하여 겨울 내 사랑방에서 세끼 꼬기 등 영농준비를 하기위하여 긴긴 밤을 보낼 때 당연히 야식으로는 삶은 고구마에 시원한 동치미국물 한 그릇에 흐뭇해하시던 당시의 어른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단지 허기를 채우기 위하여 먹었던 그 음식이 건강식품으로 인정받아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와 귀중한 대접 받고 있다.
동치미 김치는 겨울 동치미와 봄 ·여름 동치미로 나뉘는데, 겨울 동치미는 자그마하고 매운 맛이 있고 물기가 많은 무를 골라 껍질이 있는 채로 깨끗하게 씻는다. 소금에 무를 굴려 묻혀서 항아리에 담아 2일 간 그대로 절여 둔다. 이때 무에 소금이 배어서 수분과 무의 수용성 성분이 방출되어 국물이 흥건히 생긴다. 이렇게 되었을 때 소금간을 맞춘 물을 준비하고 마늘 ·생강 저민 것, 파를 통째 썬 것을 거즈 주머니에 넣어 무 사이에 끼워 떠오르지 않게 한 다음 무를 넓적한 것으로 살짝 눌러놓고 준비한 소금물을 붓는다. 여기에 껍질 벗긴 배를 통으로 넣으면 더욱 맛이 좋다.
동치미는 겨울 음식입니다.
1970년대 이전에는 서민들의 먹고사는 생활수준이 참으로 어려웠다. 특히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갖가지 채소와 과일이 풍성한 여름에 비해 겨울에는 거의 멋거리가 없다시피 하여 신선한 채소의 섭취가 어려웠습니다.
이런 때에 한겨울이 되면 고작 콩을 길러 콩나물을 길러 음식 재료로 사용하는 게 고작이었으므로, 신선한 채소를 섭취하는 방편의 하나로써 김장을 담그게 된 것인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동치미였습니다. 우선 재료가 간단하고 추운 겨울에 보관이 수월하였기 때문에 인기가 있었습니다.
김치를 위주로 한 김장은 이해가 가는데 이 동치미가 겨울 음식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쉽게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인체가 여름과 겨울에 체열의 분포가 상반되는 데에 있습니다.
한의학적으로 인체는 여름이면 피부로 열기가 집중되고 복부 깊은 곳은 상대적으로 냉하여집니다. 이것은 더운 기후 탓에 쓸데없는 체열을 빨리 땀구멍을 통해 배출하기 위한 생리 현상인 것입니다. 반면에 추운 겨울에는 체열을 허비하지 않기 위해 체열을 복부 깊이 집중시킵니다. 즉 체열을 보호하여 오장육부의 활동을 저해하지 않기 위한 배려입니다.
이러다 보니 한여름에는 복부가 피부보다 냉하기 때문에 찬 음식을 잘못 섭취하면 설사를 일으키고 배탈이 나기 쉬운 것입니다. 반면에 한겨울에는 체열이 지나치게 복부 속으로 집중되어 오히려 답답함을 느끼게 되고 내장의 활동에도 오히려 지장을 받기가 쉬어집니다. 그래서 적당히 복부 깊은 부위의 열을 흐트러뜨리는 작용이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찬 음식이나 음료를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운동량이 여름에 비해 훨씬 적은 겨울에 덥고 기름진 음식 위주로 식사를 하다 보면 잘 소화를 시키지 못하고 배가 더부룩해지거나 입맛을 잃게 되기 쉬운데 이때 적절한 소화 효소를 지닌 동치미가 제격인 것입니다.
동치미의 주재료는 무인데, 무에는 디아스타제라고 하는 소화 효소가 다량 함유되어 있고, 동치미 국물은 시원한 탄산맛과 무기질, 비타민, 유기산 유산균, 기능성 건강 물질 등을 두루 함유하고 있는 천연 이온건강음료다.
동치미에 들어 있는 파, 고추, 마늘, 생강은 젖산균의 조기발생을 억제하여 산도의 급격한 증가를 방지해주고, 소금은 채소 속에 들어 있는 소화효소의 용출을 촉진시킨다. 동치미국물은 숙성이 진행되면 산도의 증가에 따라서 수소이온농도가 점점 낮아지며 국물 속에는 젖산균, 효모, 부패균의 순으로 미생물이 발생한다.
동치미 국물이 소화 능력을 갖게 된 이유는 파, 고추 마늘, 생강 속에 들어있던 녹말 분해효소가 소금 절임의 과정을 통하여 동치미 국물 속으로 녹아나왔기 때문이고, 동치미국물 속에 발생하는 젖산균들을 잡아먹고, 중금속(광물질)을 먹으며 몸속에 피를 깨끗하게 정화해준다.
동치미는 담근 직후부터 찬 곳에 보관하는 것 보다 적당히 숙성시킨 다음 찬 곳에 보관하면 소화 능력을 꾸준히 유지시킬 수 있으며 조기부패를 방지 할 수 있다.
고구마를 먹으면 장내 미생물의 발효로 배에 가스가 차기 쉬운데 동치미는 무속에 우러나는 디아스타제가 소화를 도와 고구마를 속 편히 먹을 수 있게 해준다. 또한 고구마의 칼륨이 동치미의 나트륨을 배출시키기 때문에 성인병예방에 좋다.
고구마는 건강식품으로 근래 관심을 가지게 된 후로 군것질 거리로 밀려 있다가 다시 주요한 식품으로 우리들의 식탁에 등장하게 되었다. 고구마는 밥보다 칼로리가 적으면서 위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한다. 또한 고구마에 풍부하게 들어 있는 식물성 섬유가 장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해 변비를 해소하고 "야라핀"이 변을 무르게 해 꾸준히 먹으면 숙변을 내보낼 정도의 배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 칼륨의 이뇨작용과 비타민 E의 혈행 촉진작용 등이 가세, 다이어트 효과를 높인다.
또한 고구마는 체력과 기력을 좋게 하는 약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약효는 다이어트로 잃기 쉬운 스태미나를 보충하며 피로 회복 효과가 있기 때문에 컨디션을 좋게 유지한다. 고구마는 여러 한방서적에서도 언급하고 있는데 비장과 위를 튼튼히 하고 혈액을 편안하게 하며 따뜻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 오장을 튼튼하게 하며, 이질과 음주 후 설사, 어린이의 영양부족과 만성소화불량에 좋다고 한다. 고구마에 멥쌀에 물을 붓고 죽을 쑤어 먹으면 비장과 위장을 건실하게 강화 할 수 있다.
고구마에는 섬유질 뿐만아니라 수지배당체인 하얀 수지성분(고구마를 자르면 하얗게 나오는 진)이 배변을 도와주므로 炷 예방 및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데 껍질채 고구마를 찌거나 삶아서 먹으면 탈도 나지 않는다. 고구마는 배변을 좋게 하기 때문에 피부가 좋아지게 하기도 한다.
고구마는 또한 칼륨이 매우 많이 들어 있는 야채중에 하나인데 긴장이나 스트레스, 무력증 등에 좋은 음식이며 칼륨의 나트륨을 배설시키는 효과로 고구마를 김치 등과 같이 먹는 것은 매우 합리적인 것이다. 고구마는 섬유가 많고 아마이드라는 성분이 있어서 세균번식이 쉬워서 창자안에서 발효가 일어나 가스가 발생하기 쉽다.
고구마에는 탄수화물, 조섬유, 칼슘, 칼륨,인,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등이 들어있어서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중의 하나이며, 소량의 지방, 비타민 B2등도 들어있다. 또 고구마에는 항산화작용을 나타내는 폴리페놀 화합물인 클로로겐산과 배변에 도 遲 주는 하얀 진인 수지배당체가 들어있다.
몇 몇 암, 특히 폐암에 대한 연구에서 고구마는 폐암을 잘 예방하는 삼대 적황색 채소~고구마, 호박, 당근~중의 하나로 뽑혔다. 특히 노란 고구마는 암을 예방한다.
고구마 껍질의 보라색과 붉은색 색소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은 세포의 노화를 막고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 또한 속이 노란 고구마일수록 항암효과가 높다. 고구마의 섬유질은 배변을 도와 만성변비로 인한 대장암 등의 질환을 예방한다.
고구마의 주성분은 당분이기 때문에 비만증,고혈압,당뇨병,심장질환을 앓는 사람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고구마에는 베타 카로틴이 많아서 피부색이 약간 황색, 황갈색이 될 수 있는데 먹기를 중지하면 사라지고 독성은 없다. 고구마는 100g당 130kcal로 열량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설탕을 넣어 조리하거나 과식하면 다이어트하는 데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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