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하는 즐거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에서는 입동전후로 하여 김장을 담기위하여 김장 시장을 보게 된다. 배추를 들여오면 소금물에 배추를 적시면서 절인다. 배추를 절이는 시간은 10여 시간이 알맞다. 배추를 절이는 동안에 양념거리를 다듬고, 무를 손질하여 배추소를 준비한다. 알맞게 절인 배추를 3~4명이 물가에 둘러앉아 차례로 건네 가면서 깨끗하게 헹궈 큼직한 채반에 놓아 물기를 뺀 다음 자배기나 양자배기에 소를 담아 놓고 3~4명이 둘러앉아 김치소를 넣는다.
김치소의 기본재료는 무채선 것, 미나리, 갓, 파, 마늘, 생강, 젓국, 소금, 고춧가루, 청각 등이고 표고버섯, 생굴, 조기젓, 생새우, 생선살(생선, 낙지, 생태) 등을 넣기도 한다. 배추 소를 넣으면서 배추의 노란 속잎을 한두 장씩 싸서 속대쌈을 만든다. 품앗이 관습은 우리의 공동체 의식에서 생긴 농경 생활 상부상조하던 아름다운 풍습의 하나이었다.
김치의 역사와 어원
김치의 어원은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의미의 '침채(沈菜)'는 '팀채', 혹은 '딤채'로 발음되었는데 구개음화로 인해 '짐치'가 되었다가 오늘날의 '김치'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김치류에 관한 최초의 기록은 중국의 『삼국지』「위지동이전」고구려조로 "고구려인은 술 빚기, 장 담그기, 젓 갈등의 발효음식을 매우 잘한다."고 씌어 있어 이 시기에 이미 저장발효식품을 생활화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에는 신문왕이 683년에 왕비를 맞이하면서 내린 폐백품목 가운데 간장,된장,젓갈류가 들어있어 발효식품이 널리 퍼졌음을 알려준다. 즉 김치류는 3000년 전부터 중국에서 '저(菹)'라는 이름으로 나타나기 시작해 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에 전래되어 통일신라시대, 고려시대를 거치는 제조방법이 변천 되어 왔다. 이 때까지만 해도 김치류는 무우를 주원료로 한 동치미, 짠지 장아찌가 주를 이루었을 것이다.
오늘날 김치에 사용되는 주재료에 의해 김치를 분류할 수 있다. 크게 김치류,깍두기류,동치미류.절임류,짠지류,식혜류 등으로 구분할 수 있고, 이것을 세분하면 100여종이 훨씬 넘는다.
통배추와 고춧가루를 주원료로 한 김치류는 조선시대 중반이후에 결국 배추와 고추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보급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배추통김치는 배추를 소금에 절였다가 씻어 건지고 소를 버무려 잎의 사이사이에 고루 끼워 담은 월동용 김장김치로 김치 속은 무채 갓 미나리 청각 파 마늘 생강 고춧가루 외에 젓갈과 해물을 곁들여 넣어 맛과 영양을 돋워 주는 김치이다.
백김치는 경기지방의 대표적인 김치로 간이 짜거나 맵지 않고 싱거운 편이다. 김치의 종류도 다양하며, 젓갈류는 새우젓을 많이 쓰고 있다. 통째로 배추를 소금에 싱겁게 절였다가 배춧잎사귀 사이사이마다 무채 미나리 잣 배 밤 실고추 석이버섯 마늘 생강 굴 새우 등으로 속을 넣어 소금물을 부어 깨끗하고 맵지 않게 담가 익힌다.
지역별 김치
김장김치는 지역에 따라 다른데, 그것은 기온차이에서 비롯한다. 북쪽지방에서는 기온이 낮으므로 소금 간을 싱겁게 하고 양념도 담백하게 하여 채소의 신선함을 그대로 살리는 반면 남쪽 지방에서는 짜게 한다. 소금만으로 짜게 하면 맛이 없으므로 젓국을 많이 쓰며, 고기국물을 섞기도 한다. 따라서 북쪽의 김치는 국물이 많고 담백하며 산뜻하고, 남쪽의 것은 빨갛고 진하며 국물이 거의 없다. 중부지방의 것은 고추와 국물을 적당히 써서 약간 붉은빛이 돌고 국물도 적당하다.
그러나 이러한 특색은 지역간의 교류가 많아지면서 어느 곳에 살든지 각기 자기의 기호대로 김치를 담그게 되었으므로, 서울 안에서도 여러 지방의 김치가 혼합되어 큰 특색이 없어졌다. 젓갈도 여러 가지를 혼합하여 쓰고 있다. 충청과 경기지역에서는 까나리 젓이라는 액젓이 널리 쓰인다.
서울․경기도
짜지도 싱겁지도 않으며 온갖 김치가 다 모여 있지만 역시 섞박지, 보쌈김치, 총각김치, 깍두기가 유명하다. 젓국은 새우젓, 조기젓, 황석어젓 등 담백한 것을 즐겨 쓰며 여러 지방 사람이 모여 살면서 생새우, 생태, 생갈치 등을 함께 넣거나 멸치젓도 많이 사용하게 되었다.
강원도
젓국을 많이 쓰지 않으며 동해의 싱싱한 생태와 오징어를 넣어 특색 있게 만든다. 배추김치에 소를 넣는 것은 중부지방과 같으나 생오징어 채와 꾸득꾸득 말려서 잘게 썬 생태에 소를 버무려 넣고, 무를 큼직하게 썰어 고춧가루로 버무려 켜켜로 집어넣는다.
충청도
간도 알맞고 서울ㆍ경기지방에 비해 소박하며 갓, 미나리, 대파, 삭힌고추, 청각 등을 잘 쓴다. 배추와 무는 배추짠지, 무우 짠지라하여 통으로 담그며 간을 층층으로 하여 여러 독 담근다. 또 배추와 무를 큼직하게 썰어 반반 섞은 섞박지는 깍두기 버무리듯 하여 젓국 달인 국물을 붓는다. 조기젓, 황석어젓, 새우젓을 많이 쓰며 총각김치도 많이 담그는데 서울의 깍두기 같지 않고 양념을 적게 넣어 시원하다.
경상도
남해 지방에서는 마늘, 고추는 많이 쓰지만 생강은 많이 안쓰며, 배추는 짜게 절여 물기를 눌러서 짠 다음 젓국을 많이 넣은 소를 넣고 차곡차곡 눌러 담는다. 특히 젓갈을 많이 사용하는데 멸치젓이 유명하다. 서울에서처럼 텁텁한 멸치젓이 아니라, 잘 삭아 불그스레하고 맑은 간장 같다. 흔히 액젓이라고 하지만 '멸장'.'어자이'라고 하여 모든 음식에 간장 쓰듯이 쓰기도 한다. 생갈치도 많이 넣는데 날 것을 잘게 썰어 고춧가루와 소금으로 간을 했다가 김치 소를 버무릴 때 넣는다.
전라도
양념을 많이 해서 맵고 짠 편이지만, 찹 쌀풀을 넣어 국물이 진하고 감칠맛이 난다. 남해와 서해를 끼고 있어 해산물과 젓갈의 종류가 많은 전라도는 조기젓, 새우젓도 쓰지만 멸치젓을 많이 쓴다. 고춧가루를 많이 넣으며 통깨와 밤 채를 고명으로 쓴다. 특히 고춧가루는 가루로 쓰는 것이 아니라 분마기에 걸쭉하게 간 고추에 젓갈을 듬뿍 넣은 고추양념을 미리 만들어 두었다가 사용한다. 얼큰한 김장김치, 씁쓸한 고들빼기김치를 많이 담그며 나주의 동치미, 해남의 갓김치가 유명하다.
제주도
기후가 따뜻해 김장이 따로 필요 없다. 김치 종류도 많지않고 오래 먹을 만큼 담그지 않는다. 동지김치가 유명한데, 음력정월에 밭에 남아 월동한 배추로 담근다. 망울을 맺은 연한 노란 꽃을 소금물에 절였다가 건져 멸치젓, 마늘, 고춧가루로만 버무려 잠깐 익히면 맛이 아주 상큼하다.
김치의 기능
항균작용을 한다
김치는 익어감에 따라 항균 작용을 갖는다. 숙성 과정중 발생하는 젖산균은 새콤한 맛을 더해줄 뿐만 아니라, 장속의 다른 유해균의 작용을 억제하여 이상 발효를 막을 수 있고, 병원균을 억제한다.
섬유소로 장염, 결장염을 예방한다.
김치 원료가 되는 채소는 자체에 다량의 섬유소가 함유되어 있어 변비를 예방하고 장염이나 결장염 같은 질병을 예방해 준다.
젓산균(유산균)정장작용
김치에 사용되는 주재료들은 공통적으로 수분이 많아서 다른 영양소의 함량은 낮게 나타나지만 유산균은 장내 유해세균의 번식을 차단, 위장내의 단백질 분해효소인 pepsin분비를 촉진시키며 장내 미생물 분포를 정상화시켜 정장작용을 돕는다.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식품인 김치는 숙성함에 따라 젖산균(유산균)이 증가하고 요구르트와 같이 장내의 산도를 낮춰 유해균의 생육을 억제시키는 정장작용을 한다. 일반적으로 PH4.6~4.2, 산도 0.6~0.8 정도가 김치의 맛도 좋고 비타민C의 함유량도 가장 높다.
산중독증 예방
김치는 육류나 산성식품을 과잉 섭취시 혈액의 산성화로 발생되는 산중독증을 예방해 주는 알칼리성 식품공급원이다
성인병예방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주는데 비만, 당뇨병, 소화기계통의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항동맥 정화 및 황산화항노화 기능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김치의 섭취는 혈중 콜레스테롤의 양을 감소시키고 Fibrin을 분해하는 활성을 가져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흰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김치 섭취는 간의 지방질 농도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치는 비타민C, β-Carotin, Phenolic 화합물, 클로로필 등의 활성성분에 의해 항산화작용을 거치므로 노화를 억제하며, 특히 피부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김치는 항산화 활성이 있는데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 차이를 보였으며, 숙성적기의 김치에서 가장 높았다
김치의 항암효과
김치의 주재료로 이용되는 배추 등의 채소는 대장암의 예방효과가 있고, 마늘은 위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마늘은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음식의 양념으로 쓰이며, 특히, 김치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재료이다. 마늘의 강하고 매운 냄새와 맛 때문에 사람들이 먹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 마늘의 항암효과가 발견되면서 마늘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들이 건강식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생리대사 활성화 효과
김치의 주 부재료인 고춧가루에는 켑사이신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어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여 소화작용을 도와주며 비타민A와 C의 함유량도 많아 항산화 작용을 한다. 그 뿐만 아니라 마늘에 함유되어 있는 스코리지닌은 스테미너 증진효과가 있으며 아리신 성분은 비타민B₁의 흡수를 촉진하여 생리대사를 활성화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또한 생강에 함유되어 있는 진저롤은 식용증진 및 혈액순환에 좋은 효과가 있다
미래의 식품
김치는 그 영양학적 가치가 과학적으로 입증되기 시작하면서 국내외의 많은 영양학자들에게 '미래의 식품'으로 손꼽히며 전 세계로 활발하게 수출되고 있다.
처음으로 김치가 외국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외국으로 이주해 간 교포들에 의해서 옅다. 중국, 러시아, 하와이, 일본 등으로 이주해 간 한국인들은 김치에 대한 향수를 잊지 못해 현지에서도 어렵사리 김치를 담가먹기 시작했고 주변의 외국인들에게도 퍼져나가기 시작했던 것이다.
따라서 전 세계 어느 곳이나 한국인이 사는 곳이면 김치가 있게 마련이고 특히 한국 교포가 많은 미국, 일본 등에서는 포장 김치를 쉽게 살 수 있다. 과거에는 교포사회에서만 담가 먹거나 판매되던 김치가 여러 가지 영양학적 효능이 알려지면서 외국인들에게도 각광을 받게 되어 이제는 세계 어느 곳에나 김치는 각광 받는 식품이 되었다.
이처럼 김치는 그 영양학적인 가치와 독특한 맛이 인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세계인의 김치로 정착되고 있다.
김장은 주부가 가족에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이다.
위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민족의 역사와 함께 유구한 세월 속에 우리 곁에 자리 잡게 된 훌륭한 식품인 김치에 대하여 일부 인들 중에서는 너무 귀한 식품인줄 모르고 등한시하여 예전엔 한철 농사로까지 여기던 김장을 힘들다는 핑계로 김장을 담지 아니하고 획일적인 맛으로 생산되는 저렴한 공장 김치나 저가로 수입되는 중국산 김치를 애용한다는 뉴스를 접할 때 가족이나 국민 건강측면에서 심히 우려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힘들고 시간의 제약이 따른다고 하드라도 조상이 물려준 지혜를 터득하여 내사랑하는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김장만은 이웃이나 근교에서 무 농약으로 재배된 재료를 구입하여 국산 천일염으로 절여 가족의 기호에 맞는 김장을 하는 것이 가족에 대한 주부로서 당연한 의무가 아닐까?
단 몇 포기만이라도 내 사랑하는 가족의 건강을 염원하는 마음이 있다면 아직 김장준비를 하지 아니한 분들은 김장시장에 나가보시면 어떠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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