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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무대

대선 후보 동행취재 ④ 문국현의 24시 [중앙일보]

대선 후보 동행취재 ④ 문국현의 24시 [중앙일보]
`난 보수 기반한 개혁주의자`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28일 부인과 함께 명동에서 선거유세를 하다가 일본인 관광객과 펠리컨 인형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강정현 기자]
28일 정오를 넘긴 서울 명동 입구.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가 연단 차량에서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일자리가 우리의 첫째 과제다. 500만 일자리와 강한 중소기업을 만들어 200만 명 청년실업을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고 외쳤다.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시던 직장인들이 그의 연설에 발길을 멈췄다.

그는 27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 유세지로 출퇴근 시민들이 북적대는 지하철역을 택했다. 서울 구로역과 신촌역, 서울역 등을 돌았다. 그런 뒤 오후 10시쯤 귀가했다. 집에선 부인 박수애(53)씨와 쓰레기를 버리기 위해 집 밖에 나갔다가 아파트 주변을 30분 돌았다. 그는 유세 첫날의 느낌을 부인에게 설명했다. 부인 박씨는 시어머니의 김장 준비를 얘기했다고 한다.

문 후보를 이날 자정께 서울 도곡동 아파트 자택에서 만났다.

-문 후보는 130억원대의 재산가이면서 비정규직 철폐를 주장한다. 다국적기업 CEO 출신인데 반부패를 강조한다. 본인은 보수인가 진보인가.

"좋은 보수는 건강하다. 실력이 딸리면 좌파나 색깔론으로 몰아 가는 열등 보수가 문제다. 나는 보수를 바탕으로 한 개혁주의자다. (보수라는) 제1의 길이나, (진보라는) 제2의 길이 아닌 제3의 길을 가는 (우리 같은) 사람이 오히려 건강한 보수다."

-제3의 길이란 무엇인가.

"성장-분배의 이분법이 아닌 새로운 통합론이다. 예컨대 경제에선 작은 정부, 교육.복지에선 큰 정부다. 또 남북이 죽도록 싸우는 게 지난 남북관계인데 이회창 무소속 후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 방식이다. 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은 남북 화합에 나섰다. 나는 더 나아가 남북.미 화합을 말한다. 한.미 우방관계를 강화하고, 북한도 미국과 적대 관계를 청산토록 하는 것이다."

-미혼의 두 딸이 5억원 넘는 주식.예금을 보유한 것으로 선관위에 신고돼 논란이 됐다.

"내 통장을 관리하던 집사람이 제 돈 일부를 딸 통장에 넣었다가 올 들어 다시 내게 돌렸다. 남편인 내 책임이다."

-대통합민주신당에선 후보 단일화 목소리가 여전하다.

"한나라당이 과거의 부패라면, 대통합민주신당은 현재의 국민 실망을 상징한다. 우리는 제3의 길을 가는데 자꾸 한집안이라고 하니…. 국민은 신당과 결별한 것 아닌가. 민심에 기반하지 않은 세력 통합은 효과가 없다. (신당 정동영 후보의) 백의종군 같은 희생이 있어야 국민 감동이 나온다."

-문 후보는 정치적 기반이 약한데.

"의원 숫자는 선관위에서 보조금 받을 때나 혜택이 있다. (신당은) 장수만 140명이지, 민심이라는 병사가 없다. 국민은 먹고살기 바빠 선거를 볼 시간도 없다. 마지막 3일간 국민은 의외로 쉽게 바뀔 것이다."

-대통령이 되면 내각은 어떻게 꾸리겠나.

"박원순 변호사, 안철수(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씨,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조동성 서울대 교수 등 좋은 분들이 떠오른다."

-총선도 염두에 두나.

"총선에 안 나갈 사람이라면 뭐하러 당을 만들겠나. 내년 총선에선 대거 물갈이될 것이다."

채병건 기자 , 사진=강정현 기자

2007.11.29 04:42 입력 / 2007.11.29 06:58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