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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죽음 앞둔 그가 마지막 남긴 말은 뜻밖에도…

죽음 앞둔 그가 마지막 남긴 말은 뜻밖에도…

오랫동안 운동 신경 장애를 앓아온 뉴질랜드의 한 50대 남자가 병상에서 죽음을 며칠 앞두고 42년 전에 훔친 기름값을 갚아달라고 부인에게 신신당부했다고 뉴질랜드 신문들이 18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5주전 타우랑가에 있는 한 병원에서 생을 마감한 이반 스탠든(58) 은 병문안 온 친구와 담소를 나누다 42년 전인 16세 때 정부 소유 유조트럭에서 휘발유를 조금 빼내 자신의 자동차에 넣었던 사실을 기억해내고 부인에게 기름 값을 물어달라고 부탁했다.

이반은 당시 훔친 기름을 현재 시세로 환산할 경우 대충 40 달러어치 정도 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남편으로부터 부탁을 받은 부인 리즈는 즉시 행동에 나서 수신자를 '뉴질랜드 정부'라고 쓴 수표와 짤막한 사연을 담은 편지를 타우랑가 지역구 출신의 봅 클락슨의원에게 보내 정부에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리즈는 "남편이 친구와 지금까지 서로 남의 물건을 훔쳐 본 적이 한 번도 없는지를 놓고 얘기를 나누다 42년 전 일을 떠올렸다"면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남편은 자신이 곧 세상을 떠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잘못된 일들을 모두 바로잡고 싶어 했다"고 말했다.

리즈는 남편이 훔친 기름 값을 어림짐작으로 환산한 뒤 지역구 의원을 통해 정부에 보내주도록 부탁했다면서 남편이 숨지기 전에 쪽지를 써 내용을 모두 읽어주고나서 수표와 함께 봉투에 담아서 보냈다고 밝혔다.

리즈가 쓴 쪽지에는 "최근 며칠 동안 남편이 그 동안 살아온 인생을 반추하면서잘못된 일을 바로 잡아달라며 저에게 편지를 쓰도록 했습니다. 그가 잘못한 일을 용서해주시고 당시의 기름 값을 여기 동봉하오니 거두어들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클락슨 의원은 "이미 고인이 된 내 아버지도 살면서 뭔가 잘못한 일이 있었는지죽음을 앞두고 양심을 깨끗하게 씻고 싶어 했었다"면서 "양심이라는 게 좋든 나쁘든현실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내온 수표는 정부를 대신해 이미 다 용서받았다는 말과 함께 부인에게 돌려줄 생각이라고 밝혔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동아일보 /입력2007.10.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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