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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왜 난들이 죽어 갈까?

 

왜 난들이 죽어 갈까?



무더위가 저만큼 물러나고 제법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불며 서늘함 속에서 푸른 난의 잎도 윤기를 더해가는 9월 달이다. 올해는 어느 해도 보다 난을 배양하기에는 안성마침의 해였다고 생각된다. 긴 여름 장마 속에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유지되어 난에 밀어 닥치는 병해가 없었다. 잘 키워온 춘란포기들이 꽃대를 메 달고 나오는가하면, 한란도 서서히 꽃대를 밀고 올리고 있다.

애란 가에게 9월은 분명히 란을 통하여 성취감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달이다. 그러나 개중에 여름철 관리를 잘못한 애란 가를 는 애석하게 하는 달이다. 여태 외관상 탈 없어 보이는 난들이 이차 성장기를 앞두고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가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창조된 생명체는 자의든 타의로든 어느 하나 죽어지는 것을 바라는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중에서도 난을 배양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서 고가로 매입하여 애지중지하며 정성을 다해 키우고 있는 난에 대하여는 더 말할 이유가 없다.

그러나 현실은 난을 좋아하면서 무지하여 숱한 난을 해마다 죽이고 있다. 난도 생명력이 있기 때문에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려고 눈에 보이지 아니하는 발버둥을 치고 있을 것이지만 죽어가는 난들은 모두가 애란 인들의 잘못이다.


난이 죽는 이유는 간단하다.

죽게 되어 있는 난이 있고, 자신이 우매하여 애란인 스스로가 죽이고 있다. 살아있는 생명체는 자신의 수명과 삶이 부여된 기간의 수명을 다하기 전에 결코 죽지 아니하게 되어 있다.죽는 그 이유를 다 지적하가는 어렵지만 몇 가지 배양방법만 고쳐도 난을 죽게는 아니할 것이다.



첫째 난이 배양될 자리가 자연에 적응하여 갈 수 있는 그런 환경인지 난에게 물어보라. 그리고 통풍과 습도 온도가 맞는지 항상 체크하여 임의로 맞추어 주어야한다. 그렇지 못하면 자연으로 돌려 보네라.



둘째로 한국의 모든 초보자 애란인들은 남의 말을 잘 듣는 것 같다. 난을 몇 년 키웠다면서 모두가 그 분야의 대가 행사를 하며 신뢰 되지 아니하는 이론들을 펴고 있다.

난 배양을 위해 무슨 비료 얼마를 몇 번 주어야하고 약재를 언제 살포하고 이런 식이다.

이러다 보니 초보 난인은 잘 키워 보겠다는 욕심이 앞서 표준치를 항상 넘기게 되고 필요하지도 아니한 약제를 살포하여 도리어 난을 질식시키고 있다.

다른 식물도 그런 경향이 있지만 란에는 환경과 조건이 일치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한 공식은 없다고 본다. 그러므로 애란인 스스로 자신의 환경에서 터득 할 수밖에 없다.

자연에서 자라는 난에 약제 살포 하였다는 말 들어 본일 없고 산에 난 비료 주었다는 이야기 들어본 일 없다. 그러기에 자연조건을 맞추어 주는 노력만이 난을 살리는 길이다. 한정된 분속에 생명력을 유지 해 가기 때문에 때로는 극소량의 영향제도 필요할 수 있다 사실은 인정하지만 어느 정도 구입한 난에 대하여 알고 난후의 일이라는 것이다.


특별히 산채 품을 구입한 경우나 자신이 채집한 경우에 결코 2년간 무 비료 질이 원칙이다.

잘 키워 보겠다는 욕심에서 비료 질하면 비료 과다현상으로 약해 로 인하여 고사하고 만다. 큰 포기라도 약해와 비료장애로 고생하기는 마찬가지였다고 경험이 입증했다.


생강근포기는 더욱 세심한주의 가 필요하며 성촉을 만들기만 정말 힘들고 고된 세월이 소요되었다. 그러나 생강근에서 나온 기대주가 주는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재래 중국란은 비료를 요구하지만 자생란은 산채시기가 짧을수록 큰 비료를 요구하지 아니하며 3-4년 후에도 성장정도를 확인하며 옅은 비료를 주어야한다.

자생란을 중국란과 일본란과 같은 조건에 맞추어 관리하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 집단을 달라하여 관리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생각한다



셋째 물 조리를 발이 약하고 가는 것으로 바꾸어 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경우에도 수도꼭지에 호스를 연결하여 관수하는 것은 금물이며 그렇게 할 바엔 난을 키우지 말고 집어치우라고 하고 싶다. 이렇게 하면 난 대가라고 자부하지만 배양하고 있는 난들은 연부 및 각종 병을 불러일으키며 어린난들이 살아나기 어렵다.


수도 물은 직접주지 말고 약제가 날아가도록 에어를 넣어 희석 후 사용해보라. 그리고 관수 할 때는 애정을 가지고 온화한 마음으로 부드럽게 어루만저주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물주는 시간과 자세에서 난과 대화하는 가져야한다. 바쁘다는 핑계로 정신 나간 사람처럼 난을 대하여 놓고 잘 자라주기를 바란다는 것 자체가 죄악이며 생명에 대한 저주가 아닌지 묻고 싶다.

열 번 서물 번도 좋다. 난에게 잘 자라 달라고 빌고 빌어라. 사랑하는 대상에게 애정을 쏟아 부어라. 우주에 있는 모든 생명체는 애정에 대하여 배신하지 아니하고 언젠가 보답하게 되어 있다. 이것은 우주의 섭리이고 신의 마음이다. 이렇게 생활하는 긴 세월 속에서 애란 인의 성품도 부정적이 성향이었다면 긍정적으로 바뀌어 지고 삶의 태도도 변화를 초래한다. 그러기에 성현들은 난을 붓으로 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난 키우기 위해 노력 했다고 본다.



넷째 통풍만 제대로 되면 약제 살포는 무시해도 된다. 약제 살포로 병든 난을 살려냈다는 소리는 아직 못 들어 보았다. 약제 살포는 사전 예방용일뿐이고 약제를 살포하면 병이 오지 아니하는 것으로 믿게 되고 또한 병든 난이 살아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한번 찾아온 난은 회복하기 어렵다. 나의 경험으로는 되살아나는 데는 너무도 긴 세월이 필요하며 어떤 경우에는 15년이 소요 되어 지금겨우 난 구실하려는 것도 있고 거의 약제처리다 무어다해도 고생하다가 4-5년 만에 상처만 안겨주고 달랑 외소한 한 두촉이 되어 가족 모르게 가슴 조이게 하며 죽어 갔다. 적은 봉급생활에서 큰 마음먹고 나 혼자만의 취미 생활을 위하여 그런 미친 짓을 하다니 지금도 생각하면 가족들에게 죄송할 뿐이다

초창기 난상들이 일본현지에서 병든 난을 수입해 오면서 그래도 양심이 있었던지 약제들을 동시에 수입해왔으며 잘못된 인식이 고착 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난은 약제가 필요하지 아니한 식물이다.



다섯째 꽃대를 함부로 올리면 난을 죽이는 지름길이다. 큰 포기가 되어도 난은 꽃을 한번 피우면 세력회복에 힘들고 잘못하면 다음해에 병을 물고 온다는 사실이다. 사람에다 비유한다면 산고를 치리하는 영향 실조한 우리네 가난했던 시절 시골 아낙네를 닮았다 하면 말이 될지 모르겠다.



여섯째 병든 난은 죽게 되어 있다. 자신이 하나님도 아닌데 무슨 재주로 살릴 수 있나?

난이 돈이 된다고 하여 우리주위엔 온통 돈만 생각하는 비양심적인 애란인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특별히 여름엔 한 두촉이나 분주 한 촉 구입은 금물이다. 병들었던 일본한난이며 춘란 색화들과 한국 자생란 중 여름에 종로에서 투자한 그 많은 난들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길 없다.


난을 죽이지 아니하고 잘 키운다는 것은 간단하다. 병증이 없는 우수하고 건강한 난을 믿을 수 있는 사람한테서 분양받아서 일년 열 두달을 지금 자연에서 어떤 환경 속에 살아가고 있을지를 생각하며 항상 애정을 가지고 조건을 맞추어 간다면 당신은 최고의 배양자가 다 될 수 있다.

난의 수입자유화 바람타고 우리들 곁에 들어 온지 어언 30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막연히 들어서 알고 있는 지식에 회의를 가지고 이제는 하나씩 검증하며 확인해 나갈 때가 되었다.

삼십년 전 일본에서 들어온 지식이 수정 없이 그대로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정보가 맞을 수 없겠는가?



끝으로 근래는 원예업계 재배 기술의 발달로 난이 이제 상업적인 선물용로 둔갑한 시대에 접하고 있다, 소모품인 난에 대하여서는 할말이 없다. 그러나 고가로 구입한 명품을 감상용으로 아끼는 난을 사무실 분위기조성을 위해 감상으로 비치하였다고 하드라도 48시간 지나면 환경에 따라 몸살을 하게 된다. 몸살을 앓은 후엔 긴 회복기간이 필요하며, 그렇지 못한 경우는 난은 서서히 죽어 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주시길 바랍니다.


난역십이익(蘭易十利翼)이라는 배양법을 소개한 글귀 마지막부분에 이런 글이 있다.


희배식이외교종 (喜培植而畏驕縱)

아끼면서 길러주는 것은 좋아하나 교만하게 난을 아무렇게나 배양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자제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