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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정보

밥 삼키기 힘들다?…폐렴 유발해 사망 부르는 무서운 '이 병'

 

머니투데이
  • 박정렬 기자
 
  • 2023.08.24 16:59
  •  

[박정렬의 신의료인]

 


음식을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연하(嚥下) 장애' 환자에게는 산해진미도 '그림의 떡'이다. 목 안으로 무언가를 넘기는 게 얼마나 어렵냐고 생각하겠지만 50세 이상 유병률이 20%가량으로 환자가 적지 않은 병이다.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증가해 65세 이상은 최대 절반이 연하장애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흡인성 폐렴을 유발해 사망 위험을 키울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

연하장애는 뇌졸중이나 치매, 파킨슨병처럼 뇌 기능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하기 쉽다. 음식물을 '꿀꺽' 넘기기 위해서는 통로가 되는 구강, 인두, 식도의 혀, 후두, 식도 괄약근 등의 구조물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컨트롤 타워'인 뇌에 문제가 생기면 이런 과정에 차질이 생겨 음식을 제대로 넘길 수 없게 된다. 삼킴과 관련한 근육의 힘이 떨어지거나 종양이 있을 때, 항암 수술과 방사선 치료,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으로도 연하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연하장애는 △음식을 먹거나 물을 마실 때 사레가 자주 들리고 심하게 기침할 때 △음식을 삼킨 후에도 목에 이물감을 느낄 때 △식사 속도가 느려지고 입 밖으로 음식이 흐를 때 △찌꺼기가 너무 많이 남아 입 냄새가 심하고 △식후 신소리가 날 때 의심해야 한다. 연하장애는 그 자체로도 삶의 질을 떨어트리지만 뒤따르는 영양결핍과 탈수 등 부작용이 더 큰 문제다. 식도로 넘어가야 할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면 질식하거나, 폐로 유입돼 염증을 일으키는 흡인성 폐렴으로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연하장애라 판단되는 경우에는 음식 섭취 과정을 투시하는 '비디오 투시 연하 검사'로 음식물이 기관지로 넘어가는지, 목에 고여있는지 등을 파악한 후 구체적인 치료 계획을 세운다. 삼킴 근육이 약한 경우 식사 자세를 바꾸거나 목 근육에 전기자극을 주는 치료를 시행해 증상 개선을 꾀한다. 누운 상태에서 고개를 들어 발끝을 바라보는 '머리 들기 운동'도 목 근육을 강화해 연하장애를 극복하는 데 효과적이다. 구조적으로 뼈가 웃자라 음식물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졌거나, 음식을 아래로 내려보내는 식도 괄약근의 수축력이 비정상적으로 강하다면 수술이나 보톡스 치료 등을 적용한다.

연하장애 환자는 부서지기 쉬운 과자, 튀김 종류는 피하고 점도가 높아 삼키기 쉽고, 흩날리지 않는 음식을 가까이하는 게 바람직하다. 찌개를 먹거나 즙이 많은 과일, 음료를 섭취할 땐 점도 증진제를 섞는 것도 방법이다. 강북삼성병원 재활의학과 윤경재 교수는 "특히 노화로 인한 연하장애는 퇴행성 변화라서 조기에 개입해 증상 악화를 막는 게 최선"이라며 "빨리 치료할수록 효과가 좋고 폐렴 위험도 낮출 수 있는 만큼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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