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강행한 洑개방… 주민들 생명수 말랐다
30일 오전 전북 김제시 봉남면 한 양파밭. 6600㎡(약 2000평) 밭에 촘촘히 심은 양파 모종에서 나온 싹이 말라 비틀어져 있었다. 호남권 일대 가뭄으로 물을 제때 주지 못해 자라다가 만 것이다. 양수(揚水) 펌프와 연결된 도랑으로 가보니 물은 없고 바닥 곳곳 이끼만 붙어 있었다. 농부 정모(62)씨는 “작년 10월 심은 양파 모종이 이듬해 3월 이 정도 크기밖에 자라지 못하면 평년 수확량의 30%도 안 나올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전북 임실군 옥정호(湖)는 출렁다리에 올라 호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이날은 물의 흔적을 찾기 어려울 만큼 바짝 말라붙어 있었다. ‘물 안개길’이라는 도로명이 있을 정도로 안개도 자주 끼는 습한 지역이지만 흙먼지가 날리고 있었다. 출렁다리 아래로는 붉은색 흙만 보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전남 순천 주암조절지댐을 찾아 “가뭄에 총력 대응해 어떤 경우에도 지역 주민과 산단에 물 공급이 끊기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했는데, 전남·북을 가리지 않고 땅이 타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주암댐은 저수위가 19% 수준으로 1992년 준공 이후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호남권 식수원인 영산강 권역엔 보(洑) 2개가 설치돼있다. 문재인 정부는 재작년 초 영산강 승촌보·죽산보에 대한 해체와 상시 개방 결정을 내렸다. 다만 이를 의결한 국가물관리위원회가 ‘보를 해체하려면 주민 동의가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주민들이 보 해체에 격렬히 반대하면서 보를 허물지는 못했다. 이후 문 정부는 이 보들을 사실상 완전 개방 상태인 ‘취양수 제약 수위’로 운영했다. 사실상 최저 수위만 유지했다는 뜻이다.
이 보들의 최대·최저 수위는 승촌보가 7.5m와 2.5m, 죽산보가 3.5m와 1.5m다. 최대 수위는 ‘관리 수위’라고 하는데 평소 채우는 물의 양이고, 최저 수위는 물을 길을 수 있는 최소한의 양이다. 보를 관리 수위가 아닌 최저 수위로 운영하면 승촌보는 850만t, 죽산보는 950만t의 물 손실이 발생한다. 이는 광주광역시 급수 인구인 146만명을 기준으로 할 때 승촌보는 26일, 죽산보는 21일 치 물을 더 확보할 수 있는 양이다. 전임 정부에선 최악의 겨울·봄 가뭄이 발표된 작년 초에도 보 수문을 닫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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