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논설실장 박정훈 칼럼]
거짓·선동·비상식의 ‘민주당 월드’
엉터리 선동이 아무렇지도 않은 그들의 정신세계는 어떤 구조일까… 거대 야당이 ‘문제 그 자체’가 된 한국 정치가 처연하다
민주당 구(舊)권력 쪽에서 유독 비리 스캔들이 꼬리 무는 것도 요상하지만 그보다 더 희한한 것이 있다. 그쪽 사람들은 하나같이 범죄를 정치로 뒤집는 재주를 지녔다는 것이다. 한명숙 전 총리가 대표적이다.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 유죄가 확정됐는데도 끝까지 결백하다며 “정치 보복”을 주장했다. 빼도 박도 못 할 수표 물증까지 나왔지만 추징금도 안 내고 버티더니 급기야 문재인 정권이 10년도 더 지난 검찰의 수사 과정을 조사하겠다며 난리를 폈다. 입학 서류 위조가 확인된 조국도, 선거 댓글 조작의 중범죄를 저지른 김경수도, 위안부 할머니 돈을 횡령한 혐의의 윤미향도 마찬가지였다. 잘못을 인정하는 대신 정치 공방으로 몰아가 물타기 하는 것이 공통된 수법이었다.
이재명 대표도 같은 길을 걸으려 마음먹은 듯하다. 대장동에 연루된 주변 인물들을 “모르는 사람”이라며 잡아떼더니 최측근이 체포되자 “야당 탄압”이라고 반격했다. 돈을 준 쪽의 구체적 진술이 나왔는데도 “조작”이라 주장하면서 ‘특검 물타기’로 맞섰다. 민주당은 이 대표 방탄에 총력전을 폈다. 대통령 시정 연설을 보이콧하고 압수수색을 막겠다며 7시간 대치극을 벌였다. 법원이 발부한 영장 집행을 방해하면서 사법 절차 자체를 거부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법치 국가의 공당이 레드 라인을 넘어선 것이나 다름없다. 특정인의 방패막이를 자처하는 당을 민주적 정당이라 할 수 있을까.
정권을 견제하고 날 세워 비판하는 것이 야당의 일이다.
그러나 거기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불행히도 민주당의 행태는 합리성과 상식의 경계선을 넘어 일탈의 영역으로 치닫는 경우가 잦다. 정권 초기 허니문 기간을 주는 불문율을 깨고 시작부터 시비 걸며 국정을 발목 잡았다. 행정부가 정책을 주도하고 국회는 견제하는 것이 대통령제 시스템이지만 민주당은 거대 의석의 힘으로 입법권을 휘두르며 정부를 길들이려 한다. 출범 6개월도 안 된 윤석열 정권을 향해 “중도 퇴진” “탄핵”으로 위협할 지경이 됐다.
정당이 지지층의 진영 논리를 대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쳐 국가 이익을 훼손할 수준에 이르면 정상이라 할 수 없다. 북핵 위협에 대응해 한·미·일이 합동 훈련을 하자 민주당은 뜬금없이 “친일 국방” 프레임을 들고 나왔다. 안보와 친일이 무슨 관계가 있나. 적어도 정권 잡을 때마다 대북 퍼주기로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대주었던 장본인들이 할 말은 아니었다. 북핵의 ‘숨은 조력자’ 소리를 듣는 민주당이 이젠 나라 지키는 일까지 어깃장을 놓고 있다.
국익 해치는 민주당의 자해극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서민 생활을 궁핍하게 한 소득 주도 성장, ‘미친 집값’을 만든 막무가내 부동산 규제, 전월세 대란을 일으킨 반시장적 임대차 3법, 택시 대란을 초래한 ‘타다 금지법’ 등이 그 예다. “곳간에 곡식을 쌓아두면 썩는다”는 얼토당토 않은 논리로 재정을 고갈시키고, 탈원전 역주행으로 에너지 체계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야당이 되어선 남아도는 쌀에 세금을 더 퍼붓는 양곡관리법이며 노동 현장의 불법·폭력을 조장할 ‘노란봉투법’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런 국가적 자해를 반복하는 정당이 또 있을까.
꼬리 무는 비상식에 어지간히 단련됐을 사람들도 민주당 대변인이 제기한 ‘심야 술 파티’ 폭로엔 두 손 들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조금만 따져봐도 허구임이 분명한 지라시 괴담을 들고 와 국감장을 개그 콘서트로 만들었다. 이 정도면 제명 수준의 중징계감일 것이나 민주당은 도리어 그가 옳다며 싸고 돌았다. 민주당식 세계관에선 적을 공격할 수만 있다면 사실이냐 아니냐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멀게는 김대업의 병풍 조작, 윤지오의 허언 소동에서 가깝게는 전기·수도 민영화 괴담까지, 민주당의 아니면 말고 식 선동은 헤아릴 수조차 없다. 황당한 광우병 괴담에 편승하고 천안함 폭침 때는 미 잠수함 충돌설로 세상을 흔들었다. 세월호 참사가 터지자 ‘청와대 굿판’에다 ‘고의 침몰설’까지 들고 나왔다. 페라가모·생태탕이며 ‘접대부 줄리’며 B급 잡지도 쓰지 않을 저질 의혹을 부풀려 민심을 현혹하곤 했다. 어느 하나만으로도 당이 해산되어야 마땅한 중대 사안이었지만 이 모든 것들이 허위임이 밝혀진 뒤에도 민주당은 단 한번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한 일이 없다.
고장 난 정치를 향해 “문제 해결자 아닌 문제 그 자체”라고 일갈한 경제 사상가가 있었다. 마치 지금의 민주당을 지목해 한 말처럼 들린다. 엉터리·저질·거짓·선동이 아무렇지도 않게 통용되는 ‘민주당 월드’의 정신 세계는 어떤 구조일까. 의회 권력을 장악한 거대 야당이 ‘문제 그 자체’로 전락한 한국 정치의 현실이 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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