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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시진핑, 대만침공 준비 들어갔나... “국제 제재 대응책 세워라”

[최유식의 온차이나]“시진핑, 중국사회과학원에

경제 고립 대책 검토 지시” 보도

매카시 하원의장 대만 방문하고

차이잉원 총통은 방미 추진 맞불

최유식 동북아연구소장

입력 2023.01.2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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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물밑 공방전이 치열합니다. 프랑스 일간 정보 신문 ‘인텔리전스 온라인(Intelligence Online)’은 1월23일 중국 학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사회과학원 가오샹(高翔) 신임 원장이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대만 침공 이후 국제사회 제재로 인해 경제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에 대비한 대책 연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어요.

세 번째 5년 임기에 들어서자마자 대만 침공 준비에 착수한 겁니다. 대만을 수중에 넣을 수 있다면 국제사회 제재 정도는 버텨낼 수 있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여요.

미국은 이에 맞서 외교적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미국 정치뉴스 사이트 펀치볼뉴스는 같은 날 “케빈 매카시 신임 하원의장이 올봄 대만을 방문할 예정이며 국방부가 그에 따른 준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어요. 퇴임을 1년여 앞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 방문을 모색 중이라는 소문도 나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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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대만 침공 이후 국제사회 제재에 대비한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고 보도한 프랑스 정보 신문 '인텔리전스 온라인'의 1월23일 자 보도. /인텔리전스 온라인

◇쇄국정책 재평가론의 의미

작년 8월 사회과학원 산하 중국역사연구원에서 ‘명청(明淸) 시기 쇄국정책 문제에 대한 새로운 탐색’이라는 논문이 나온 적이 있어요. 이 시기 쇄국정책은 그동안 중국이 세계의 흐름에 뒤처져 반식민지 상태에 이르게 한 주범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 논문은 명나라와 청나라 시대 쇄국정책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서방 식민세력으로부터 중국의 안보와 경제, 문화를 지키기 위한 ‘자주적인 제한적 쇄국(自主限關)’이었다는 겁니다.

이 논문은 중국역사연구원 태스크포스팀이 집필했는데, 당시 원장이 바로 가오샹이었어요. 이 논문을 잘 쓴 덕분인지 그는 작년 12월말 사회과학원 원장(장관급)으로 승진했습니다. 사회과학원은 중국 정부 산하 싱크탱크로 연구 인력이 3200명에 이르는 매머드 조직입니다. 주요 현안을 연구해 공산당 고위층에 직보하는 곳이죠.

인텔리전스 온라인은 이 논문이 시진핑 주석의 뜻에 따라 작성됐다고 했습니다. 서방의 침략과 식민화 전략에 맞서 중국 국가 이익과 주권을 지키려 했던 쇄국정책의 우수한 점을 찾아보라고 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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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원 산하 중국역사연구원이 작년 8월 발표한 명청시기 쇄국정책 재평가 주장 논문. /중국역사연구원

시 주석은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과학원이 당 중앙 선전부와 협력해 대만 침공 시 벌어질 각종 돌발 상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해달라고 주문했습니다. 가장 걱정되는 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에 가해진 것과 같은 국제사회의 대규모 제재겠죠. 국제 사회 제재로 중국이 경제 고립 상태에 빠졌을 때 어떻게 버텨낼 수 있을지 연구해 보라는 겁니다.

가오샹은 원장에 취임하자마자 경제학자와 역사학자들로 팀을 구성해 경제 고립 충격파에 어떻게 대응할지 연구에 들어갔다고 해요. 가오샹은 인민대학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고 청나라 역사를 연구한 학자 출신이지만, 푸젠성 공산당 선전부장 등 당 관료로도 일했던 인물입니다.

◇미 하원의장 또 대만 방문 준비

미국도 케빈 매카시 신임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을 공개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어요. 매카시 하원의장은 대중 강경파로 유명합니다.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확대를 계속 주장해 왔고, 하원의장에 취임하자마자 초당적 조직인 ‘미국과 중국 공산당 간의 전략 경쟁에 대한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했죠.

매카시 의장이 3월에 대만을 방문한다면 중국은 고민이 커질 겁니다. 시 주석은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격)에서 새로 임기 5년의 주석직에 취임하는데, 잔치를 앞두고 다시 한번 강경 대응을 할지, 그대로 묵인할 것인지를 두고 고심을 하겠죠.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때는 대만섬을 포위하고 대대적인 군사 훈련을 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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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매카시 신임 미국 하원의장(공화당).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월23일 ‘전시 환경 하의 빈 무기고-미국 방위산업 기초에 대한 도전’이라는 보고서에서 대만 침공으로 중국과 전쟁이 발발할 때를 대비해 방위산업의 생산 능력을 대폭 강화할 것을 주문했어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미국의 무기와 탄약 재고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드러났는데도, 미국의 방위산업 생산 능력은 여전히 평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겁니다.

대만을 둘러싸고 중국과 대규모 지구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무기와 탄약 비축에 들어가야 한다는 게 이 싱크탱크의 주장이었어요.

◇차이잉원 총통은 방미 타진

대만에서는 퇴임을 앞둔 차이잉원 총통이 미국 방문을 타진 중이라고 보도가 나옵니다. 작년 1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의회에서 연설한 것과 비슷한 장면을 연출하겠다는 거죠.

주미대만대표부가 부지런히 미국 정부와 접촉하고 있다는데, 미국이 방미를 허용할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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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을 앞둔 1월13일 한 육군부대를 방문한 차이잉원 총통이 장병들과 함께 기념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대만 총통부

현직 대만 총통의 방미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어요. 1995년 리덩후이 총통이 미국을 방문한 직후, 3차 대만해협 위기가 발생했습니다. 중국이 대만 해협 주변 해상에 미사일을 쏘고, 미국은 2개 항모전단을 파견하는 등 일촉즉발의 전쟁 위기를 겪었죠.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의 공방전이 점점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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