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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김의겸의 헛발질? 술자리 의혹 ‘협업’한 더탐사 주축 멤버는

[주간조선]

곽승한 기자
입력 2022.10.30 05:40
 
유튜브 매체 더탐사가 지난 10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스토킹 빙자 언론탄압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photo 뉴시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유튜브 매체 ‘더탐사’가 협업해 제기하고 있는 ‘윤석열, 한동훈, 김앤장 변호사 30명 청담동 술자리 모임’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한 장관은 ‘다 걸겠다’며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대통령실 역시 “완전이 꾸며낸 소설”이라고 일축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한동훈 검증 TF’까지 구성해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나섰다. 한 장관은 지난 10월 27일 개인 자격으로 입장문을 내고 “허위사실 유포의 피해자로서 민주당 차원의 진솔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 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유튜브 매체 더탐사는 과거 ‘열린공감TV’로 활동했던 이들이 만든 채널이다. 지난 6월, 열린공감TV에서 함께 활동하던 이들 사이에서 경영권을 두고 분쟁이 일어났다. 열린공감TV의 대표였던 정천수씨와 이에 반대하는 구성원 간의 갈등이었다. 정씨와 갈라선 이들은 ‘시민언론 열린공감’이란 이름의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고, 이후 이름을 현재의 ‘더탐사’로 바꿨다. 열린공감TV는 현재 사실상 정씨 혼자 운영하고 있는 반면, 더탐사에는 열린공감TV의 주축이었던 멤버 상당수가 참여했다.

지난 10월 24일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제기한 ‘윤석열, 한동훈, 김앤장 변호사 30명 청담동 술자리 모임’ 의혹과 관련한 녹취록 역시 더탐사로부터 받은 자료였다. 김 의원은 한 장관에게 관련 질의를 하면서 “오늘 질의한 내용은 구체적인 내용, 더 풍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 시민언론 더탐사에서 오늘밤 보도가 될 예정”이라며 더탐사 방송을 예고까지 해줬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은 지난 10월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윤석열 대통령과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다. photo 뉴시스

‘열린공감TV’ 멤버들이 주축

김 의원이 “(한 장관이 술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두 사람의 제보가 있었다”고 하자 한 장관은 “그 두 사람이라는 게 더탐사라는 저를 스토킹한 쪽하고 같이 야합해서 말씀하신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더탐사 측이) 지금 조금 전에도 저한테 스토킹하듯이 붙어서 이거 물어보던데, 지금 그 얘기 같이 하신 거잖아요. 혹시 그 스토킹의 배후가 김의겸 의원이십니까?”라고 했다. 김 의원은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답하지 않았다.

더탐사는 지난 9월 28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스토킹한 혐의(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법무부로부터 고소당한 바 있다. 지난 8월 하순부터 한 장관의 퇴근길과 법무부 청사, 국회 등에서의 일정을 자동차로 누군가 미행하는 것을 법무부 수행 직원이 인지해 신고한 것이다.

김 의원의 질의가 있던 날 저녁 더탐사는 ‘첼리스트가 털어놓은 새벽 3시 술통령과 한동훈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2시간30분 분량의 방송을 내보냈다. 이들은 한 첼리스트 여성이 지난 7월 20일 새벽 윤 대통령과 한 장관, 김앤장 변호사 30여명이 모인 청담동 술집에서 첼로 연주를 했다며 목격담을 전 남자친구에게 말하는 통화 녹취록을 방송했다. 김 의원이 앞서 국정감사장에서 공개한 녹취록의 ‘감독판’이었다. 더탐사는 이 여성에 대해 “7월 윤석열, 한동훈 술자리 반주 참석까지 민주당 지지자. 스스로를 개딸이라 부름. 민주진영 내 파워 트위터. 7월 말 술자리 참석 이후 국민의힘 인사들과 어울리면서 남친과 갈라짐”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앞서 국감장에서 의혹을 전면 부인한 한 장관을 향해 "한 장관이 (그 시간대) 자택 앞 CCTV를 공개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이 이들로부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의혹을 제기한 것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재성 전 민주당 의원은 “실책을 인정하고 거둬들여야 한다”면서 “30명의 로펌 변호사, 대통령, 법무부 장관, 그다음에 술집 이런 설정 자체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성호 의원은 “법무부 장관은 매우 똑똑한 사람이다. 그래서 국회에서 장관이나 국무위원에 대해 어떤 질의를 하게 될 때는 정확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해야 한다”고 했다.

‘열린공감TV’는 지난해 대선 정국부터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쥴리설’을 꾸준히 제기해온 곳이다. 김 여사의 쥴리설을 처음 퍼뜨리기 시작한 곳이 열린공감TV라는 이야기도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안해욱 전 대한초등태권도협회장이 열린공감TV 출연해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의 소개로 라마다르네상스호텔에서 쥴리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여성을 만났고 이 여성이 김 여사’라고 주장하는 인터뷰를 내보냈다. 전직 사채업자 여성 김모씨(닉네임 ‘쎈언니’)도 열린공감TV에 출연해 김 여사가 쥴리였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이들은 지난해 7월 김 여사와 양재택 전 검사가 동거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양 전 검사의 모친을 인터뷰했는데, “점을 보러 왔다. 용한 보살님이 있다고 해서 왔다”며 신분을 속이고 양 전 검사 모친 자택에 들어가 논란이 됐다. 그러자 양 전 검사는 “거짓말로 주거 침입하고 유도해 94세의 어머니가 말을 따라 하게 하는 패륜 행위를 취재 원칙이라고 하다니 양심도 없느냐”면서 어머니의 치매 진단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의겸, 더탐사 취재방식 옹호

이 같은 취재 방식이 논란이 되자 김 의원은 열린공감TV에 출연해 “음식을 담당하는 기자의 경우 손님으로 가장해 음식점에 들어가 식당이 진짜 음식을 잘하는지 평가한다”며 “처음부터 ‘나는 기자인데 음식이 맛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왔다’고 하면, (음식점 주인이) 고기도 두 배 더 주고, 소스도 고급 소스를 준다. (열린공감TV는) 너무나 당연한 취재를 한 것”이라고 옹호한 바 있다.

더탐사와 열린공감TV가 경찰 수사를 받자 민주당 의원 51명이 나서 ‘언론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지난 8월 25일 경찰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선 캠프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당한 더탐사 사무실과 열린공감TV 정천수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그러자 김용민·정필모·장경태 의원 등 민주당 국회의원 51명은 지난 8월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무리한 압수수색에 대해 이미 많은 국민들은 선거법상 공소시효를 앞둔 정권의 무리한 수사개입, 비판적 언론에 대한 폭압적 강제수사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을 향해 “정권의 언론탄압 도구로 전락한다면 국민들의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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