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푸틴의 뒤를 이을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세에 몰리고, 동원령에 대한 불만이 나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모스크바 정계에서는 금기시됐던 얘기도 나오고 있다. 20년간 러시아 최고권력자로 군림해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후임 논의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현지 시각) 러시아 익명의 재계 관계자 4명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러시아 차기 권력에 대해 분석한 기사를 냈다. 법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승계 1순위는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다. 러시아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임무를 수행할 수 없는 경우 총리는 총선 기간 중 3개월 동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된다. 푸틴도 이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됐다.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은 1999년 푸틴 당시 총리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명한 뒤 사임했다. 이듬해 푸틴은 대선을 치르고 집권했다.
다만 미슈스틴 총리가 대통령이 돼도 단기간에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슈스틴은 연방 세무국장 출신이다. 푸틴 측근 라인인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나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이 아니어서 기반이 비교적 약하다는 평가다.
푸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얻는 인물은 알렉세이 듀민 툴라주 주지사다. 듀민은 푸틴의 경호부대를 지휘하고 군 정보국(GRU) 실무책임자를 지냈다. 2014년 크림반도 점령을 총괄했고 국방부 차관을 지냈다. 푸틴 대통령은 그가 행정 분야에서도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2016년 툴라 주지사에 임명했다. 러시아 권력층 내부에서 푸틴의 후계자로 자주 언급되는 인물이라고 한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국가안보회의(NSC) 서기, 그의 아들인 드미트리 파트루셰프 농무부 장관,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 등도 후임으로 거론된다.
니콜라이 파트루셰프는 KGB에서 푸틴 대통령과 함께 근무했으며 푸틴을 정기적으로 접견하는 최측근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침공을 설계한 인물로도 지목된다. 파투르셰프 서기의 아들 드미트리 파트루셰프 농무부 장관이 푸틴 대통령을 승계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드미트리 파트루셰프는 여러 언어에 능통하며 젊고 이번 전쟁에 가담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대 교체’를 상징하기에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대통령도 푸틴 후계자로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그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통령을 지냈고 현재 NSC 부의장이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전략 핵무기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 다만 메드베데프의 이런 과격한 민족주의적 태도에 대해 한심하다는 목소리가 대부분이라고 WP는 전했다.
드미트리 코자크 대통령실 부실장, 람잔 카디로프 체첸 자치공화국 수장, 용병 조직 바그너그룹을 만든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대통령직 승계 가능성은 낮게 점쳐진다.
코자크는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푸틴 대통령이 특사로 보낸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다만 크렘린궁은 이런 주장을 부인했다. 최근 러시아 군 수뇌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한 카디로프와 프리고진은 각각 군대를 보유하고 있고 야심이 크다. 그러나 러시아 정치 엘리트들은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WP는 전망했다.
다만 러시아군이 대패하거나, 경제난이 심각해지지 않는 한 푸틴 대통령이 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런던대의 동유럽 전문가인 마크 갈레오티는 “현재 상황에 화가 난 사람들은 푸틴의 임기가 거의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러시아 체제는 아직 강력하고 굳건하다. 푸틴은 여전히 안보 기관을 잘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안보 전문가인 안드레이 솔다토프는 “후계자가 등장할 가능성은 회의적으로 본다”며 “사람들이 화가 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행동할 준비가 된 건 아니다”고 했다.
WP는 “푸틴 체제는 올리가르히(신흥재벌)와 지방 권력의 결탁 위에 세워졌다”며 “푸틴에게 충성하는 대가로 각종 혜택을 받는 이들이 선을 넘긴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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