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연휴 첫날인 지난 1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민노총은 북한 노동자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조선직총) 중앙위원회가 보낸 ‘연대사’를 현장에서 읽었다.
민노총 등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8·15 전국노동자대회’와 ‘광복 77주년 8·15 자주평화통일대회’를 연달아 개최했다. 경찰 추산 6000여명이 참석했다. 5만 명 이상 동원된 지난달 2일 ‘7·2 전국노동자대회’ 이후 약 한 달만에 열린 대규모 집회다.
이날 우비를 입고 집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전쟁연습 반대’ ‘미국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막대 풍선을 들고 ‘한미 전쟁동맹, 노동자가 끝장내자’고 외쳤다. 이어 ‘한미전쟁연습 중단하라’ ‘한미동맹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무대에 올라 “당장 다음주 대규모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예정돼 있다”며 “이 나라를 전쟁의 화염 속에 몰아넣으려는 윤석열 정부를 우리는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한반도의 운명을 쥐락펴락하는 미국에 맞서 싸워야 한다”며 “노동조합의 힘으로 불평등한 한미동맹을 끝내자”고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북측 노동자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조선직총) 중앙위원회가 연대사를 보내기도 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오은정 통일위원장이 읽어 내려간 연대사에서 조선직총은 “미국과 남조선의 윤석열 보수 집권 세력은 이 시각에도 하늘과 땅, 바다에서 각종 명목의 침략 전쟁 연습을 광란적으로 벌이고 있다”며 “로동자의 억센 기상과 투지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의 무분별한 전쟁대결 광란을 저지 파탄 시키자”고 했다.
민노총 집회 종료 직후 오후 2시 30분부터는 8·15대회 추진위원회(8·15추진위)가 ‘8·15 자주평화통일대회’를 열었다 추진위는 민노총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정의기억연대 등 10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됐다. 8·15추진위는 “전 세계적으로 신냉전 구도가 강화되고 있다”며 “한반도가 다시 전쟁터가 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회가 끝난 뒤 오후 3시 30분 쯤 숭례문에서 시작해 서울역을 거쳐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인 삼각지역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단은 ‘자주평화’ ‘전쟁 반대’와 같은 팻말 뿐 아니라 ‘이석기 의원 사면 복권’과 같은 팻말도 들었다. 경찰은 집회 관리를 위해 총 56개 부대 약 3500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이들이 4개 차로를 이용하면서 서울 시내에는 극심한 교통 정체가 이어졌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는 ‘시위 때문에 교통 통제되는 바람에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가는 중’ ‘대규모 집회 때문에 용산부터 서울역까지 꽉 막혔다’는 글이 이어졌다. 이날 집회 때문에 서울 시내 일부 버스 정류장은 임시 폐쇄되기도 했다.
민노총은 “누군가는 아직도 철지난 반미(反美)를 외치냐 묻는다”며 “우리는 당당히 ‘여전히 반미다’ 외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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