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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서초동 현자, 진짜 현명했다…'신림동 펠프스'는 감전될 뻔"

중앙일보

입력 2022.08.11 09:48

업데이트 2022.08.1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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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서초동 아파트 단지 앞에서 한 남성이 침수된 차량 위로 올라가 몸을 피하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소방방재 전문가는 지난 8일 침수된 차량 위에 앉아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으로 화제가 된 '서초동 현자'에 대해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9일 오후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아마도 주변에 침수 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에 본인이 무리해서 대피하려고 했다면 더 위험할 수 있었다”며 “물이 더 불어나지 않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그렇게 차량 지붕 위에서 기다리는 게 안전할 수 있었겠다 생각 든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일단 폭우가 쏟아져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운전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하기 때문에 침수 여부를 떠나서 운전을 안 하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설사 차량이 정상적으로 운행되는 것 같아도 침수지역을 벗어날 때까지 정상적으로 운전이 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바퀴가 이미 잠길 정도라면 사실상 차량은 포기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혹시라도 주변에 갑작스럽게 물이 많이 불어나서 오히려 이 침수된 지역에 물을 헤치고 대피를 하는 것들이 어렵다면 오히려 가장 높은 차량 지붕이나 이런 쪽으로 올라가셔서 오히려 구조를 기다리시는 것이 훨씬 더 안전하실 수가 있다”고 말했다.

 

8일 서울 서초동 아파트단지 앞에서 한 남성이 침수된 차량 위로 올라가 몸을 피하는 모습이 '서초동 현자'라 불리며 화제가 되자, 각종 패러디도 속출하고 있다.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어 그는 "차를 빨리 포기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그리고 본인 생명 중심으로 안전한 조치를 취하라. 다만 본인이 만약에 차량을 이탈하시는 경우에도 차량에 키를 꽂아놓으시고 문을 잠그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침수 이후 복구 중 차량을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게 배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서초동 현자와 함께 SNS에서 화제가 된 '신림동 펠프스'에 대해서 이 교수는 방송에서 그는 “만약 생존을 위해서 부득이하게 수영했다면 불가피한 조치라고 생각이 든다”면서도 “수영 실력이나 흥미에 의해서 수영을 했다면 감전·피부병 등 개인 안전이나 재난에 대처하는 다른 분들의 입장에서 불편한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SNS에서는 빗물로 가득 차 하천을 연상시키는 도로에서 수영복과 수영모를 쓰고 수영을 하는 듯한 남성의 영상이 올랐고, 네티즌들을 미국의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에 빗대 '신림동 펠프스'라고 불렀다.

이 교수는 “이런 분들 때문에 유사한 상황들을 또 즐기는 분들이 생겨나는 것 자체도 굉장히 안 좋은 현상”이라며 “가급적 흥미 위주의 행동들은 안 하시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8일 서울 남부에 '물폭탄'이 쏟아진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신림동 펠프스'라고 불리며 퍼지고 있는 영상 화면. 사진 유튜브 캡처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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