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관님? ‘님’자 빼라”…한동훈이 법무부에 지시한 ‘파격 호칭’

김자아 기자

입력 2022.06.14 11:25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청사와 영상으로 연결해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정부서울청사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법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문건에서 간부를 언급할 때 ‘님’자 표현을 사용하지 말라는 지시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게시물에 따르면 최근 법무부는 직원들에게 “향후 모든 보고서, 문서 등에서 법무부 간부를 호칭할 때 ‘님’자 표현을 사용하지 말 것”이란 내용을 담은 장관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예컨대 장관님 대신 장관, 차관님 대신 차관으로 호칭하란 것이다. 최근 기업들에선 수평적 조직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호칭 격식을 낮추려는 시도가 많아지는 추세지만 정부 부처에선 흔치 않은 일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한 장관의 구두지시 사항을 직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법무부 내부망을 통해 공지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 내부망에 공개된 한동훈 장관 지시 사항./블라인드

이 같은 법무부의 호칭 개선 시도는 한 장관이 평소 보였던 ‘호칭관’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과거 추미애 전 장관에게 “추미애씨”라고 불렀다가 추 전 장관 측 지적을 받자 “호칭은 중요한 게 아니다”란 식의 이야기를 한 바 있다.

해당 갈등 상황은 지난해 8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2심 판결 내용을 두고 추 전 장관과 입씨름을 하다 나왔다. 당시 추 전 장관 측은 한 장관의 “추미애씨”란 호칭에 “전직 상관에게 추미애씨라고 부르는 용기가 가상하다”고 지적했고, 한 장관은 “호칭은 중요한 게 아니니 추미애씨가 원하는 대로 불러드릴 수 있습니다만, 공인인 추미애씨를 추미애씨라고 부르는데 ‘가상한 용기’ 가 필요한 사회가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