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때 노무현·30대 때 문재인…'뼛속까지 파란' 40대, 왜
2022 대한민국 40대 리포트 (1)
외환위기 고통·盧신드롬
보수가 싫은 X세대, 20년째 '민주당 팬덤'
'낀세대' 40대, 그들은 왜 '레프트윙어'가 됐나
탈권위·탈이념·개인주의 특성
외환위기 겪으며 기득권에 반발
20년째 진보성향 민주당 지지
대선·지방선거서 가장 '左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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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가 싫은 X세대, 20년째 '민주당 팬덤'
'낀세대' 40대, 그들은 왜 '레프트윙어'가 됐나
탈권위·탈이념·개인주의 특성
외환위기 겪으며 기득권에 반발
20년째 진보성향 민주당 지지
대선·지방선거서 가장 '左성향'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이재명 후보를 찍은 유권자의 투표용지. 뉴스1
민주당의 콘크리트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현 40대는 자신들이 20대 때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30대 때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주며 정치 효능감을 체화했다. 지난 1일 치른 지방선거에서도 40대의 61.4%(17개 광역자치단체장 기준)가 민주당 후보를 찍었다. 학계에선 나이가 들수록 보수 성향을 드러낸다는 연령 효과(age effect)를 거스르는 대한민국의 첫 세대가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지금 40대가 1990년대 초 받은 세대명 코드는 ‘X’. ‘탈권위·탈이념·탈정치 DNA로 무장한 신인류’(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우리 역사에 등장한 첫 개인주의 세대’(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다. 3저(저금리 저유가 저달러) 경제 호황과 외환위기라는 축복과 불행을 동시에 안고 성장한 세대, 아날로그와 디지털 문화에 모두 능통한 유일한 세대라는 집단적 특성도 지닌다.
그럼에도 현 40대의 정치 색채만큼은 선명하다. 조국 사태, 부동산 가격 폭등 등 당시 여당발 악재와 잇따른 공정 논란 속에서도 이들의 민주당 지지세는 꺾이지 않았다. 사회·정치학자들의 관심도 이 지점에 모인다. 40대가 진보 색채를 계속 유지할지, 점차 보수화의 수순을 밟을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다는 의미의 X세대, 우리 사회 40대의 존재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왜 유독 左성향 강할까…X세대로 불리며 '개인주의' 강해
외환위기 극복과정서 보수에 반감…촛불집회 등 '정치 효능감' 맛봐
정치공학적 측면의 세대 대결 구도는 전통적으로 2030세대와 60세 이상 세대 간 상반된 표심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난 3월 20대 대통령선거와 6·1 지방선거에서 이런 정치 공식에 변화가 생겼다. 진보를 표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민주당 광역단체장 후보의 최대 지지세력은 2030세대가 아니라 4050세대였다. 그중에서도 40대(1973~1982년생)의 지지율은 60%를 넘어 전 연령대에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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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변의 진보 편향성
올해 20대 대선에서 40대가 보여준 정치 색채는 강렬했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40대 유권자가 이 후보를 선택한 비율은 60.5%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선택한 비율(35.4%)보다 25.1%포인트 높았다. 50대 표심(이 후보 52.4%, 윤 후보 43.9%)을 압도하는 진보 편향성이다. 이번 6·1 지방선거에서도 17개 광역단체장 선거 기준으로 40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61.4%에 달했다.풍요에서 잉태된 개인주의
20년을 고수한 현 40대의 진보색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 사회·정치학자들이 분석한 첫 번째 원인은 40대들이 가진 개인주의 특성이다. X세대로 불린 지금의 40대가 10~20대 학창 시절을 보낸 1990년대는 이른바 3저(저유가, 저금리, 저달러) 효과로 한국 경제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린 시기다. 풍요로운 성장기를 보낸 이들이 자연스럽게 집단보다 개인, 이념보다 실용, 이성보다 감성에 치우친 집단적 특성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 40대는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주의 세대”라며 “타인을 의식하기보다 자기 자신에게 더 충실하려 했던 첫 세대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이 중시하는 개인주의 가치는 정치적으로 진보를 지지하는 형태로 표출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했다.두 번째 원인은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반작용처럼 커지고, 깊숙이 뿌리박힌 보수 정권과 기득권에 대한 반감이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성장기 때 직면한 국가적 위기를 보수 정권의 실정 때문이라고 인식해 강력한 저항감을 갖게 되고 이런 사회화 과정 속에 진보 성향을 띠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나이 들어도 보수화 안 될 것”
세 번째 원인은 젊은 시절 경험한 정치적 효능감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많은 40대가 20대였던 2002년 대선에서 전폭적으로 밀어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며 “20, 30대 때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경험을 하며 얻은 정치 효능감이 진보 성향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이정호/장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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