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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문화

자장면 한그릇에 손 덜덜… 외식물가 2분기엔 더 오른다

자장면 한그릇에 손 덜덜… 외식물가 2분기엔 더 오른다

서울 자장면값 1년 만에 8% 올라
우크라전쟁에 '밀' 수입가 치솟아
교육·건강 지출 감소 유발 가능성

 
 


우크라이나 사태 등 영향으로 2분기에도 수입곡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 6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온 곡물가가 앞으로 더 치솟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곡물가와 연동된 외식 물가도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밖에 없어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한층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을 확인한 결과 서울 지역의 자장면 가격은 5769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1년 전(5346원)보다 8%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칼국수(7962원), 냉면(9962원), 비빔밥(9308원), 김치찌개 백반(7154원), 김밥(2808원) 등 가격도 적게는 4%대에서 많게는 10%까지 껑충 뛰었다. 삼겹살과 삼계탕 가격도 올랐는데, 삼겹살(1만4462원)은 3.3%, 삼계탕(1만4500원)은 0.3% 각각 상승했다.

밀가루를 사용해 만드는 음식 가격이 오른 이유는 식용 밀 수입가가 치솟은 데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발간한 '국제곡물 4월호'를 보면 지난달 톤(t)당 밀 수입단가는 전달(405달러) 대비 10.6% 오른 448달러로 집계됐다. 콩은 t당 600달러로 1.7% 올랐고, 옥수수는 t당 348달러로 1.1% 내렸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밀은 58.3%, 옥수수는 31.3%, 콩은 18.8% 각각 상승했다. 밀 수입가가 크게 오른 데는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밀·메슬린 수출량 1위(3290만톤)와 5위(2000만톤) 국가다. 두 국가 수출 비중은 전 세계 시장의 약 30%에 달한다.

돼지 등 사육에 쓰이는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사료용 밀 수입단가는 t당 333달러로 전월(320달러) 대비 3.8% 올랐다. 1년 전보다 24.7% 높은 수치다. 사료용 옥수수와 대두박(콩 부산물)은 t당 324달러, 493달러로 각각 1.5%, 2.0% 내렸지만, 1년 전보다는 31.2%, 9.8% 높은 수준이다.

농업관측센터는 올해 2분기 수입곡물 가격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2015=100)를 식용은 158.5, 사료용은 163.1으로 예측했다. 2분기에는 주로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구매한 곡물이 국내로 반입되는데, 우크라이나 사태와 함께 환율·해상운임 등도 지수 상승 요인으로 꼽혔다.

농업관측센터는 식품 상승을 억제하는 소비자 지원 정책을 주문했다. 농업관측센터 관계자는 "높은 식량 가격은 저소득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이들의 식품 소비량과 품질이 보장될 수 없을 경우 교육과 건강 등 기타 필수품에 대한 지출 감소를 유발해 빈곤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