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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추된 전투기가 다음날 폭격임무? 거짓말하다 딱 걸린 러시아

격추된 전투기가 다음날 폭격임무? 거짓말하다 딱 걸린 러시아

중앙일보

입력 2022.03.08 11:31

업데이트 2022.03.08 13:24

격추된 전투기가 격추 다음 달 폭격 임무에 나선다? 러시아 국방부의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이 딱 걸렸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동영상에서 Su-34가 이륙하고 있다. 흐리게 처리한 기체번호에 붉은색 24(붉은 네모 안)가 살짝 보인다. RT 유튜브 계정 캡처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RT 등 러시아 국영매체를 통해 ‘Su-34가 우크라이나 군사 시설을 파괴하다’는 제목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국경지대 근처의 공군 기지에서 Su-34 풀백 장거리 전투폭격기가 이륙한 뒤 정밀유도 무기를 발사하고 복귀하는 내용이다.

Su-34는 러시아가 미국의 전폭기인 F-15E 스트라이크 이글에 대항하려고 개발한 기종이다. 최고 속도 마하 2.02, 최대 항속거리 4000㎞, 최대 적재 중량 39t의 성능을 갖고 있다.

5일 우크라이나가 격추한 러시아의 Su-34. 붉은색 24가 뚜렷하게 보인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그런데 이 전폭기가 이미 우크라이나 총참모부가 5일 격추했다고 공개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동영상 속 Su-34의 꼬리 날개에 24라는 숫자가 붉은색으로 그려졌다. 러시아 국방부가 기체 번호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일부분을 흐리게 처리했는데, 실수 때문인지 잠깐 드러난 것이다. 매의 눈을 가진 네티즌이 이를 발견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5일 Su-34 2대를 포함한 모두 10대의 러시아 공군기를 떨어뜨렸다고 밝히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우크라이나 공개 사진 속 Su-34의 잔해 가운데 붉은색 24가 선명하게 보이는 꼬리날개가 있었다. 동일한 기체일 가능성이 아주 크다.

러시아의 장거리 전투폭격기 Su-34 풀백. 위키미디어

류성엽 21세기 군사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여론전에 밀려 최근 전투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