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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과 4년 올 A+…"로스쿨 가겠다" 수석 졸업 60대, 그는 누구

법학과 4년 올 A+…"로스쿨 가겠다" 수석 졸업 60대, 그는 누구

중앙일보

입력 2022.02.20 10:00

업데이트 2022.02.20 20:45

극동대 사회복지학과 2022학번으로 입학하는 손수춘씨. [사진 극동대]

“중·고교 검정고시 독학” 2년 만에 대학까지 합격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이 말을 몸소 실천한 77세 만학도와 4년제 대학을 수석 졸업한 퇴직 공무원이 화제다. 19일 충북 음성 극동대에 따르면 이 대학 사회복지학과 2022학년도 수시모집 전형에 최고령으로 합격한 손수춘(77)씨가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손씨는 아크릴 재생·제조업으로 성공한 사업가였다. 6년 전 사업을 정리하고 배움의 한을 풀고자 공부를 시작했다고 한다. 손씨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 중고교 과정을 마치지 못하고, 10대 때부터 돈 되는 일은 뭐든지 했다”며 “2020년 2월께 방송통신중학교 과정(3년)에 원서를 넣었다가, 검정고시 제도를 알고 나서 독학으로 시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부를 시작한 지 7개월째 되는 2020년 9월 중학 학력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이어 지난해 5월에는 고교 학력 검정고시까지 내리 합격했다. 손씨는 “하루 평균 10시간씩 책과 동영상 등을 참고해 공부했다”며 “사회와 한국사 과목은 평소 지식이 있어서 수월했고, 새로 접한 수학·영어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검정고시는 평균 점수 60점 이상이면 합격이다. 손씨는 중학 검정고시는 68.5점, 고등 검정고시는 60점을 맞았다. 손씨는 “고등 학력 검정고시는 영어가 어려워서 떨어지면 몇번 더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턱걸이로 합격했다. 한 문제만 틀렸어도 불합격했을 것”이라고 했다.

단기간에 중·고교과정을 밟은 손씨는 내친김에 대학 진학에 도전했다. 지난해 12월 극동대 사회복지학과에 최종 합격한 손씨는 요즘 하루 2시간씩 컴퓨터 공부를 하고 있다. 문서를 작성하거나 이메일 주고받기, 화상 수업 프로그램 등이다. 손씨는 “사회복지는 나와 내 이웃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전공으로 택했다”며 “전공 공부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자원봉사 등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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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명대 2021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전체 수석졸업의 영예를 차지한 김흥래씨. [사진 세명대]

퇴직 후 대학 입학…전과목 ‘A+’ 

충북 제천 세명대에선 전 제천시 공무원이 전체 수석졸업의 영예를 차지했다. 제천시청에서 행정복지국장 등을 역임한 뒤 2017년 명예퇴직한 김흥래(63)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법학과 재학 4년간 전 과목 A+를 받았다.

김씨는 지난 16일 비대면으로 열린 졸업식에서 전체 수석 졸업상을 받았다. 세명대 홍보대사와 봉사동아리 회장으로 활동한 점을 인정받아 공로상도 수상했다. 김씨는 “공직 생활을 하며 어르신들이 행정심판, 행정소송, 연금소송 등을 진행하는 절차에 애를 먹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이미 법학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었지만, 법률 공부를 기초부터 다시 하자는 생각에서 퇴직 후 세명대 법학과에 입학했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 관련 법률을 지원하는 전문가를 꿈꾸고 있다. 김씨는 “법학 적성시험과 영어시험을 잘 준비해서 로스쿨에 진학하고 싶다”며 “법률 공부에 매진해 노인법률 전문 변호사로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음성=최종권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