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6월 선거 뒤 서울시 로고 확 바꾸겠다"
입력 2022.02.09 16:55
업데이트 2022.02.09 16:56
오세훈 서울시장은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에 가로막혀 바꾸지 못해온 서울시 로고 'I Seoul U'를 6월 지방선거 뒤 새 의회가 구성되면 서울시민이 동의하는 방향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취임 10개월을 맞아 중앙일보 유튜브 '강찬호의 투머치 토커'와 한 단독인터뷰에서다. 이와 관련해 오 시장은 자신의 명함에는 이미 이 로고를 뺀 것으로 드러났다.
오 시장은 또 "서울시장 자격으로 국무회의에 참석해 의견을 내면 해당 부처 몇군데서 일제히 반론을 펼치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도 시원한 대답을 못 들어 참석 회수를 줄였다"고 했다.
지난해 4.7 서울시장 재보선에서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한 끝에 당선된 오 시장은 "윤석열 후보가 여론조사 대신 안철수 후보와 직접 담판으로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건 방향을 잘 잡은 것"이라고 평했다. 일문일답.
-시장에 취임한지 10개월이 됐다.
"서울시 개혁을 위한 기틀을 잡아나간 기간이었다. 예산 측면에서는 시민단체라지만 실은 사업자단체, 서울시 주변 기득권 단체라 해도 과언이 아닌 단체들이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집행해온 현실을 바로잡는데 노력해왔다. 특히 박원순 시장 재직 시절 시민단체장 등이 서울시 국장 등 간부에 특채돼 사업체선정이나 보조금 지급 등에 직접 관여하는 바람에 공무원들 사기가 많이 떨어져있다. 그럼에도 이들 시민단체 출신 간부들 상당수는 임기가 남아있어 잘못된 시청 구조를 개혁하고 서울시 바로세우기를 완수하려면 2,3년은 더 필요하다."
- 시민단체 출신 공무원들의 문제점을 발견해 시정하고 있나
"시장에 취임한뒤 성과 평가 담당 부서를 통해 실적을 들여다봤다. 문제가 발견되면 감사 조치를 한 결과 몇개월이 흐른 지금 결과가 속속 나오고있다. 태양광 사업 등 문제점이 드러난 몇가지 사안들은 경찰에 고발해 수사가 진행중이다. "
-교통방송 예산을 삭감하려다 좌절됐다.
"교통방송이 독립법인화한지 2,3년이 지났으나 재정독립은 거의 안 이뤄졌다. 교통방송의 재정자립도가 30% 도 안된다. KBS의 절반에 불과한 교통방송의 재정자립도 향상을 위해 123억원의 예산을 절감한 건데 민주당이 장악한 시 의회가 삭감액의 절반을 살려냈다. 자신들의 지역구 사업 예산을 포기하면서까지 교통방송 예산을 복원해주는 걸 보면서 교통방송의 정파성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했다. 요즘 교통정보를 라디오로 얻는 운전자가 있나. 다 앱을 쓰지않는가. 교통방송의 존립 근거를 근본적으로 고민해보라고 주문했다"
-교통방송 살리려고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포기했다니 어이가 없다.
"시의원들은 대개 자신의 지역구에 도서관이나 수영장 등 체육시설 및 공원을 짓기위한 예산을 반영해달라고 요구하기 마련인데 이번 서울시 예산안 논의때는 그런 요청이 거의 없었다. 교통방송 예산을 지켜주느라 서울시민이 누려야할 시설과 서비스가 날아간 셈이다.특히 내가 추진한 사안 73건은 전액 삭감됐다."
-박원순 시장 때 만들어진 'I Seoul U' 로고가 오세훈 시장 명함에서 사라졌다고 하는데
"문제의 로고는 뜻이 명확하지 않고 외국인들도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바꾸려했는데 조례로 정해진 로고라 바꾸려면 시의회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한다. 그런데 서울시 의회는 90%가 민주당 의석이다. 바꾸자고 제안해 봤자 되겠나는 생각에서 자제해왔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 뒤 시 의회가 새롭게 구성되면 당연히 미래지향적으로 서울시 로고를 시에 도움이 되고 시민들이 동의하는 형태로 바꿨으면 좋겠다"
-그런 의지에서 명함에서 로고를 없앴나
"예(웃으며) 알아서 판단해달라"
-지난1월5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함께 윤석열 후보를 만났다. 무슨 얘기를 했나?
"'청년층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대선 후보로서 입장이 정리되고 순차적으로 풀어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윤 후보가 경청하며 수용하더라. 그뒤 많은 변화가 있지 않았나 "
-당신처럼 윤 후보도 대선을 앞두고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중인데
"많은 이들의 바람이 단일화하는 게 낫다는 것 아닌가. 윤 후보가 가닥을 잘 잡아가는 듯하다. 여론조사 대신 안 후보와 담판으로 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걸 언론 보도로 들었다. 방향을 제대로 잡은 듯하다"
-국무회의 참석하나
"국무회의는 정책을 제안할 필요성이 있을 때 참석하곤 하는데 성공 확률이 높은 편이 아니다. 국무회의에서 나 혼자 야당이고, 내가 한마디하면 해당 부처 몇군데서 다같이 반론 펼쳐 목표가 달성된 사례가 많지 않다. 초기엔 열심히 참석했으나 그런 경험 몇번 하고 나서, 성과도 없어 참석 회수가 줄어들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중심으로 열리는 제2국민회의에도 한번 나가 자치경찰 등 몇가지 사안에 대해 개혁 제안을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속시원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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