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보다 더 싫다” “1000년의 원수” 2030 혐중으로 번진 편파 논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국내에서 반중(反中)정서가 폭발하고 있다. 쇼트트랙 경기에서 나온 편파·텃세판정이 반중 정서에 불을 지른 것이다.
7일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는 황대헌, 이준서 등 한국 선수들이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됐다. 이에 따른 이익을 본 것은 중국 선수들이었다. 중국 선수들은 결승전에서도 석연치 않은 판정 끝에 금메달과 은메달을 땄다.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페어플레이’ ‘편파판정’ ‘동네운동회’ 등이 올라왔다. 베이징 올림픽 로고를 패러디한 ‘눈뜨고 코 베이징’이라는 이미지도 확산했다.
지난 4일 개회식에서 한복을 입은 여성이 등장한 것도 논란이 됐다. 중국 내 56개 소수 민족 대표 중 한 명으로 나와 중국 오성홍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를 놓고 ‘한복공정’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정부 대표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간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별 다른 항의를 하지 않으면서 논란을 더 키웠다.
2030세대에서 반중 정서는 반일(反日) 정서보다도 크다. 작년 11월 현대중국학회가 개최한 국제 추계학술대회에서 서울시립대 하남석 교수는 석사과정 학생인 김명준·김준호씨와 함께 ‘한국 청년 세대의 온라인 반중 정서의 현황’을 발표했다. 하 교수팀은 2018년 한·중·일 3개국의 20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그 결과 5점 만점의 호감도 조사에 중국에 대한 호감도는 2.14점이었고,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2.83점이었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의 이유로는 “교양 없는 중국인”이 48.2%로 가장 컸고, “독재와 인권탄압”(21.9%)이 뒤를 이었다. 호감의 주요 이유로는 “중국에 대한 단순한 관심”(41.4%)이 가장 많았다. 반면 일본에 대한 비호감 이유는 “역사문제(위안부, 일제강점기)”(79.7%)라는 응답이 대부분이었고, 호감의 이유로는 “선진적인 시민의식”(40.1%)이 가장 컸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나온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이 국내의 반중정서를 폭발시킨 것이다.
여기에 ‘공정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030 세대의 역린을 중국이 건드렸다는 지적도 있다. 조모(29)씨는 “이전에도 중국이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올림픽을 보며 반중 감정이 더 커졌다”며 “세계인이 보는 올림픽에서까지 이런 식으로 나올 줄은 몰랐다”고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반중정서를 드러내는 글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한 대형 커뮤니티에는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반중감정은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건넌 것 같다”는 글이 올라왔는데, 5000회 가까운 추천을 받았다. 또 “일본은 백 년의 적, 중국은 천 년의 적”이라는 말도 다시 회자되고 있다.
‘묻지마 혐오’로 번지는 양상도 포착된다. 한 대학생 커뮤니티에는 ‘중국이 멸망했으면 좋겠다’는 글이 올라왔고, 수백명이 ‘좋아요’를 누르며 동조했다. 반대 의견에는 ‘짱깨냐’며 몰아붙이는 댓글도 있었다. 자신을 중국인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중국인 전부를 미워하진 말아달라”고 올린 글에도 “’일부’라고 하기에는 ‘일부’가 너무 많다” 등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또 다른 커뮤니티에는 ‘지나친 반중은 경계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왔는데, 여기에는 “당신네 나라로 돌아가라”, “한중간 관계를 망가뜨리는 건 중국” 등의 댓글이 달렸다.
‘착한 중국인은 죽은 중국인 뿐’이라는 의미의 ‘착짱죽짱’같은 극단적 표현도 국내 어지간한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중국산 애플리케이션 불매 운동’도 전개되고 있다. 중국에서 제작된 애플리케이션 목록을 공유하며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이다. 소셜미디어앱 틱톡과 카메라앱 유라이크, 페이스유 등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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