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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무대

김문기 유족 “윗선 수사 없이 책임 떠안아... 이 정권 원망스럽다”

 

김문기 유족 “윗선 수사 없이 책임 떠안아... 이 정권 원망스럽다”

입력 2021.12.22 14:44
10월 7일 오후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고 있다./박상훈 기자

지난 21일 극단적인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유족이 “(수사기관이) 윗선에 대한 조사 없이 실무자에게 책임을 다 뒤집어씌웠다”고 주장했다. 김 처장은 과거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인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와 관련된 실무를 맡았고, 이와 관련해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김 처장의 동생 김대성씨는 22일 오후 김 처장의 빈소가 차려진 성남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동생 김씨는 김 처장이 연이은 검경 조사와 도시개발공사 감사실의 중징계 요구 탓에 압박감을 느꼈다고 전하면서 “검찰 두 곳과 경찰, 감사실까지 네 개의 기관이 한 개인을 이렇게 압박하는데 제 정신일 사람이 있겠느냐”고 했다. “이 정권, 이 나라, 이 현실이 모두 다 원망스럽다”고도 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김 처장이 지난 9월 이미 공사를 퇴사한 정민용 전 전략사업실장의 요청에 따라 대장동 사업 관련 비공개 내부 자료를 열람하게 했다는 이유 등으로 최근 김 처장에 대해 중징계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처장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과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고, 최근에는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고발한 사건 관련해서도 검찰에서 피고발인 조사 출석을 요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처장은 사망 당일인 21일 오전에도 자택 화장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가족이 김 처장을 발견했고 이후 일단 회사로 출근했다고 한다. 이후 김 처장은 이날 오후 8시 30분쯤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옥 사무실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동생 김씨는 김 처장이 사망하기 하루 전인 20일 김 처장과 점심을 함께 했는데 이 자리에서 김 처장이 ‘나는 실무자로서의 역할밖에 하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윗선 중 한 분(유한기 전 개발사업본부장)은 이미 고인이 됐고, 다른 한 분(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은 구치소에 있는 상황에서 형에게 모든 책임이 전가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은 최근 노후 준비를 위해 공인중개사 자격증도 땄는데, 너무 허망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