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연설에, 스우파 댄스까지... ‘2030 콘서트’ 방불케한 尹출범식
국민의힘이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 후보가 선출된 지 한 달 만이다. 이날 출범식장에 모인 윤 후보와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등 450여 명은 한목소리로 ‘정권 교체’를 외쳤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대학생들을 무대에 배치하고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을 연사로 세우는 등 청년 세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청년 비보이 공연과 ‘AI(인공지능) 윤석열’도 무대에 섰다. 내년 대선을 ‘정권 교체론’뿐 아니라 ‘세대 교체론’으로 치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선대위 출범식 행사 콘셉트를 ‘청년’과 ‘여성’에 맞췄다. 윤 후보는 출범식 인사말에서 “그동안 약해진 지역 당원협의회를 재건하고 청년과 여성을 보강해야 한다”며 “당의 혁신으로 중도와 합리적 진보로 지지 기반을 확장하여 이들을 대통령 선거 승리의 핵심 주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청년과 여성을 대선 캠페인 과정에 적극 동참시키겠다는 뜻이다.
출범식 행사도 젊은 층을 겨냥한 콘텐츠로 꾸몄다. 먼저 식전 행사 때 비보이 댄스팀이 무대에 올랐다.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끈 팝송 ‘헤이 마마!(Hey mama)’, 드라마 ‘오징어게임’ OST에 맞춰 비보이 4팀이 합동 공연을 펼쳤다. 윤 후보와 김 위원장도 이들의 춤에 맞춰 율동을 했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보수 정당 당대회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힙한 느낌을 연출하려 한 것 같다”고 했다. 윤 후보 모습과 목소리를 구현한 ‘AI 윤석열’도 영상을 통해 선보였다. AI 윤석열은 영상에서 “윤 후보와 너무 닮아서 놀라셨느냐”며 “정치권 최초로 만들어진 AI 윤석열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전국 방방곡곡 국민을 찾아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무대 위 윤 후보 옆자리엔 국민의힘 소속 대학생 위원 20여 명이 자리했다. 윤 후보 연설에 앞서 김민규(18)군과 백지원(27)씨가 2030세대 시민 대표로 연설했다. 김군과 백씨는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이다) 시즌1′에 참가했었다. 김군은 고3 학생이고 백씨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때 최재형 전 감사원장 캠프에서 청년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김군은 연설에서 “저에겐 꿈이 있다. 권력보단 국민 사랑을, 대통령직 트로피보단 공정, 상식이란 철학을 먼저 하는 대통령이 제가 처음으로 투표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선대위 출범식 직전 봉합된 선대위 인선 갈등에 대해 “국민의힘의 발자취는 항상 불협화음”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이겨온 방식이고 우리는 이번에도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뒤이어 연단에 선 백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벼랑 끝에 내몰려 매일 힘겹게 사는 청년들과 평생 헌신하며 희생한 부모님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고 눈물이 난다”며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직접 선택해야 한다. 국민의힘을 모아 이 땅의 공정, 상식 바로 세워야 한다”고 했다.
이날 출범식 참석자들은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 목도리를 둘렀다. 윤 후보는 무대에서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 김병준·이준석 상임 선대위원장에게 빨간색 목도리를 둘러줬고, 윤 후보에게는 한 청년이 대표로 목도리를 감아줬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이날 출범식에 앞서 총괄 선대위원장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선대위 추가 구성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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