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시위에 LG 공장도 불탔다… 무장 폭도들 무차별 약탈
인명피해 없고, 물적피해는 추산 어려운 상황
입력 2021.07.13 08:31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의 구금에 항의하는 시위와 함께 촉발된 대규모 폭동과 약탈이 수도권까지 번지고 있는 가운데 동남부 항구도시 더반에 있는 LG전자 공장이 불에 타는 등 우리 기업도 큰 피해를 봤다. 12일 군중에 의해 불타고 약탈당하는 더반 LG전자 공장.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각) 남아공 동남부 더반 산업단지에 위치한 LG전자 공장에 90여명의 불상자들이 침입해 약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트위터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의 구금에 항의하는 시위가 대규모 약탈 사태로 번지면서 LG전자 등 우리 기업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재임 기간(2009~2018년)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주마 전 대통령은 조사를 거부하다 지난 2일 법정모독 혐의로 15개월 형을 받고 수감됐다.
주남아공 한국 대사관은 12일 홈페이지에 남아공 동남부 더반 산업단지에 위치한 LG전자 공장에 90여명의 불상자들이 침입해 약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날 새벽 LG전자 공장에 침입한 무장 폭도들은 전자제품과 각종 장비, 자재 등을 훔쳤고, 오후에는 공장에 불을 질러 생산시설과 물류 창고가 전소됐다. 지난 2011년 설립돼 TV·모니터를 생산하는 이 공장은 생산 라인 한 개를 운영하고 있고 근무 인원은 약 100명이다. LG전자는 “이번 사건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없다”며 “다만 현지 사정 악화로 물적 피해는 정확한 추산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각) 남아공 동남부 더반 산업단지에 위치한 LG전자 공장에 90여명의 불상자들이 침입해 약탈하는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전자제품을 박스 통채로 수십개씩 약탈해 가는 모습이 확인되었다./트위터
공장 측은 현지 정부와 경찰, 소방당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시위대가 현장을 둘러싸고 있어 소방대 투입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의 구금에 항의하는 시위와 함께 촉발된 대규모 폭동과 약탈이 수도권까지 번지고 있는 가운데 동남부 항구도시 더반에 있는 LG전자 공장이 불에 타는 등 우리 기업도 큰 피해를 봤다. 12일 군중에 의해 불타고 약탈당하는 더반 LG전자 공장./연합뉴스
AFP통신은 12일(현지 시각) 경찰 집계를 인용해 이번 시위로 6명이 사망하고 219명이 폭동, 방화, 약탈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시위는 나흘 전부터 주마 전 대통령의 고향인 콰줄루나탈주를 중심으로 벌어지다가 지난 주말 경제 중심도시 요하네스버그로 확산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시내에서 11일 경찰이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의 수감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남아공의 약탈 사태는 봉쇄 장기화로 인한 생활고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반복된 봉쇄령으로 경제 활동이 어려워지고 실업률은 32.6%로 치솟자 시민들이 정치 시위를 계기로 거리로 나와 약탈을 저지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콰줄루나탈주의 주도인 피터마리츠버그에선 한 대형 쇼핑몰이 방화 피해를 입었고, 요하네스버그에서는 한 대형마트가 약탈 당하는 모습이 현지 방송사에 의해 중계됐다. 남서부 휴양도시 케이프타운 외곽의 마트까지도 폭도들이 몰려 현재 남아공 주요 지역의 은행, 상점 등은 영업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제2의 항구도시 더반에서 12일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의 구금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상점을 약탈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시위가 폭동과 약탈, 방화로 번지면서 6명이 숨졌으며, 20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밝혔다./AP연합뉴스
남아공 정부는 사태 수습이 어려워지자 군대를 투입하고 있다. 국방군은 이날 성명에서 “(경찰 등) 사법 집행 기관을 보조하고 소요를 진압하기 위해 하우텡과 콰줄루나탈에 병력을 배치하는 관련 절차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11일 대국민 담화에서 델타 변이에 따른 코로나 제3차 확산에 따라 제4단계 봉쇄령을 2주간 추가 연장하면서 폭력 시위자에 대해 엄중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자유 게시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전자, 車이미지센서 시장 본격 진출…소니 추격 고삐 (0) | 2021.07.13 |
---|---|
“中어선 수백척 5년간 인분 버려… 남중국해 생태계 재앙 닥쳤다” (0) | 2021.07.13 |
비 안내리는 베이징 미친듯 물폭탄···급류 타고 달리는 시민들[영상] (0) | 2021.07.12 |
中 ‘반도체 굴기' 칭화유니 파산 신청… “삼성·SK 잘못 베낀 결과” (0) | 2021.07.12 |
[박제균 칼럼]‘태어나선 안 될 나라’ 그래도 권력은 잡고 싶은 나라 (0) | 2021.07.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