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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

이재명의 아킬레스건 김부선은 왜 ‘정치발언 중단’ 선언했나

이재명의 아킬레스건 김부선은 왜 ‘정치발언 중단’ 선언했나

  •  양준서
  •  최초승인 2021.06.30 10:31:59
  •  최종수정 2021.06.30 10:31

김부선씨는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과 함께, 여배우로서의 삶으로 복귀하기 위해 등산을 다시 시작했다는 글을 올렸다. [사진=김부선 페이스북 캡처]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돼온 영화배우 김부선씨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앞으로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전날만 해도 “이 지사가 대선 후보라는 것이 블랙 코미디”라며 맹비난을 하던 것과는 확연한 대조를 보여줬다.

난방비리를 폭로하며 '난방열사'로 불린 김씨는 이 지사가 과거의 부적절한 관계를 부인하고 있다며 수차례 비난글을 올리는 등 지속적으로 정치, 사회적 발언을 해왔다.

이재명 맹비난하던 김부선, 28일 “영화배우로 살아갈 것”

김씨는 전날까지도 이 지사에 대해 "상상을 해보라. 지금보다 더 큰 권력을 쥐었을 때 그가 휘두를 칼춤들을. 불리하면 다 거짓이라 할 거고 그들을 모두 잡아 가둘 것 아니냐"며 "이재명이 대선 후보라는 게 블랙 코미디 아니냐. 이 나라 국민들 정치 수준이 아직도 자유당 시절에서 멈췄는가"라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이어 "이재명을 보면 정치깡패 이정재가 오버랩된다"면서 "먼 훗날 국민들이 피눈물 흘리지 않길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했다.

또 이 지사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각종 의혹을 다룬 것으로 알려진 '윤석열 X파일'을 언급하자 "인간이라면 X파일 언급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라며 "반칙하지 말고 정책으로 경쟁하라"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3일에도 김부선씨는 윤석열 X파일과 관련,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김부선 페이스북 캡처]

그랬던 김씨가 단 하루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김씨는 "배우로 복귀하기 위해 어제부터 다시 산을 타기 시작했고 기특하게도 몸이 기억해 가뿐히 성공할 수 있었다"며 "근육을 만든 후 겨울쯤 좋은 영화로 다시 나타날 거다"고 적었다.

김씨가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좋은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이다.

이 지사와의 관계 알려지면서 진보성향 영화계에서 소외돼

이 지사와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김씨는 영화관련 일을 거의 하지 못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가 정부기관으로부터 6900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는 사실에 크게 반발하며, ‘생계형 배우’로서의 신산함을 토로한 적이 있다.

다행히 배우로 복귀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시점과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된다. 이 지사와의 관계가 알려진 이후로 배우로서의 일을 거의 하지 못했던 김씨가 영화배우로 복귀하게 된 시점이 이 지사가 대선후보로서의 출정식을 며칠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다. 이 지사는 7월 1일 대선 출정식을 앞두고 있다.

영화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진보 쪽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지원하는 작품도 대부분 진보성향을 띠는 작품이다. 김씨가 이 지사에 대한 비난의 날을 세우면서 같이 일했던 진보 성향의 배우들과 감독을 비롯한 관계자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문에 김씨는 경제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외로움 속에서 무척 힘들어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튜버 L씨, “김부선씨에게 영화출연 조건으로 제시했을 가능성 있어”

김씨의 성정을 잘 아는 것으로 알려진 유튜버 L씨는 “김부선씨에게 더불어민주당이나 이재명 지사 쪽에서 작업이 들어간 게 아닌가? 의심된다”며 “김부선씨에게 돈을 줄 테니 발언을 자제해달라고 하면 안 먹힌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김부선씨는 돈으로 내 입을 막으려 한다”는 식의 강경한 발언을 하기 십상이라는 것이 L씨의 주장이다.

따라서 이 지사와 관련해 김씨의 입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영화 출연을 제안했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자신의 유튜브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한 김씨가 “(영화 관련) 그쪽에서 영화 출연 조건을 제안했다. 정치적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더라”는 점을 알려왔다고 유튜버L씨가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부선씨가 겨울쯤 좋은 영화로 다시 나타난다”고 했지만, 이래저래 영화 촬영이 미루어지거나 늦어질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했다.

외로운 싸움 해온 김부선,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 듯

펜앤드마이크에서도 김부선씨에게 카카오톡 문자 인터뷰를 시도했다. “영화 관련해 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고 들었다. 축하드린다”는 말을 했지만, 김씨는 영화에 대해서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기자가 “김부선씨가 정치적 발언을 그만둔다고 하니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재명 지사에 대해 더 투쟁해 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하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말을 해야 하는지? 염치도 없다”라는 답을 보내왔다. 여야의 정치적 대립과 이해관계 속에서 자신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김씨는 그간 혼자서 이재명 지사와 관련해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었다. 2018년 12월, 김씨는 형사소송을 취하했지만, 이 지사와 관련한 3억원 민사소송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7월 7일에도 법정에 출두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치적, 사회적 발언을 모두 그만두기로 선언한 김씨가 7월 7일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지의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정치권력과의 싸움에 지쳐 ‘실속있는 삶’ 선택한 듯

정치적 사회적 발언을 다 접고, 실리적인 삶을 살기로 했다는 김부선씨의 페이스북 글. [사진=김부선 페이스북 캡처]

김씨는 페이스북에서 "그간 제 힘든 하소연 듣게 해 많이 송구하고 또 많은 위로글 감사했다"면서 "늦었지만 실속있고 실리적인 삶을 살기로 (했다)"라며 글을 마쳤다. 김씨는 이 지사가 자신과 부적절한 관계였음을 부인하며, 자신을 허언증 환자로 몰았던 부분에 대해 가장 분노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제 정치권력과의 싸움에 지쳐 영화배우라는 본연의 직업에 복귀하는 것이 실속있는 삶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페친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그간 (투쟁하느라) 수고 많으셨다”라는 위로에서부터 “내년 대선까지는 버텨 주셔야 하는데”라며 아쉬움을 표하는 댓글도 있었다. 심지어 “(이 지사로부터) 돈을 받으셨나?”라는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배우로의 복귀를 축하하며 응원하는 댓글’들이 주를 이뤘다. 윤여정씨 뒤를 이어 아카데미상에 도전하기를 바란다는 격려와 성원을 담은 내용도 있었다.

유튜버 L씨는 “김부선씨가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순진하고 단순하다. 어차피 출연하게 된 영화이니 좋은 작품으로 돌아와달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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