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준 BGF리테일 대표 아바타(왼쪽)와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 아바타가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조성된 한강공원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 BGF리테일]이건준 BGF리테일 대표와 김대욱 네이버제트 대표가 한강공원의 CU 편의점에서 만났다. 한강을 바라보며 즉석 원두커피 기기로 커피를 내려 마시고 한강 편의점의 인기 메뉴인 즉석조리 라면도 주문했다. 평소와 다른 게 있다면 이들의 만남이 실제가 아닌 가상현실 속 아바타들 간 만남이란 점이다. 오는 8월이면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제페토'에서 벌어질 일들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글로벌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8월 가상현실 편의점을 연다고 26일 밝혔다. 업계에서 편의점이 제페토에 입점하는 것은 처음이다.
제페토는 현실과 3차원 가상세계를 혼합한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콘텐츠다. 메타버스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가상현실에서 나만의 아바타를 움직여 다른 아바타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메타버스의 특징이다.
네이버제트가 서비스하는 제페토는 현재 전 세계에서 2억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 구찌, MLB가 입점해 있고 인기 걸그룹 블랙핑크가 팬사인회를 펼친 곳으로도 유명하다.
BGF리테일은 8월 제페토 내 맵인 한강공원에 'CU 제페토 한강공원점'을 개점한다. 한강을 바라보며 CU의 인기 상품을 즐길 수 있는 개방형 옥상(루프톱) 편의점으로 기획됐다. 제페토 사용자들은 루프톱에 조성된 테라스에서 GET 커피, 델라페 등 CU의 차별화 상품들을 즐길 수 있다. 또 매장 테라스에 있는 파라솔, 테이블 등을 이용하며 실제 점포에서처럼 즉석 원두커피 기기에서 커피를 내리거나 즉석조리 라면 등을 먹을 수 있다.
다른 이용자들과의 소통, 교류를 중시하는 제페토 유저들 특성을 반영해 CU만의 특화 매장 콘셉트인 버스킹 공간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버스킹 공간에서는 실제 공연장에서처럼 아바타가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등 모션으로 공연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무대를 관람할 수도 있다.
BGF리테일은 소비자들이 또 다른 세상에서 CU 매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제페토에 입점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프라인과 가상현실을 잇는 차별화 경험을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제페토 내에서 가상 아이템을 구매하는 기능이 있지만 실세계와 구매를 연동하는 기능은 아직 없다. BGF리테일은 향후 다방면으로 소비자 경험치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제페토 내 CU와 오프라인 CU를 연계한 이벤트도 기획 중이다. 제페토 아바타가 CU 관련 미션을 완성하면 오프라인 CU에서 실제 상품으로 사용 가능한 쿠폰을 경품으로 증정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빼빼로데이, 밸런타인데이 등 특별한 날에 맞춰 제페토 내 CU에서 한정 상품을 선보이는 온·오프라인 데이 마케팅을 검토하고 있다.
CU는 제페토 유저들이 자주 방문하는 공간인 교실과 지하철에도 순차적으로 점포를 열 계획이다. 앞서 가상현실 편의점 마련을 위한 양사의 업무협약도 지난 25일 제페토를 통해 진행됐다. 가상현실이라는 콘텐츠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다. 제페토에서 열린 협약식에 이건준 대표와 김대욱 대표는 각자 모습을 본뜬 아바타로 등장했다.
이 대표는 "CU만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꾸준하게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채널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