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하면서 PER PBR ROE도 모른다고?
- 김연주
- 입력 : 2021.05.23 06:00
-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월 주식거래 활동 계좌가 4000만개를 넘어섰습니다. 주식을 시작한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위 말하는 핫한 섹터나 종목에 투자하는, 공부하지 않는 쉬운 투자는 매우 위험합니다. 투자는 운이 크게 좌우하는 분야이지만 늘 행운이 따르지는 않고, 계속 행운에 베팅하는 것은 도박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죠.
이에 매일경제 유튜브 '매일경제 에브리데이'가 정말 기초부터 탄탄히 주식의 기본기를 다져줄 '샌타샤와 놈놈놈' 콘텐츠를 선보입니다. 주식 고수 박민수(필명 샌드타이거샤크·최고민수)와 단타 치는 놈, 해외주식만 하는 놈, 모르는 놈 등 초보 투자자 3인방의 좌충우돌 주식투자 배우는 과정을 통해 재미와 정보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유튜브와 함께 기사로 매주 일요일 오전 주식 초보들이 알아야 할 주식 상식 다섯 가지를 살펴봅니다. 영상은 #매일경제 유튜브 에서 볼 수 있습니다.
"PER이 ○○배밖에 되지 않으니 아직 저평가다."
주식을 하다 보면 이와 같은 말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주식의 가격이 기업가치보다 고평가되어 있느냐 저평가되어 있느냐를 말할 때 살펴보는 대표적인 지표가 주가수익비율(PER)입니다. 이같이 재무제표 상 숫자를 통해 그 기업의 투자 가치를 판단하는 것을 '기본적 분석'이라고 합니다. 이번화에서는 종목을 고를 때 반드시 살펴봐야 할 지표들을 알아보겠습니다. 아래에서 설명하는 관련 지표들은 네이버 주식에서 종목명을 검색 후 재무란에 들어가면 약 3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Q1.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어떤 기업이 투자하기에 적합한 기업인지를 볼 때 가장 처음으로 살필 것 중 하나가 '돈을 얼마나 잘 벌겠느냐'겠지요.
매출액은 회사가 물건이나 서비스를 팔아 벌어들인 돈을 말합니다. 매출액이 늘었다는 건 그 회사의 상품이 아주 많이 팔렸다는 겁니다. 하지만 매출액만을 보아서는 그 회사가 회사를 효율적으로 운영 했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매출액 속에는 생산과 관련된 비용(매출원가)과 인건비, 마케팅 비용, 프로모션 비용 등 각종 관리비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많이 팔았는데 이런저런 비용을 다 빼고나면 남는 건 얼마 안 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살펴보는 게 영업이익입니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용을 제외한 값이죠.
이익 중에는 또 당기순이익이란 수치도 있는데요. 영업이익에 금융손익과 영업외손익 등 영업활동 이외의 다른 분야에서 얻은 이익과 손해를 포함시키고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제외해 최종적으로 회사에 남는 이익을 말합니다.
보다시피 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같은 '이익'이지만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과 달리 영업활동 이외에 활동까지 포괄합니다. 예컨대 신발회사가 부동산을 팔아 만든 수익은 당기순이익에는 잡히지만 영업이익으로 잡히지 않습니다. 투자자는 '순'이익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어감 때문에 당기순이익을 실질적인 이익으로 착각하기도 하지만 기업의 핵심역량을 반영하는 것은 영업이익인 경우가 많습니다. 신발회사가 신발을 잘 파는 게 중요하지 부동산에 잘 투자하는 게 장기적으로 그 기업 성장에 큰 의미는 없을테니까요.
기본적으로 만약 어떤 회사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마이너스라면 투자 후보에서 탈락시켜야 합니다. 주가가 오를 일도 없을 뿐더러 최악의 경우 상장폐지나 파산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죠.
Q2.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중 뭐가 가장 중요할까요?
▷일단 덩치가 커야하니 매출액? 돈을 제대로 버는 게 중요하니 영업이익? 아니면 당기순이익으로 무조건 최후에 남는 돈만 보겠다?
상황마다 다릅니다. 단순한 상황을 가정해 설명해보겠습니다. 향후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고 투자하는 회사라면 매출액이 주요한 지표가 됩니다. 이런 회사들은 당장은 이익을 내지 못해 영업손실을 보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요. 예컨대 쿠팡이 그렇죠. 물건은 많이 팔고 있지만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등 쓰는 비용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 이익은 내지 못하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서비스가 시장에 안착된다면 그 다음부터는 엄청난 이익을 벌거라고 믿는 사람들은 쿠팡의 투자 가치가 크다고 판단하고 그런 점이 주가에 반영되어 있죠. 실제로 지금은 미국 주식을 대표하는 아마존이나 테슬라도 꽤 오랜기간 적자를 기록했답니다.
영업이익이 좋은 회사라면 어느 정도 이미 성장 궤도에 오른 회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는 말일테니까요. 그래서 흔히 시장에서 실적을 말할 때 가장 주요하게 보는 지표가 이 영업이익이 얼마나 늘었는지 입니다.
당기순이익이 늘어나는 건 고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신호입니다. 기업이 순수하게 손에 쥔 돈이 많다는 이야기니까요. 또 당기순이익 증가로 회사에 쟁여놓는 돈, 즉 유보금이 늘어나면 이 재원으로 무상증자도 할 수 있고요(무상증자는 3화를 참고해주세요).
세 지표가 늘 함께 가는 건 아닙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증가했는데, 매출액이 줄어드는 상황도 종종 있습니다. 판매가격을 올렸거나 이익마진이 높은 제품으로 주력 상품을 바꿨을 경우죠. 조금 팔아서 많이 남겼다고 할까요. 혹은 종업원 수나 임금 등 비용 측면을 줄였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종업원이나 임금을 줄였다는 기사가 보인다면 이익이 났다고 하더라도 투자하기 좋은 회사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일종의 불황형 흑자이거든요. 투자나 인건비 등의 감소는 향후 성장에 장애요소가 되니까요.
일단 초보 투자자들은 매출액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높은 회사를 포트폴리오에 넣는 게 좋겠지요.
Q3. PER가 뭐예요? 낮을수록 좋아요? 높을수록 좋아요?
▷주식을 하다보면 가장 많이 보게 되는 단어가 PER(Price Earning Ratio)입니다. 주가수익비율이라고 불리는 이 지표는 시가총액을 앞서 배운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말합니다. 다르게 계산하면 주식 1주 가격을 주당순이익(EPS·순이익을 주식 수로 나눈 값. 주당 이익을 얼마나 창출하느냐를 나타내는 지표)으로 나눈 값인데 사실 같은 이야기입니다. 수식으로 보면 쉬운데 그림을 참고해주세요.
한마디로 어떤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생각하면 됩니다. PER이 낮다면 기업이 이익을 내는 데 비해 주가는 상대적으로 싸다는 의미겠지요. 그래서 PER 배수가 낮을수록 흔히들 '저평가'되어 있어 투자하기 좋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PER이 낮다고 무조건 투자하기 좋은 저평가 기업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영원히 '저평가' 기업으로 남는 경우도 있는데요. 흔히 말하는 '밸류 트랩'에 빠지는 경우입니다. PER이 낮은 이유가 실적에 반영되지 않은 회사의 경쟁력 약화나 시장환경 악화 등 근본적 요인에 기인했을 때 입니다. 지금 이순간 시장에 의해 일시적으로 저평가를 받고 있는 주식이 아니라, 알고보니 그 평가가 적정했던 주식이었던 거죠. 예컨대 수식을 보면 당기순이익으로 나누어 구하잖아요. 앞서 말했듯이 이 당기순이익은 영업부문의 성장 없이 영업 외 부수적 활동만으로도 늘 수 있으니까요.
무엇보다 산업 특성상 PER이 높은 군도 있고 낮은 군도 있어 절대적으로 어느 수준이 높다 낮다를 말하기 어렵습니다. 예컨대 삼성전자의 PER은 작년 기준 20.72배인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45.47배입니다. 바이오주는 대표적인 성장주로 대체로 PER이 굉장히 높습니다. 대체로 우리가 PER을 비교할 때는 반도체 기업이면 반도체 기업끼리, 바이오 기업이면 바이오 기업 끼리 비교하고는 합니다.
가치주와 성장주 투자를 나누는 지점도 바로 이 PER에 대한 태도차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성장주의 경우 이 PER이 정말 높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사실 PER만 놓고보면 성장주는 결코 투자해서는 안 될 기업처럼 보이죠. 하지만 지금은 돈을 못 벌지만 미래에 엄청나게 돈을 벌 것이라고 보고 현재 PER이 높아도 과감하게 투자를 하는 게 성장주 투자의 묘미죠. 특히 최근들어 이런 고PER 주들이 주가가 계속 오르면서 성장주 투자가 더 주목받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장주건 가치주건 PER은 여전히 주가의 향방을 가늠하는 주요한 지표라는 건 부정할 수 없습니다. PER을 보기로 했다면 주요하게 봐야할 건 사실 현재주가를 미래 순이익을 기준으로 나눠 구한 미래 PER입니다. 미래 PER이 낮아지는 주식은 앞으로 실적이 더욱더 좋아진다는 의미니까요. 그럼 미래 PER을 어떻게 구하냐고요. 사실 뉴스나 그 분야에 대한 공부로 나만의 예측치를 계산해 볼 수도 있겠지만 초보 투자자들에게는 너무 어려운 일이지요. 그래서 네이버증권 등에는 각 증권사에서 나온 추정치의 평균값을 토대로 예측치를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이를 참고하는 것도 방법이겠습니다.
Q4. PBR은 무엇이죠
▷PER과 비슷하게 생긴 PBR. PBR은 주가순자산비율입니다. PER은 시가총액을 순이익으로 나누나,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으로 나눕니다. 즉, 기업이 1주당 어느 정도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BPS)로 나눠서도 구할 수 있는데요. 이 역시 그림의 공식을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즉, 앞서 PER이 '이 회사가 얼마나 버는데 주가는 이 정도다'를 의미한다면 PBR은 '이 회사가 얼마를 가지고 있는데 주가는 이렇다'라는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PBR이 1배라는 것은 시가총액과 순자산이 똑같으므로 보유 재산 전부를 매각할 때 딱 투자금만큼만 회수할 수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1배보다 낮으면 그 회사를 다 팔아도 투자금보다 더 많은 돈이 남는다는 거겠죠. 따라서 PBR은 1배 이하로 대체로 낮을수록 청산가치보다 저평가이기에 좋습니다(반드시 낮다고 좋은 것만은 아닌데 이는 아래에서 부연하겠습니다).
업종 특성상 PBR이 높을 수밖에 없는 회사도 있는데요. 바이오 회사는 주가 급등에 비해 연구기업 특성상 토지가 크게 필요없으니 PBR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스튜디오드래곤과 같은 콘텐츠 기업도 유형 자산은 적고 대체로 무형 자산이 많기 때문에 PBR이 높게 측정됩니다(약 4배). 대체로 굴뚝 회사가 PBR 측면에서 좋은 평가(낮다)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넓은 공장 용지 등이 자본에 반영되기 때문이지요. 한편 삼성전자의 경우 PER로 보기도 하고, PBR로 분석해도 좋은 기업입니다. 이익창출 능력도 좋고 장치와 같은 고정자산이 많은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주식고수 박민수 씨('주식 공부 5일 완성' 저자)는 "업종 특성을 고려하면서 PBR을 보되 5배가 넘어가면 초보 투자자들이 담기에는 위험한 주식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다만 PBR 역시 낮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닙니다. 숫자의 내포된 의미를 파악해 보아야 하는데요. 대표적으로 사양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매출이 유지되거나 감소하게 되어 주가가 하락하게 되며, 이 경우 분자인 시가총액이 감소해 PER과 PBR도 감소하게 됩니다. 또한 PBR은 노후화된 유형자산이나 재고자산을 장부가격 그대로 반영합니다. 실제보다 자산이 고평가 될 수 있는거죠. 또한, 무형자산을 반영하지 않기 때문에 평가의 오류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Q5. 워런 버핏이 본다는 ROE?
▷ROE(자기자본수익률)는 워런 버핏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로 유명한데요. 앞선 지표들이 주가를 이익과 자산에 비교했다면 ROE는 자본 대비 얼마나 많은 수익을 가져오는가를 알아보는 지표입니다. 공식으로 말하면 순이익/자기자본입니다.
ROE가 높을수록 효율적으로 돈을 잘 버는 기업이죠. 예를 들어 ROE가 10%인 기업은 1000만원을 투자해 100만원의 수익을 발생시키는 기업입니다. 주주의 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굴리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겠네요. 버핏은 이 ROE가 15% 이상으로 최근 3년 이내 꾸준히 증가하는 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ROE 역시 높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건 아니에요. 예컨대 분자인 당기순이익에는 앞서 말했듯이 영업과 관련 없는 이익들이 포함되잖아요. 일회성 이익, 토지 매각 차익 등으로 ROE가 급격히 올라가는 경우에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보기 어렵겠죠. 분모인 자기자본을 의도적으로 낮춰도 ROE가 높아집니다. 배당 등을 통해 자본금을 줄이거나 자기자본이 아닌 빚을 내서 하는 레버리지 투자를 많이 하는 기업의 경우 ROE가 수익을 내지 않아도 올라가게 되죠.
정리하면 상대적으로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높을수록, PER/PBR은 대체로 낮을수록, ROE는 높을수록 좋다는 건데요. 계속 말씀드렸듯 절대적으로 좋은건 없습니다. 때문에 이 지표들을 종합해서 살펴봐야 하고, 또 이 숫자가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여러 뉴스나 공시 등을 통해 직접 추론해봐야합니다. 투자에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이유기도 해요. 다만 오늘 살펴본 지표들을 통해 1차적으로 오디션을 거친다면 파산하거나 상장폐지 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오늘 지표 중 시가배당률을 말씀 안 드렸는데요. 이는 다음주 배당주를 설명하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배당주는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좋은 투자처죠. 특히 최근 금리인상시기가 가까워지면서 주목받고 있는 분야입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김연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네이버 주식에 들어가서 종목명을 치고 재무란에 들어가면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에 삼성전자 같은 회사가 3개만 더 있었으면… [Dr.J’s China Insight] (0) | 2021.05.26 |
---|---|
“12만 전자는 없다” 증권사들 목표가 줄하향 (0) | 2021.05.26 |
하반기 코스피 낙관론 우세…상승 탄력은 둔화 전망 (0) | 2021.05.25 |
'김부선' 보완해줄 믿는 구석, 공철·9호선 직결도 '21년 쳇바퀴' (0) | 2021.05.25 |
소득 4500만원 세금 4800만원···다세대 주인 "국가가 배신" (0) | 2021.05.25 |